El Niño Review

Band	Eldritch
Album	El Niño
Type	Album (Studio full-length)
Released	November 20, 1998
Genres	Progressive Metal
Labels	InsideOut Music
Length	46:21
Ranked	#49 for 1998 , #1,568 all-time

Reviewer :  Apache         Rating :  90 / 100

Eldritch는 이탈리아 출신의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이다. 이탈리아 메탈 신은 뜯어보면 두 가지 큰 갈래로 나뉘어 있지 않나 싶다. Rhapsody of fire로 대표되는 에픽 메탈 신이 그 하나라면, 그럼 다른 하나는 무엇일까? 필자는 그것을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Lestat님의 평가를 빌리자면, 이탈리아 특유의 에술혼이 프로그레시브가 추구하는 미학에 딱 들어맞는다고나 할까. 그 이탈리아 프로그레시브 메탈 신에서 태어난 초대형 밴드가 바로 이 Eldritch이다.

데뷔앨범부터 범상치 않은 싹을 보여준 Eldritch는 정규 3집에 해당되는 이 앨범, [El nino] 에서 마침내 그 가능성을 대폭발시킨다.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이 [Images and words] 에 버금가는 정도의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이니, 어느 정도의 평가를 내리고 싶은 것인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프로그레시브 메탈계를 좌지우지한다고 할 수 있는 Symphony X/Shadow gallery/Dream theater는 모두 미국 출신인데, Eldritch는 이 앨범만으로 그들에 필적할 만한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았다고 말하고 싶다.

이들의 연주력은 Dream theater의 그것을 방불케 하는 정도의 역량을 보여준다. 특히 귀에 띄는 것은 키보디스트 Oleg Smirnoff다. 천부적인 배킹 감각과 화려한 테크닉을 겸비한 이 괴물에게서는 Kevin Moore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키보드와 기타의 화려한 격전 사이를 묵묵히 지켜내는 베이스와 드럼 또한 높이 평가하고 싶다. 연주력에 사로잡혀 놓쳐선 안 될 것은 보컬 Terence Holler의 비범한 역량인데,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을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흡인력의 보컬을 자랑한다. 아, 딱 한 사람을 연상시키긴 한다, Andre Matos 말이다. 고음역은 비록 Matos에 미치지 못하지만.

거의 쓰래쉬 메탈에 가까운 헤비니스와 완성도 높은 작곡능력과 구성능력은 듣는 내내 귀를 즐겁게 만들어 주는 또 다른 요소. 자켓과 더불어 화려한 헤비니스를 접할 수 있으며, 흡사 Symphony X가 내놓은 근작 [Paradise lost] 에서의 헤비니스를 연상시킨다고 해야 할지 싶다. 하여간 Eldritch는 본작에서 이런 헤비니스를 굉장히 깔끔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헤비니스를 잡으면서도 동시에 프로그레시브 특유의 테크니컬한 구성을 놓치지 않는 탁월한 기량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 이후에 탈퇴한 Smirnoff의 공백이 너무 아쉬운 밴드. 그의 탈퇴만 아니었더라면 Eldritch의 평가는 아무리 못 잡아준다고 쳐도, 최소한 Symphony X에 비견되는 정도까지는 올라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초명반이다. Smirnoff와의 재결합을 생각하지는 않는지가 궁금해지곤 하는 때가 많아서 더더욱 아쉽다.

[2009. 7. 4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