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스튜디오 앨범부터 굉장한 음악적 의미와 완성도를 보여준 윈디르는 1999년 10월 11일 두 번째 작품 “Arntor”를 발표한다. 앨범 제목은 옛 송달의 지역민이자 전사였던 지역 영웅의 이름이다.
이미 수립한 자신만의 뚜렷한 테마적, 음악적 정체성을 더욱더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발전시킨 이 2집은 가히 노르웨이 정신의 극치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나 고매한 음악적 정신력을 소유할 수 있는 것인지 경탄케 한다.
앨범에 담긴 곡과 가사들은 발파르가 1996년부터 1998년까지 만든 것들이다.
발파르가 모든 작곡과 작사를 하였으며 보컬, 기타, 베이스, 키보드, 그리고 이때부터 등장하는 악기인 아코디언을 연주하였다.
(중략)
이 앨범은 1998년 8월부터 11월까지 베르겐의 그리그할렌(Grieghallen) 스튜디오에서 녹음되었다. 발파르가 프로듀싱하고, Pytten과 함께 믹싱하였다. Pytten은 지금까지 전설로 남은 초기 노르웨이 블랙메탈 앨범들을 작업한 메인 프로듀서이자 레코딩 엔지니어였다. 그의 프로덕션은 풍부한 에코, 즉 리버브 효과로 유명하다(e.g. Mayhem의 1집 “De Mysteriis Dom Sathanas”). 본 앨범의 음향 또한 그러한 경향에 영향을 받았고 이는 발파르 곡들의 깊은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자아내어 아주 특출난 결과물을 이루게 된다. 특유의 충만한 공간감으로써 청자들에게 윈디르 곡들의 배경인 ‘송달’에 와있는 듯한 감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중략) 발파르의 형 Vegard Bakken이 앨범 부클릿에 실린 발파르의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에는 헛간 입구에 서 있는 발파르의 실루엣이 그의 트랙터와 마당을 배경으로 드러나 있다.
배급사는 Voices of Wonder Records(Head Not Found), 8페이지 소책자(부클릿)에는 곡들의 가사가 쓰여있다.
앨범의 표지는 노르웨이의 일러스트레이터 Harald Damsleth가 그린 그림으로, 이는 Vidkun Quisling이 창설한 Nasjonal Samling(노르웨이 파시스트당)이 2차대전 당시 선전 포스터로 사용한 바 있다. 원본 포스터에는 ‘MOT LYSERE TIDER(더 밝은 미래를 향하여)’라고 적혀 있다. 그림은 안의 시점에서 노르웨이의 전통적인 목조 건물의 문이 열려있고 이에 검 한 자루가 기대어 있는 모습이다. 문밖으로는 노르웨이의 눈 덮인 산과 숲이 펼쳐져 있고, 이 겨울 풍경 속에 노르웨이의 전통적인 나무 울타리 skigard가 보인다.
CD에는 보랏빛 바탕에 밴드명 ‘WINDIR(밴드 로고)’, 앨범명 ‘ARNTOR(바이킹 룬 문자의 글씨체로 쓰여있다)’, 그리고 윈디르 로고에 사용되는 두 검이 맞닿은 채 그 사이로 윈디르 로고의 ‘W’ 글씨들이 프린팅되어 있다.
1번 트랙 Byrjing(시작)은 연주곡(instrumental)으로서, 실제 민요의 가락을 활용하였다. 노르웨이적 신비감이 어린 키보드로 마치 앨범 커버아트의 장면처럼 앨범의 문이 열리고, 여기에 아코디언이 민요의 곡조를 연주해 들어온다. 이후 베이스와 드럼 등 악기들이 추가되며 위대한 앨범의 서막을 알린다.
2번 트랙 Arntor, ein windir(전사 Arntor)는 오랜 민요 멜로디를 기반으로 재창작한 곡으로서, 송달의 옛 지역민이자 전사, 영웅인 Arntor의 업적을 기리는 강렬하고도 아름다운 노래다. (중략)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기타 멜로디가 변주되고 심화되며 부가 선율로 추가되는 양상은 실로 경이로운 음악적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이윽고 중간에 잠깐의 정지와 함께 박자 및 멜로디 변화 부분이 시작되는데, 타락한 위정자 무리를 처단하는 Arntor와 송달 전사들의 모습이 그려진 장면인 만큼 그들의 송달 민중을 위한 굳센 결의와 고결한 마음이 잘 드러나는 애향적인 기타 멜로디가 울려 퍼진다. 멜로디는 조바꿈되고 부가 선율들로 장식되며 절정을 이룬다. 전사의 기상이 묻어나는 드럼 또한 인상적인데, 윈디르는 이러한 스타일의 드러밍을 3집의 1184 등의 곡에서도 매우 뛰어나게 활용한다.
처단의 끝에 잔잔해진 분위기 속에서 어쿠스틱 기타가 흘러나오고, 애수 어린 키보드, 칼의 부딪침과도 같은 드럼 라이드심벌 등이 기타 멜로디에 따라 연주된다. 이 소리들의 조합은 마치 옛 시대로부터 들려오는 것처럼 깊은 민속 정서를 전달한다.
마침내 이렇게 고조된 정신과 분위기 속에서 곡은 다시 전반부에 나왔던 리프로 되돌아오며 그 서사를 마무리하고, 송달의 지역 영웅 Arntor는 그해 겨울 송달에 정의를 되찾아 준다.
이로써 민속 낭만의 절정이자 결정체인 명곡이 탄생하게 된다.
그리고 윈디르는 그리그(Grieg)가 떠오를 만큼, 민요의 아름다운 재창작, 민속 예술의 경지에 오른다.
3번 트랙 Kong Hydnes haug(Hydne 왕의 무덤)는 옛 송달 지역 왕의 고분에 관한 곡으로, 유적지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옛 느낌의 영롱하고도 신비로운 키보드로 시작된다. 이 멜로디를 따라 기타의 메인 멜로디가 등장하고, 절과 후렴의 반복이 이어진다. 드럼의 전반적인 심벌 사용 및 후렴구 ‘Kong Hydnes haug’를 외치는 클린 배킹 보컬의 웅장한 목소리가 옛 시대적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되살린다.
곡의 3/5 정도 지점, 옛 기운이 음산히 깔리는 키보드 브레이크가 나오고, 이 위에 다시 앞서 나왔던 영롱한 키보드가 더해져 멜로디 전개가 이어진다. 그리고 엄숙한 톤의 클린보컬이 등장하여 이전의 가사와 후렴을 다시 한 번 읊조린다. 가사는 4세기 후반 만들어진 이 고분, 송달의 전사이자 왕이었던 이의 고분 속에 그가 안치되어 있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후 다시 절이 짧게 나오고, 곡은 마무리된다. 끝부분 리프를 반복하며 페이드아웃함으로써 해당 전설에 의해 아직까지도 민간에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두려움의 연속성을 표현, 여운을 남긴다.
4번 트랙 Svartesmeden og Lundamyrstrollet(대장장이와 Lundamyr의 트롤)는 송달 지역에서 내려오는 오랜 전설(sagn)을 다룬 곡으로, 가사의 번역 및 해석은 본 글 아래의 '가사 이야기'에 자세히 다루어 놓았다.
가사와 완벽하게 어울려 맞아떨어지는 음악적 스토리텔링이 놀라운 곡으로, 가장 잘 알려진 윈디르 곡들 중 하나이다.
시작과 함께 터져 나오는 찬란한 멜로디는 마치 노르웨이의 민속 악기인 하르당에르 피들의 장식적이고도 아기자기한 멜로디와도 닮아있으며 이렇게 층 거리를 내어 펼침 형태를 띠는 멜로디들은 윈디르의 리프 메이킹에서 특징적이고도 주요하게 활용된다. 메인 절의 리프이기도 한 이 부분은 리듬기타에서 또한 (라이브에서는 단순화해 연주하곤 했지만, 정교한 스튜디오 버전에서는) 아득한 멜로디가 피어오른다. 이는 자연 속, 옛 설화 속 정령들이 어렴풋이 어른거리는 모습 같기도 하고, 그들을 노래하던 옛 노르웨이의 그윽한 풍경 같기도 하다. 이 전설에서 ‘대장장이’가 주인공이자 영웅인 만큼, 그가 망치와 연장을 두드리는 소리를 형상화한 드러밍 또한 매우 인상 깊다.
대장장이가 가던 길을 멈추어 트롤과 조우하는 장면에서는 결단적이고도 정적인 리듬기타 위에 섬세하고 희미하게 울리는 민속조의 멜로디를 올려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대장장이가 자신의 마법 검 Flusi를 트롤의 가슴팍에 꽂는 내용의 2절에서는 트롤과 대장장이가 나누는 대화를 클린 배킹 보컬이 중간중간 신박하게 읊조려 전설의 느낌을 낸다.
이윽고 곡의 중간부로 돌입하며 노르웨이의 trollish한 민요적 선율에 따라 어느 특정한 한 음을 그 리듬에 맞춰 찍는 민속 음악적 주법이 메탈 기타로 구현되어 노르웨이적 흥취를 돋운다.
이후 산의 문들이 열리고 트롤들이 산의 품에 가두어지기까지 일어나는 일련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신묘한 키보드 배킹과 침착하고도 일관된 다운피킹 리프의 기타가 이어지는데, 이는 일종의 최면 효과를 일으켜 청자로 하여금 보컬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집중하도록 만든다. 할아버지 트롤의 죽음을 슬퍼하는 트롤들의 외침을 메인 보컬의 이야기 사이에서 배킹 보컬이 운치 있게 읊조린다.
트롤들이 갇힌 뒤, 이윽고 곡의 도입부와 절들에 쓰였던 메인 멜로디가 그 음들을 주법을 달리한 채 늘려 자아내어진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 멜로디 곁에서 이를 치장해 주는 순박한 추가 선율 또한 귀 기울일 가치가 있다. 이 파트는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이후 등장하는 1분여 간의 명연은 크게 세 파트로 나뉘는데, 리드기타의 동화적인 선율에 따라 이를 보조하며 자신 또한 노래하는 리듬기타가 인상적인 첫 번째 파트, 리드기타의 계속되는 멜로디 진행하에 그 아래에서 나지막이 민요 가락을 허밍하는 듯한 훌륭한 베이스기타의 선율이 돋보이는 두 번째 파트,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합작하여 아름답게 빛나 녹아내리는 듯한 세 번째 파트가 그것이다. 세 번째 파트에서는 윈디르 특유의 펼침 멜로디가 찬란하게 빛을 내며 일렁이고, 장단에 맞춰 춤추는 리듬기타가 민요적 리듬감을 부여한다.
이 세 파트들이 연속으로 쏟아져 내려오는 향연은 압도적인 감동을 선사하며, 천상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축복처럼 들린다. 발파르의 음악적 비전처럼, ‘행복에 겨운’ 느낌을 선사하는 것이다.
그 뒤에는 앞서 나왔던 가교 파트 및 기존 리프가 반복되며 위대한 전설 이야기가 막을 내리게 된다.
그야말로 전설미의 순수한 극치를 보여주는 명곡이다.
5번 트랙 Kampen(전투)은 유유한 미들템포의 곡으로서, (중략) 바이킹 포크적인 호기로운 메인 리프가 곡의 주제를 표상하고 있다. 후렴에는 이 리프 위에 송달인들의 호방한 기운과 원대한 포부를 담아낸 듯한 기타 멜로디가 첨가된다. 드럼 역시 칼의 부딪힘을 연상시키는 심벌 및 굳세고 꿋꿋한 연주 등으로 여유만만하고 자긍심 넘치는 송달 전사를 표현하는 데 일조한다.
곡의 전반부는 Steinarson의 클린 보컬이 노래하며 리듬감 있는 운율이 돋보인다. 후반부에서는 발파르의 스크리밍이 주도하여 앞서 노래된 가사를 반복, 강조하는데, 그가 Steinarson의 후렴구에 윤창하는 모습이 흥취 있다.
전반과 후반 사이의 연주 부분에서는 박자 변화와 함께 윈디르 특유의 고결한 바이킹 귀족적인 향취를 풍기는 멜로디의 리프들이 제시되고 심화된다.
후반부의 절과 절 사이에는 마치 돌격하듯 더 빠른 템포로 전환되는 파트가 나온다. 전투의 장면 혹은 적들을 향한 송달인의 절개를 묘사한 듯한 이 부분에서는 비장하면서도 신비로운 리프 및 맑은 키보드가 흘러나온다.
굳건한 결의를 선전포고의 방식으로 서술하는 담대하고 재치 있는 가사와 함께, 이 곡은 직선적이고 소박한 구조를 취하는 듯하면서도 뛰어난 바이킹적 리프와 몇몇 음악적 장치들을 통해 특별한 즐거움을 준다.
6번 트랙 Saknet(그리움)는 과거를 사랑한 채 현대를 살아가는 발파르의 고뇌와 고찰, 사색을 담고 있는 곡이며, 이 곡으로써 그의 모든 곡에 담긴 갈망, 그리움, 향수, 애착, 슬픔 등의 정서들을 이해할 수 있다. 그렇기에 이 곡은 다른 윈디르 곡들의 감상에 있어 작품 속 ‘감상의 열쇠’라고도 할 수 있다.
인트로 트레몰로 기타 리프가 과거로 통하는 옛 문을 열어젖히고, 이윽고 멈추어 서 과거를 돌아보는 기타는 키보드 배킹과 함께 사색한다. 이렇듯 도입부는 그의 존재로써 현재로 이어지는 ‘과거’의 문이 열린 듯한 느낌을 준다.
이를 통해 들어오는 메인 절 리프는 윈디르의 특징적 형태를 띤 채 더없이 슬픈 가락을 자아낸다. 민요적 코드 진행으로 윈디르 특유의 멜로디가 펼쳐지며 일렁인다. 가사의 내용처럼, 도입부부터 이 부분까지의 리프는 자신 속에서 옛 시대와 이를 향한 그리움을 마주하는 것과도 연관된다.
절과 절의 연결부에서는 기타가 팜 뮤트 주법을 활용해 리듬을 살리고 이후 광채를 발하는 키보드가 영적 각성을 이룬 듯 피어오른다.
절과 연결부가 반복된 이후 나오는 리프의 멜로디는 순수한 갈망의 설렘을 담고 있는 듯하다. 이는 곧 느린 템포로 변화되어 재등장하는데, 그 사이에 곡 도입부 간주로 나왔던 사색적 리프가 심화되어 배킹 보컬과 함께 잠시 또 한 번 쓸쓸함을 곱씹는다.
트레몰로 간주와 메인 절 및 뒤의 연결 리프 등이 반복된 뒤에는, 아까의 갈망을 담은 멜로디가 꾸밈음 등 조금씩 변화를 주어 진행되고 그 끝맺음을 단조로 함으로써 곡의 분위기를 애가로 전환한다.
전체가 잠잠해진 가운데, 오르간 사운드의 키보드가 울려 퍼지며 애달픈 화음과 멜로디로써 애가의 도입부를 장식한다. 이윽고 리듬기타와 베이스기타의 장중한 연주 위 리드기타의 슬픈 멜로디가 흘러나오고, 배킹 보컬이 애상적인 목소리로 추도하듯이 가사를 읊조린다.
기타 솔로 전, 잠시 베이스기타 위에 여러 키보드 멜로디가 아른거리며 섬세히 물결치는 것이 아름답다.
이윽고 기타 솔로가 나오는데, 솔로가 후반부로 발전됨에 따라 전반부의 멜로디가 이를 추가 선율로서 잔잔히 장식해 준다. 이 멜로디들은 발파르가 자신의 그리움과 갈망의 영원성을, 그 초월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 듯 깊이 있고 성숙하다. 또한, 모든 얽매임에서 벗어나 자신의 경향을 받아들이는 ‘초탈’의 인상을 남긴다.
전체적으로 발파르의 보컬이 그의 모든 곡을 통틀어 가장 애절하고 슬픈 곡이다.
그리고 그의 그리움, 열망, 갈망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가 찬란한 음악적 슬픔으로 드러나는 곡이다.
발파르가 자신의 고향 송달에 바치는 서정시라 할 수 있겠다.
7번 트랙 Ending(끝)은 ‘Anne Knutsdotter’라는 유명 노르웨이 민요를 단조로 바꾸어 트롤리쉬(trollish)한 음색의 블랙메탈 노래로 재창조한 곡이다. 원곡에서 일부 가사를 따와, 그 속의 이름과 지명, 묘사들을 자신의 상황에 맞게 대입한 것이 재미 요소이다. 원곡을 단조 버전으로 바꾼 멜로디는 키보드에 의해 직접적으로 연주되며, 기타가 이에 어우러지는 리프들을 블랙메탈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가사 이야기------------------------------------------------------------------------
Arntor (1999)
1. Byrjing(시작)
연주곡
2. Arntor, ein windir(전사 Arntor)
● 노르웨이의 내전 시대(1130-1240)에 있었던 송(발파르의 고향) 지역의 역사적 사건을 다룬 곡으로서, 1183년 송달의 지역민 Arntor가 송달 주지사 무리의 부패와 폭정에 항거하여 일으킨 반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곡을 비롯한 많은 윈디르 곡들의 테마와 가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르웨이의 역사적 맥락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
(분량 제한상 원본의 역사 설명 부분 중략)
“Kaupaonger(Kaupanger, 지명)에는 주지사들이 살았습니다.
Sverre Sigurdssån에게 충성하는 Ivar Dape와 또 다른 협잡배
그들은 세금, 물품세, 그 밖의 수수료를 징수했습니다.
송달 사람들은 사기꾼 Sverre 왕이 아닌 Magnus Erlingssån만을 지지했습니다.
Sverre 왕은 진정한 왕의 아들 Magnus에게 송 지역을 빼앗길까 봐 두려워했습니다.
1183년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지자, 주지사(Ivar Dape) 무리는 자신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축제를 벌이기 위해 추가 세금을 요구했습니다.
학살이 곧 일어날 것이었습니다.”
*
송달의 Kaupaonger(Kaupanger)에서 일어난 사건임을 알려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Sverre의 부하 Ivar Dape는 지방 행정관인 syslemann으로서 송달을 괴롭히고 있다. (중략)
Syslemann은 오늘날 노르웨이의 fylke(주)에 비유할 수 있는 행정 구역인 sysle를 담당하였고(그래서 ‘주지사’라고 번역하였다), 왕권의 대표자 역할을 함으로써 권위를 가지는 이였다. 주지사는 기소권, 경찰권, 형벌권을 행사하였고, 벌금, 세금 및 기타 수수료를 징수하였으며, 자신이 속한 지역의 leiðangr(전쟁 목적으로 해안 함대를 조직, 운영, 소집하는 제도) 조직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송달은 Sygnafylke(Sogn 주. 옛 노르웨이의 지역 입법, 사법 기관이자 노르웨이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 의회 중 하나인 Gulating 연합의 일부였다. 오늘날 Vestland 주의 Sogn 지역, 즉 송네피오르 주변의 마을과 피오르 지역이다.)에 속하였는데, Ivar Dape는 송 지역 sysle의 주지사로서 송달에 파견된 것이다.
그는 송달 지역민들에게 과도한 과세와 부과금 징수로 모자라 크리스마스를 위한 추가 기부금을 요구하기에 이르는데, 이에 견디다 못한 지역민들은 주지사와 그의 무리를 처단하기 위해 민란을 일으키게 된다.
사건이 일어나는 때가 ‘jol’ 시기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록 노르웨이에 기독교가 도래한 이후 1183년에 일어난 사건이기에 jol을 기독교적 성탄절로 번역하였으나(바이킹 시대의 끝 무렵부터 로마 가톨릭을 받아들인 노르웨이에서는 기독교가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1000~1100년까지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지 않았다), 실제 노르웨이를 포함한 북유럽에서는 수천 년 전부터 12월 동지 무렵에 jol, 즉 북유럽 신화에 뿌리를 둔 Yule 축제를 해왔다. 동지부터 다음 태양년 시작까지의 12일은 구년에도 신년에도 속하지 않은 신성한 기간으로 간주되었고, 따라서 보통 12일 동안 축제가 계속되었다(노르웨이 농장에서는 Yule의 13일째 되는 날인 1월 6일경 연휴를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곤 하였다). 이러한 이교도 동지 축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겨울 축제인데, 성탄절 휴일과 날짜가 비슷하게 맞아떨어졌기에 이것이 기독교 전래 이후 크리스마스와 연관되게 된 것이다. 노르웨이인들은 비록 공식 문화는 기독교가 되었을지언정 이처럼 페이건적 유래를 가진 관습과 전통을 오래도록 실천해 왔다.
옛 노르웨이인들은 춥고 어두운 Yule 시기에 자연이 다시 깨어나는 날을 고대하며, 나무 정령들이 봄에 돌아오도록 격려하기 위해 그들에게 선물할 음식과 조각품 등을 상록수에 장식하곤 했다(이러한 이교적 전통은 오늘날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케 하며, 왜 기독교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우상 숭배로 여겨 금기시했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태양의 귀환, 어둠에 대한 빛의 승리를 상징하는 이 축제는 민중을 보호하는 신인 토르 신을 기리기 위해 통나무에 불을 밝힘으로써 가정에 따뜻함과 보호를 가져오는 아름다운 전통을 지니고 있었다.
노르웨이의 Yule에 관해 설명한 이유는, 가사 이야기 속 Arntor가 송달을 수호하기 위해 벌이는 행적의 의의가 이와 같은 전통 축제의 그것과 여러 의미로 통하는 면이 많기 때문이다.
Arntor가 정의를 위해 살인을 행하는 날은 Yule 이브(오늘날의 성탄절 이브)인데, 이날은 오랜 페이건 믿음에 있어 특별한 날이기도 했다. 일 년에 한 번, 죽은 선조들의 영혼이 산 자들에게 찾아올 수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다(영혼들은 새하얀 옷을 입은 하임달 신과 함께 이 방문을 이루었고, 그 하임달 신이 오늘날 산타클로스의 기원이 되었다고 전해진다). 이와 같은 시간적 배경은 송달 지역민들에게 신성한 페이건적 연결이 드리움을, 선조들의 보우가 함께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듯하다.
“Kvaole(Kvåle, 지명) 출신의 Arntor가 이끌고, Isak Torjilssån(Isak Torgilsson), 사제 Arnjair(Arngeir)의 아들들인 Gaute와 Karlsshåve가 함께하여.
송달 출신의 이 용감한 사람들,
Eide(지명)와 Kaupanger(지명) 사람들은 주지사 쓰레기에 대항했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분노와 증오로 가득한 채 말입니다.”
*
송달 크볼레 출신의 Arntor가 지역민들과 함께 반란을 주도한다.
이 용감한 송달의 아들들은 이윽고 크리스마스이브에 공격을 시작한다. 느슨하고 무방비한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얼마나 아수라장이 되었을지 상상된다.
“잘난 체하는 Ivar Dape는 자비(평화)를 요청했습니다.
Arntor와 그의 무리는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도끼가 그(Ivar)의 머리를 휘두른 뒤에는
가슴에 자비(평화)가 별로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
Ivar Dape는 자신이 불리한 상황에 처하자 자비를 호소했으나, 송달의 전사들은 이에 응하지 않는다. Ivar Dape는 그렇게 참수된다.
여기서 ‘grid’라는 단어는 이후 곡들에도 자주 등장하는 단어로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비’라는 표현으로, 혹은 고대 노르드어 어원을 참고하여 ‘평화’라는 표현으로 옮겨볼 수 있는데, 전통적 맥락의 노르웨이적 자비는 오늘날 흔히 알려진 기독교적 자비와는 그 의미가 다르다. 이는 남을 동정하여 혜택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영광스러운 행위를 통해 성취되는 자랑스러운 자비의 행위였다.
따라서 Ivar Dape는 죽기 직전 기독교적 자비를 구걸하지만, Arntor는 그를 죽임으로써 자신의 농장 공동체와 송달을 위한 페이건적 자비를 수행하려 한다고도 볼 수 있다.
기독교적 모순과 페이건적 응징을 드러내는 듯한 장면이다.
“자정이 지나서 도둑들, 사기꾼들, 종복들 및 Ivar Dape의 살해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송달에는 이제 크리스마스가 왔습니다.”
*
송달을 못살게 굴던 무리를 처단한 Arntor와 송달 지역민들은 그렇게 정의와 평온을 되찾는다. 그리고 비로소 씁쓸하지만 후련한 성탄절을 맞게 된다.
죽음을 각오하고 살인을 불사하고서까지 자신, 혈족, 부족의 존엄과 터전을 지켜내고자 하는 이 페이건적 행위는 앞서 설명한 페이건적 Yule과 관련된 토르 신의 보호, 암흑의 시기 속 빛의 귀환을 기원하는 마음, 페이건 선조들의 영혼 및 혈통 신들과의 연결을 떠올리게끔 한다.
어쩌면 이날 송달에 찾아온 ‘jol’은 (옛 민속 축제로서의) 페이건적 Yule이었을지도 모른다. 윈디르의 민속조 음악은 그렇게 말해주고 있다.
3. Kong Hydnes haug(Hydne 왕의 무덤)
● 옛 송달 지역 왕의 고분에 얽힌 이야기를 다룬 곡으로서 고대 노르웨이의 문화와 민속이 담겨 있다. 노래는 이러한 옛것들이 현재까지도 사람들의 의식 속에 존재하며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음을 드러낸다.
“저 멀리, 노르 신의 시대부터 있던 위대한 노라피오르(Norafjorn)에
Lomeldi에서 멀리 뻗어나간 곳, Slind 안쪽에 4세기 후반, 한 전사를 위한 고분(Hydneshaugen)이 만들어졌습니다.”
*
가사는 송달의 지역들, 즉 이야기의 배경으로 청자를 이끌며 시작한다.
Norafjord는 송네피오르 안쪽 한 갈래의 명칭으로서 북쪽으로 송달까지 뻗어있어 송달스피오르(Sogndalsfjord)로도 불린다. Lomeldi(Lomelde)와 Slind(Slinda)는 송달의 지명들로서 농장 및 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노르웨이를 비롯한 스칸디나비아 전역에는 고대 왕과 족장을 기리는 고분들이 많이 남아있는데, 이야기의 주제인 옛 고분 ‘Hydneshaugen’은 지역민들이 오랫동안 경외하고 신성하게 여겼던 장소이다. 이는 Sogn의 Indre Slinde 농장에 위치한다.
(중략)
“결코 부서지지 않는 돌로 만든 사람만큼 긴 관.
관 속 그의 오른손 쪽에는 장검이 놓여있었고,
청동 버클이 그의 망토를 고정하고 있었습니다.
그의 발 곁에는 저녁 식사가 담긴 질그릇 두 개가 놓여있었습니다.
관 밖에는 왼쪽 박공벽 옆에 창(spears) 두 개가 준비되었고 머리는 서쪽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여행을 위한 모든 것.”
*
왕이자 전사였던 Hydne의 시신이 무덤 속에 안치된 모습이 묘사되고 있다.
노르웨이인들을 포함한 고대 스칸디나비아인들은 그들의 신앙 체계 속에서 영혼의 불멸과 환생을 믿었고, 사후 세계에 깊은 신념을 가지고 있었으며, 망자가 어떻게 죽었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따라 다른 곳으로 간다고 믿었다. 그들은 고인이 지상에서 지녔던 지위와 직업에 맞는 부장품들을 묻고는 하였는데, 이러한 부장품은 고인의 삶에서 중요한 순간이나 성공을 상징하기도 하였다. 죽은 자를 올바르게 매장하는 것은 그가 생전과 동일한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사후 세계에 합류하도록, 그리고 영혼이 방황하지 않도록 하는 의식이었다.
가사의 묘사 역시 Hydne 왕이 내세에서도 그의 지위를 유지하길 바라는 당대 페이건 신앙 및 풍습을 보여주며, 고인은 적절한 의식을 거쳐 사후 여행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다.
이로써 그가 신들의 세계로 연결되고, 이 장소에 신성함이 깃듦을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세기에 두려움이 시작되었습니다,
땅에 대한 욕망을 가진 무지한 사람들이
14세기 동안 있어 왔던 이 300개 돌 속 영혼의 안식처를 개간한 것입니다.
그들은 신들의 분노가 만들어 낸 두려움에 대해 무지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Slind 지역을 지배하고 있는 영원한 두려움 말입니다.
무서운 분위기가 조성되었습니다, 감정으로 가득한 어둠,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 정신을 앗아갈 수 있는 신들.”
*
하지만 고분이 만들어진 지 14세기가 지난 1800년대에 일부 무지한 이들이 이 신성한 옛 장소(왕의 안식처)를 건드리는 실수를 저질러 일종의 지역적 두려움이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에 의해 초래된 신들의 분노는 인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생각, 지능, 마음 등 정신적인 속성을 제약한다고 전해 내려오게 된다.
300개 돌 속 영혼의 안식처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는 스칸디나비아를 포함한 북게르만 지역들의 초기 매장 관습 중 하나인 돌배(stone ship), 즉 선박 매장의 형태로 이해된다. 전통적으로 지위, 명예가 높은 개인을 위한 장례 방식으로서, 고인을 배나 돌배에 부장품과 함께 안치한 뒤 화장해 재를 땅에 묻고, 돌과 흙을 덮어 고분을 만든 다음, 무덤 위에 배 모양으로 돌을 길게 세워놓거나 나무, 룬 비석 등으로 표시하는 방식을 띠었다. 배는 저승으로의 여행을 상징했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해가 진 후 Saoknardalr과 Laikvangir 사이를 여행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Hydne 왕의 무덤...”
*
Hydneshaugen이 위치한 Slinde가 Saoknardalr(Sogndal, 송달)과 Laikvangir(Leikanger, 라이캉에르) 사이에 위치하기에, 사람들은 아직도 이곳을 밤중에 찾는 것을 꺼린다고 한다.
이로써 옛 신들과 고대의 영혼이 아직도 이 땅에 깃들어 있고, 지역민들의 의식 속에 살아있음이 암시된다.
4. Svartesmeden og Lundamyrstrollet(대장장이와 Lundamyr의 트롤)
● 마법 검을 가진 대장장이와 마을의 골칫덩이 트롤들에 관한 송달의 전설을 다룬 곡이다. 가사의 내용과 음악이 마법처럼 어우러져 매우 뛰어난 음악적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
“대장장이가 송달의 Bjedla에 살았습니다.
트롤들이 모든 grende(노르웨이의 생활 공동체 관련 용어, 설명 참고), 언덕과 산,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돌아다니며 혼란을 일으키던 시절이었습니다.
일부는 큰길 옆에서 살았고, 그곳을 지나는 모든 여행자들의 삶을 위협했습니다.
이들 중 가장 무서운 트롤은 울창한 숲 한가운데 사는 Londamyri의 트롤이었습니다.”
*
Londamyri(Lunnamyri)는 송달의 지명이다.
옛 송달에는 트롤들이 많이 살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공포를 심어주었던 트롤은 Londamyri의 트롤이었고 그 존재가 마을에 큰 문제였음을 드러내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grende’란 옛 노르웨이 농촌 사회로부터 비롯된 단어로, 노르웨이식 마을, 즉 공동체 형성과 관련된 한 양상을 의미하는 용어이다. 지역별 차이는 조금씩 있지만, 전통적으로 노르웨이 공동체는 bygd, grend, gard 등의 차원으로 나누어 바라볼 수 있다. 가장 넓은 개념인 bygd는 특정 지리적 영역에 속하여 자연스레 농장 간 서로 연결성을 갖게 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노르웨이 농가들은 풍경 전반에 걸쳐 개별적으로 흩어져 존재하였기에, 여러 가구가 가까이 모여 사는 마을보다는 자연적, 지리적으로 형성된 지형 공동체에 가깝다. grend는 bygd 내에서 일부 농장들이 자연스레 개체를 형성한 부분으로서, 원래 더 큰 농장이 있던 장소가 나중에 여러 단위로 분할된 곳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각 grend는 공동 명칭을 갖는다. gard는 농부가 소유한 실제 농장 단위이며 세금 목적 등으로 등록된 개체이다. 이러한 개별 농장들은 grend 내의 위치나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등을 나타내는 각자의 고유한 이름을 갖는다. 이와 같은 공동체 관련 용어와 개념들은 노르웨이인들이 그들의 자연환경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농촌 사회를 이루어왔는지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대장장이는 마법의 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Flusi가 그 검의 이름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토요일 저녁, 대장장이가 여행을 떠나기 위해 준비하던 날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는 옷을 차려입고, Flusi를 칼집에 넣고, 언덕을 내려가 숲길을 따라갔습니다.
그곳에서 그는 Londamyri를 앞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곳이 달빛에 반짝거리며 빛났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는 끔찍이도 거대한 Londamyr 트롤이 습지를 가로질러 몸을 뻗은 채 자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
여행길에 나선 대장장이가 Londamyri에 다다르자, 달빛 속에서 빛이 반짝인다.
이윽고 대장장이는 Londamyri의 거대한 트롤을 보게 된다.
“그러나 그때 대장장이의 마음속에 분노가 끓어올랐습니다.
힘과 검을 가진 이로서, 그는 그 힘을 시험해 보고 그 짐승(트롤)을 죽여야 할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Flusi를 뽑아 들었습니다.
그리고 강철을 트롤의 가슴에 꽂았습니다.
그러자 트롤은 깜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는 고통에 몸을 비틀며 검을 없애고 싶어 했습니다.
«검을 당겨라» 트롤은 대장장이가 검을 빼내길 바라며 비명을 질렀습니다.
«월요일까지 그대로 둘지어다» 대장장이가 말하곤 바다로 향하던 그의 여행을 계속했습니다.
이제 트롤은 운명을 다했습니다.
대장장이가 집으로 향하는 길에, 트롤은 죽어 있었습니다.
대장장이는 트롤의 가슴에서 Flusi를 빼내 칼집에 넣었습니다.
그러자 그때 Låftesnes 산에 세 개의 문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크고 작은 트롤들이 쏟아져나와 달렸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들은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러더니 그들은 Londamyr 트롤을 자신들 사이에 데려가, 피오르를 건너 가장 큰 문을 통과하였습니다.
그곳에서 트롤들은 으스러졌습니다.
그 이후로 문들은 닫혀 있었고, 산은 그 흉측한 무리를 품속에 숨겼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사람들은 그곳에 가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특히 해가 진 뒤에요.
달빛 속 그 습지에는 신비로운 빛이 반짝였습니다.
두려움이 확산했고, 계곡을 통해 트롤들이 포효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믿을 수 있었습니다.
트롤들이 돌아온 게 아닐까요?”
*
대장장이는 그의 마법 검으로써 Londamyr의 트롤을 죽이는 데 성공하고, 트롤들이 계곡 마을에 드나들던 문들이 봉쇄되어 그들은 산의 품속에 갇히게 된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사람들이 지금도 해가 진 뒤 그곳을 지날 때면 트롤들의 소리를 듣는다며 의문과 여운을 남긴 채 송달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마무리하고 있다.
5. Kampen(전투)
● 1집에서부터 다루어져 왔던 페이건 대 기독교 모티브가 구체화된 내용을 담고 있다. 노르웨이의 페이건적, 농촌적 전통을 추구하는 발파르의 사상, 그리고 페이건이자 시골 사람으로서의 그의 정체성이 명백히 드러나는 곡이다.
“첫 번째로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와 함께 그들이 왔을 때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이 나약한 신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습니다.
일부는 배신하여, 우리의 이교도 관습 대신 땅과 지위를 얻어냈습니다.
이제 우리는 모여야 합니다, 기독교 놈들과의 전투를 위해”
*
곡의 첫 번째 부분, 즉 전반부에서는 ‘기독교 놈들’이 주요 전투 대상으로 등장한다.
기독교가 노르웨이 땅에 왔을 때 이를 거부하며 물리치고자 하였던 대다수 페이건들의 모습, 그리고 전통 신앙 및 가치관을 버림으로써 기독 세력에게서 땅과 지위를 얻어낸 동족의 배신자들을 묘사하고 있다.
“토르의 망치가 부서지고 십자가로 대체되었습니다.
노래와 음색이 그들의 나약한 말들로 대체되었습니다.
Blot(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이교도 의식)은 금지되었고 예배식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성지는 불타고 교회로 대체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모여야 합니다, 기독교 놈들과의 전투를 위해”
*
‘토르의 망치’, ‘노래와 음색’, ‘Blot 의식’, ‘성지’ 등의 페이건적 상징물들은 ‘십자가’, ‘나약한 말들’, ‘예배식’, ‘교회’라는 기독교적 상징물들과 대조를 이룬다. 발파르는 옛 생활 전반에 걸쳐 있던 페이건 신앙 및 문화가 외래 종교로 인해 대체된 이와 같은 현실에 개탄하고 있다.
‘노래와 음색’은 자유롭고 건강한 페이건적 생각과 정서, 가치들이 담긴 노르웨이의 민속 음악들을 일컫는다고 볼 수 있다. (중략)
‘나약한 말들’은 기독교적 설교 및 그 교리가 담긴 모든 말들을 의미한다 볼 수 있다.
(중략) 그들은 페이건적 개념들을 악마화시켰고 저주했다.
“두 번째로 그들은 뭐든 다 아는 체하며 소위 지식이라 일컫는 것들을 들고 왔습니다.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도시인처럼 되기를 거부했습니다.
일부는 배신하여, 농부의 진정한 지혜 대신 지위와 발판을 얻어냈습니다.
이제 우리는 모여야 합니다, 도시 놈들과의 전투를 위해”
*
곡의 두 번째 부분, 즉 후반부에서는 ‘도시 놈들’이 주요 전투 대상으로 등장한다.
자본주의, 산업주의, 물질주의, 도시화, 환경 오염 등 맥락 속에 번성하는 이 ‘도시 놈들’은 잘난 척하며 그들의 지식을 설파하려 든다.
이와 대조되는 단어로서 ‘bondevit’ 즉 농민 지식, 농부의 지혜라는 표현이 쓰인 것이 인상적이다. 이는 ‘sont(진정한)’라는 수식어와 함께 쓰여있다. 예로부터 축적해 온 경험과 지혜의 보고, 소중한 유산으로서의 농촌 지식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오랜 세월 자연을 읽으며 농촌 사회에서 살아온 노르웨이인들에게 있어서는 진정한 지식이자 상식, 지혜임을 드러낸다.
“언덕과 들판은 사라지고, 큰 건물들과 집들이 들어섰습니다.
우리의 언어는 솎아졌습니다, ao에서 å로, i에서 e로
맥주와 벌꿀 술은 스위트 와인과 청량음료로
헛간 바지와 나무 신발은 넓은 바지와 멍청한 신발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모여야 합니다, 도시 놈들과의 전투를 위해”
*
언어에 관련된 내용은 노르웨이어의 언어 양상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중략) 노르웨이어에는 두 가지 주요 방언 Bokmål과 Nynorsk가 있다. (중략)
발파르의 고향이 속한 송 오 피오라네(Sogn og Fjordane)는 노르웨이에서 유일하게 모든 자치단체가 Nynorsk를 공식 서면 언어로 선언한 주다. 노르웨이에는 다양한 지역 방언들과 그 억양이 존재하는데, 송달을 비롯해 언어적 전통성이 강한 시골 지역들은 주로 Nynorsk를 서면 표준으로 채택한 경우가 많다.
송달의 지역 방언에서는 발음 및 표기에 있어 ao, i를 사용하는 양상을 보인다. 고대 노르웨이어와 가까운 형태다. 이에 반해 비교적 도시화 된 지역이나 과거 덴마크어에 영향을 짙게 받은 곳들은 주로 å와 e를 사용한다.
실제 발파르는 말과 글의 언어 사용에 있어 송달 방언을 전통적 형태 그대로 매우 유창히 구사하였다.
그 외에도 발파르는 노르웨이인들이 전통적으로 즐겨 마셨던 맥주와 벌꿀 술이 도시에서 점차 다른 음료들로 대체되어 가는 추세 등을 언급하며 노르웨이 농촌 사회적 풍경이 하나둘씩 도시인들의 추향대로 물들어 가 전통이 점점 침식되는 세태를 염려, 비판하고 있다. 맥주와 벌꿀 술은 노르웨이에서 수천 년 전부터 마셔왔던 음료로서, 역사적으로 오랜 북유럽 신들과 연결되는 신성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여겨졌다.
가사의 단어들 선택에 있어서도 발파르는 현대식보다는 옛 느낌이 살아있는 단어들을 선호하였음을 알 수 있다.
헛간으로 번역한 Fjøs는 노르웨이 농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양간, 가축들을 위한 쉼터 건물 등에 쓰이는 단어이다.
나막신은 나무 밑창과 가죽끈이 달린 샌들, 윗부분이 가죽으로 된 중세 시대의 나무 덧신이나 슬리퍼, 유럽 농부들이 신던 나무 신발 등을 포함한다. 나무를 파서 만든 단순한 형태의 나무 신발은 수 세기 동안 유럽 농부들이 작업용 신발로 사용해 왔다.
6. Saknet(그리움)
● 과거 및 옛것들을 향한 동경과 그리움의 마음이 절절히 드러난 곡으로, 발파르가 자신의 고향과 핏줄 속 옛 문화에 바치는 서정시와 같다. 다른 모든 윈디르 곡들의 기저를 이루는 생각과 정서를 담고 있기에, 밴드의 곡들을 감상함에 있어 주요한 열쇠가 된다.
“어둠은 내 감정을 비추지만, 그 반영에는 구멍이 있다.
마치 내 영혼 속 그리움처럼 끝나지 않는 구멍
구멍은 내 영혼 속 그리움과 같다.
그리움은 구멍과 같아서 끝이 없다.
내가 가졌던 엄청난 것에 대한 그리움
내가 가졌던 것은 그리움만큼 컸다.
나는 아픔을 좋아하지만 사실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비명을 지르지만 사실 비명을 지르고 있지 않다.
나는 죽지만 사실 죽는 것이 아니다.
나는 그리워한다.”
*
발파르는 자신을 비추어 보며 그 속에 끝없이 지속되는 깊은 구멍을 찾게 된다.
그리고 곧 그것은 ‘내가 가졌던 엄청난 것’을 갈망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의 형상화임이 드러난다. 즉 그는 이 곡에서 자신의 영혼 속, 핏속에 담긴 ‘과거’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하려 한다. ‘내가 가졌던 것은 그리움만큼 컸다’라는 구절에서는 그가 자신의 혈통 문화를 얼마나 자랑스럽고 소중히 여기는지 알 수 있다.
그는 그렇게 자신 속에서 옛 시대를 향한 끝없는 그리움을 마주한다.
그에게 있어 아픔과 비명과 죽음을 초래하는 감정은 다름 아닌 그 거대한 갈망, 끝없는 그리움이다.
“나에겐 어둠이 있다, 당신과 다른 이들의 낮처럼
나에겐 낮이 있다, 당신과 다른 이들의 어둠처럼
나에겐 비명이 있다, 당신과 다른 이들의 웃음처럼
나에겐 죽음이 있다, 당신과 다른 이들의 삶처럼”
*
자신이 갈망하는 것은 남들이 낮일 때 어둠이고, 남들이 어둠일 때 낮을 맞이한다. 또한, 그는 남들이 웃을 때 비명을 질러야 하는 순간들을 겪는다.
그가 그리워하고 갈망하는 것이란 현재 어둠 속으로 잊혀 죽어가는 옛 문화, 그 전통 자체임을 은유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것이 현재를 대체하거나 그 속에 온전히 자리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그는 이렇게 자신의 외로운 심경을 묘사한다.
도시화, 기독교화 등으로 옛 가치를 잃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이를 기피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남들과 다른 사상, 관점, 신념 등을 갖는 데서 비롯된 격리감이 드러나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우울하다
이런 식으로 되는 것은 우울하다
이런 식으로 사는 것은 우울하다
우울하고 나는 이대로가 즐겁다
그것은 우울하며 우울할 것이다
그것은 어두우며 어두울 것이다
그것은 아프며 아플 것이다
그것은 그립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
그는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지만은 않는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우울함과 어둠, 아픔을 느끼지만 결국 ‘이대로가 즐겁다’라고 인정하고,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옛것들을 향한 자신의 동경은 끊이지 않을 것임을 암시한다. 그리고 계속하여 ‘우울할’, ‘어두울’, ‘아플’ 것임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있어 그리움의 고통만큼은 ‘그래서는(존재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할 정도로 강한 것이다. 이 문장은 ‘그리움이 있지만, 내가 그리워하지 않게끔(그리움이 없도록) 다시 돌아와 주세요’라는 속뜻을 지닌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이다.
해서는 안 되는 말이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이다.
당신은 무슨 말인지 이해할 것이다, 내가 가장 그리워하는 것은 당신이다.”
*
이어서 그는 그리움의 대상에 대해 의미심장한 구절들을 남긴다.
현재 사람들이 하지 않을 일, 하지 않을 말들이 그가 가장 그리워하는 대상이라는 것이다. 즉 그는 옛일, 옛말을 그리워하고 있다.
그런 자신의 그리움을 이해하는 대상이자 ‘당신(du, deg)’으로 지칭된 대상은 옛 시대, 옛 송달, 옛 풍경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으며, 이에 직접 자신의 마음을 고함으로써 낭만적 송가의 느낌을 더한다.
“내가 잃어버린 것은 상처 입었고, 이는 세월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아플 뿐이고, 그리움은 무겁다.
아픔, 이제 아픔도 좋다... 비명, 이제 나는 비명을 지른다...
죽음, 이제 나는 죽는다... 그리움, 나는 당신이 그립다...
나는 그리워하여 죽는다... 그리고 죽음 뒤에도 그리워한다...”
*
현재는 진행되고 과거는 상처 입은 채 잊혀만 간다. 세월이 지날수록 옛 유산은 더욱더 훼손되고 파괴되어 가고 있다.
그는 깊어져만 가는 자신의 그리움에 아파하며 비명을 지르고 죽음을 맞이한다.
더없이 간절한 그의 갈망과 애절한 그리움은 이로써 절정을 이루다 못해 그 자신이 되었다.
자신의 마음을 담은 노래인 만큼, 발파르의 생은 이 가사처럼 흘러갔다. 그는 평생 옛것을 향한 사랑과 그리움으로 살아갔고 죽은 뒤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발파르의 묘비에 아로새겨진 ‘Sakne e endelaust(그리움은 끝이 없다)’라는 글귀는 이 곡의 가사에서 따온 것이다. 이는 그의 삶을 나타냄과 동시에, 죽은 그를 향한 남은 이들의 그리움을 담고 있다.
7. Ending(끝)
● ‘Anne Knutsdotter’라는 노르웨이 민요를 재창조한 곡인 만큼, 발파르는 자신의 상황을 대입하여 원곡의 가사를 바꾸는 재치를 보였다. 다음은 본 곡 1절의 가사이다. 이는 마지막 4절에서도 반복된다.
“내 이름은 Terje Bakken이고, Bjørg는 내 어머니, Vegard는 내 형입니다.
우리는 아무도 살 수 있다 믿지 않는 곳에 살고 있어요.
그리고 그곳의 이름은 Eggja, Gorvin, Stemmehaugen, Gjaitaskaddl, Kvaole예요”
*
2절과 3절은 정확한 텍스트로는 전해지지 않고 있지만, 귀에 들리는 내용상 그가 자신의 1집과 2집에서 다루었던 소재들을 간략히 담아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발파르의 사후 발매된 LP 등에 수록된 2절 가사는 실제 발파르가 작사해 부른 가사와 다른, 민요 원곡 가사의 일부이다.
민요 원곡의 가사는 총 5절로 이루어져 있는데, 노르웨이 농가에서 한 소녀가 자신의 가족과 자연 속 생활 풍경을 묘사하는 내용이다.
(민요 원곡 가사)
“내 이름은 안네 크누츠도테르고, 카리는 우리 엄마, 트룰스는 내 남동생이에요.
우리는 아무도 살 수 있다 믿지 않는 곳에 살고 있어요.
그리고 그곳의 이름은 우렌, 루렌, 힘멜투렌, 스타인뢰스, 스타인뢰스, 스벨티헬이에요!
네, 우리 집은 바위 많은 언덕 높은 곳에 있어요, 산 벽 바로 아래에요.
그리고 소 두 마리와 돼지 한 마리를 먹일 수 있는 간단한 살림에 지나지 않아요.
그리고 소의 이름은 다그로스, 파그로스, 늙은 파그로스, 돼지 이름은 기스, 기스, 기스예요!
여름에는 나가서 입이나 자작나무 껍질 컵에 베리를 따는 것이 재미있어요.
집 지붕에는 염소들이 먹는 어린나무가 둘이 자라요.
그리고 염소의 이름은 스뉘가, 스튀가, 루르베뤼가, 암탉 이름은 팁, 팁, 팁이에요!
겨울은 서리, 안개, 눈으로 우리에게 그다지 좋을 수 없어요.
그러면 사람들을 다시 만나는 데 가끔 14일 이상이 걸린답니다.
그리고 그곳의 이름은 우렌, 루렌, 힘멜투렌, 스타인뢰스, 스타인뢰스, 스벨티헬이에요!
아버지는 행상인이시고 열심히 일하며 여기저기 돌아다니세요.
어머니는 집을 돌보시고 저는 물레를 돌리는데, 트룰스는 아무것도 하지 않네요.
우리의 장소는 우렌, 루렌, 힘멜투렌, 스타인뢰스, 스타인뢰스, 스벨티헬이에요!”
*
‘우렌, 루렌, 힘멜투렌, 스타인뢰스, 스타인뢰스, 스벨티헬’은 지형에 따른 풍경을 운율에 맞추어 묘사한 표현들로서, 자신의 터전을 친근하고 재미있게 부르는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의 소박한 지역 생활상을 다룬 이 민요에서 발파르는 자신의 음악적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것이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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