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 Arntor의 성공 이후, 윈디르는 2001년 11월 19일 대망의 3집 “1184”를 발표한다. 앨범 제목은 송달의 Fimreite 해전(Slaget ved Fimreite)이 일어난 해인 1184년을 의미한다.
이미 전작들부터 윈디르는 정체성과 독창성을 갖췄었고 그 자체로 완벽했지만, 발파르는 자신의 음악적 감수성과 능력치로써 새 멤버의 새로운 음악적 시도들을 자신 고유의 스타일과 접목해 재치 있게 엮어내는 흥미로운 결과물을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발파르는 가사를 일부 영어로 작사하기 시작하였다. 2집 Arntor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던 바 있다.
“음반이 해외에서 이렇게나 잘될 줄 알았다면, 저는 영어로 가사를 쓰는 것을 고려했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이전 작품들의 가사가 모두 노르웨이어, 그것도 정통 송달 지역의 방언으로 쓰여있는지라, 해외 팬들의 이해 및 접근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서였다.
그럼에도 그는 노르웨이어의 사용 또한 계속 병행하였고, 특히 옛 송달의 역사나 민속 등 주제들을 다룰 때면 늘 그래왔듯 가사를 노르웨이어로 작사하였다.
이렇듯 3집은 예전과 다른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돋보이는 앨범이고, 그의 작품 중 가장 영어 가사가 많은 앨범이며, 해외에서 가장 잘 알려진 앨범이기도 하다.
발파르가 작곡 및 작사를 하고 보컬, 기타, 아코디언, 키보드, 추가 베이스, 드럼 프로그래밍 등을 맡았으며, Hváll이 작곡 및 작사, 베이스를 맡았다.
Sture가 리듬기타, Strom이 리드기타, Righ가 키보드 연주를 맡았고, 역시 Steingrim이 드럼을 쳤다.
게스트 클린 보컬로서 Cosmocrator라는 이가 등장하는데, 그는 노르웨이 텔레마르크의 Akkerhaugen에서 결성된 데스, 블랙메탈 밴드 Mindgrinder 출신이었다. “1184” 앨범이 2001년 6월-7월에 Akkerhaugen 스튜디오에서 녹음 및 믹싱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시 윈디르가 이곳의 뮤지션들과 교류하였음을 알 수 있다.
Akkerhaugen 스튜디오 오너인 Torbjørn Akkerhaugen이 발파르, Hváll과 함께 앨범의 프로듀싱과 믹싱을 맡았다. Strype Audio의 Tom Kvålsvoll이 마스터링하였고, Native North Graphics에서 아트워크와 레이아웃을 담당했다.
12페이지 분량의 부클릿에는 전곡의 가사와 함께 중간에 ‘sumaren 1184’라는 문구가 단독으로 크게 두 페이지에 걸쳐 있다. 앨범이 다루는 주요 테마임을 알 수 있는데, 이는 ‘1184년 여름’이라는 뜻으로 그해 6월 15일 일어났던 Fimreite 해전을 암시적으로 가리키고 있다. 가사들이 적힌 페이지들에는 두 까마귀(오딘 신이 동반하는 동물로서 오딘의 힘과 지혜, 예언, 보호 등을 상징하여, 옛 북유럽 신앙 및 전투에 있어 중요한 동물이었다)와 전사의 투구 등이 그려져 있다.
앨범의 표지이자 CD, 부클릿 등 전반적인 앨범 디자인의 중심이 되는 그림은 노르웨이 최초의 낭만주의 화가이자 노르웨이 회화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선구자인 J. C. Dahl(1788-1857)의 작품으로, 제목은 ‘Vinter ved Sognefjorden (송네피오르의 겨울)’이다. 가파른 비탈과 눈 덮인 바위산이 있는 노르웨이적 풍경에, 송네피오르에서 옛 전투가 일어났던 곳을 바라본 채 우뚝 서 있는 멘히르(돌기둥)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는 Fimreite를 바라보는 Nornes에 세워져 있는데, 현재는 역사적 기념비로서 ‘Til minne om Slaget ved Fimreite 1184, H.M. Kong Olav V avduka Steinen 1984’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1184년의 Fimreite 전투를 기념하여 H.M. 올라프 5세 국왕이 1984년 이 돌을 공개했다.’라는 뜻이다. 당시 올라프 국왕은 Fimreite 전투로부터 800년이 되는 1984년 6월 15일, 이 전투의 역사적 의의에 관해 이야기하며 이 기념비를 공개하였다.
윈디르 3집에서는 멤버 Sture가 해당 그림을 재디자인하였다.
이렇듯 윈디르는 노르웨이 낭만주의 화가들의 향수, 애향이 묻어나는 작품들을 자신의 앨범 아트에 사용했다. 그리고 노르웨이의 자연, 민속 등 향토적인 풍경들을 작품에 담고자 했던 이러한 옛 화가들과 그 정신적, 예술적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1번 트랙 Todeswalzer(죽음의 왈츠)는 윈디르의 특징이자 강점이라 할 수 있는 키보드 멜로디로서 앨범의 문을 연다. 이 3집에서도 윈디르는 음악적 주제를 심도 있게 표현하는 독창적이고도 지적인 키보드 선율들을 아낌없이 풍부하게 선사한다.
이윽고 키보드 선율에 따른 기타 코드와 함께 절이 나오는데, 윈디르가 절의 리프 메이킹에 있어 애용하는 방식의 찬란한 멜로디가 밤하늘에 빛의 계단들을 흩트리는 오로라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트레몰로 주법의 메인 멜로디가 이끄는 리프로 이어진다. 이는 이후에도 두 차례 더 반복되고 심화되며 곡의 끝부분에서는 템포 변화로써 포인트를 주기도 하는 주요한 리프이다. 이 리프가 두 번째 등장할 때, 기타의 추가 선율들이 들어와 메인 멜로디에 아름다운 자수를 놓는 부분은 윈디르 음악에서 복층 멜로디로써 자아내어지곤 하는 특유의 ‘고귀함’과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이 곡의 가사 내용처럼 옛 스칸디나비아의 귀족성, 신성성이 묻어나고, 죽음 이후 ‘신’으로서 힘과 지혜를 얻는 모습은 이러한 리프들에 모두 녹아있다.
6/4의 박자 변화 부분 이후, 잠시 도입부 키보드 멜로디가 다시 연주되며 그 끝에 3박자의 물길을 튼다. 곡의 제목 속 ‘왈츠’처럼 박자가 3/4박자로 전환되는 구간이다. 민속적 리듬감이 살아있는 드럼과 기타 리프 속에 바이킹적 기상이 느껴지는 Cosmocrator의 클린 보컬이 더해져 경쾌하고도 강한 인상을 준다.
끝부분에서는 여러 선율들이 어우러졌던 아까의 멜로딕한 리프를 한 음 높이고 일시적으로 템포를 올려 연주함으로써 곡의 주제를 강화함과 동시에 탄력을 준 뒤, 다시 첫 리프로 돌아온 채 페이드아웃하며 곡을 마무리한다.
2번 트랙 1184는 이 앨범의 타이틀 곡으로서, 노르웨이 송달에서 일어난 역사적 전투를 다룬 곡인 만큼 예스럽고 중후한 리프들로 가득 차 있다.
슬프고도 치열한 트레몰로 오프닝 리프 이후, 기타 멜로디들이 처연히 어우러지며 이 1184년 여름에 송달에서 일어난 반격과 복수, 내란의 서사를 시작한다. 이는 발파르의 보컬과 함께 절로 이어지는데, 곡에서 절로서 총 3번 반복되는 이 메인 리프는 그 자체로 하나의 이야기 구조를 이루듯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고음 둘, 중음 하나의 기타와 베이스기타의 멜로디가 겹겹이 층을 이루는 부분은 마치 전투에서 전사하게 되는 Magnus 왕과 송달의 전사(windir) Arntor에 대한 애도와 경의를 표하는 듯,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지극히 애절하고도 섬세한 작법을 보여준다.
도입부 리프와 함께 반복되는 2절 파트 이후, 치열한 전투의 장면을 묘사하는 리프가 등장한다. 리듬기타가 코드를 트레몰로로 휘몰아치는 가운데 이 위에서 우짖는 리드기타의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피오르가 피로 붉게 물들 때까지 이어진 전투의 극렬함을 노래하는 클린보컬의 목소리 또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곡을 절정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윽고 곡의 주제 선율을 변주하는 키보드, 베이스기타, 기타 멜로디가 차례로 나오고, 이에 아코디언이 들어와 모두 각자의 곡조를 함께 연주하는 파트가 나온다. 각 악기의 활약이 장관을 이루는 부분이며, 이 곡의 절정이자 이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파트 중 하나라 꼽을 수 있다. 아코디언의 선율에 추가 아코디언 반주가 더해지고, 전사들의 기개를 반영하는 전투적인 드럼이 깔리는 부분은 가히 압권이다. 블랙메탈 음악에 있어 이러한 아코디언의 뛰어난 활용은 윈디르가 최초였으며, 당대 누구도 예상치 못할 민속 악기로서의 아코디언으로 그 음악적 주제에 이만치나 깊이를 더하는 양상은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성과로 남았다. 발파르가 평소 민속 음악과 이 악기에 관한 조예가 깊었음이 드러난다.
이후 곡은 도입부와 절의 리프로 마지막 3절을 노래한 뒤 그 옛이야기의 서사에 막을 내린다.
3번 트랙 Dance of Mortal Lust(치명적 욕망의 춤)는 격동이 느껴지는 리프들로 가득 찬 곡이다. 인간적인 격정과 욕망을 다룬 가사의 내용을 그대로 반영한 듯한 기타 리프들이 돋보이며, 이를 탄탄히 받치는 역동적인 드러밍이 내내 이어진다.
일렁이는 격정을 표현한 듯한 이러한 이색적인 스타일은 마치 구속과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인간적인 정서들을 표출하는 짓궂고 흥겨운 이교도적 춤을 연상시킨다. 그럼에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감성적인 기타 멜로디들은 여전히 윈디르만의 독창성을 짙게 뿜어내고 있다.
곡의 후반부, 메인 리프와 도입부 리프의 수미상관식 마지막 반복 이후, 곡은 잠시 키보드의 차갑고 신비로운 분위기 조성과 함께 고요해졌다가 이 키보드라인에 따라 휘몰아치는, 매우 격정적이고도 아름다운 트레몰로 기타 리프로 이어진다. 이윽고 팜 뮤트 주법으로 절도 있게 끊어내며 트롤리쉬한 느낌을 자아내는 맨 마지막 리프가 등장하는데, 색다르면서도 가히 윈디르답다 할 수 있는 특유의 민속적인 흥취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일탈과 해방감, 그러나 이 자체로 온전한 역설적인 완성감을 낳는다.
4번 트랙 The Spiritlord(영혼의 군주)는 다소 새로운 느낌의 리프들과 함께 시작되는데, 이는 스래시적 인상을 주며 기존 윈디르 곡들과는 사뭇 다른 스타일이다.
하지만 이내 키보드 화음을 배경으로 치고 들어오는 기타의 트레몰로 멜로디와 함께 특유의 비애와 경건함이 깔린 멜로딕한 서사를 이루기 시작하며, 이는 클린보컬의 인도로써 그대로 중간부의 기타 솔로로 이어진다.
이렇게 터져 나온, 두 대의 기타가 맞물리는 유니크한 기타 솔로는 이 곡의 하이라이트이자 이것이 ‘윈디르’임을 증명한다.
이윽고 다시 초반 메인 절의 리프로 돌아오는데, 이 이후에 등장하는 변화 파트는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전개로써 호기심을 유발한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듯한 흥미로운 신스 멜로디에 이어, 이를 박진감 넘치게 덮쳐 그 자취를 점하는 기타 리프가 곡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5번 트랙 Heidra(명예로운)는 2번 타이틀 트랙과 함께 많은 이들에게 3집 1184에서 가장 인상 깊은 곡으로 손꼽히는 트랙이다. 2번 곡이 송달 지역의 역사적 전투 Slaget ved Fimreite의 배경, 과정 및 결과를 다루었다면, 본 곡은 그 전투의 패배에 따른 여파에 관한 이야기이다. 윈디르의 다른 모든 이야기 곡들과 마찬가지로, 본 곡 또한 가사 내용에 맞추어 전개되는 음악적 표현력이 매우 탁월하다.
곡은 트레몰로로 연주되는 애향적, 민속적인 기타 멜로디로 시작되며, 곧 더 높은 음의 추가 기타 멜로디가 들어온다. 이후 도입부와 절 사이를 잇는 간주가 이어진다. 기타가 빠지며 도드라진 베이스라인과 함께, 키보드 화음 속에 빛으로 점을 찍어내는 듯한 키보드 멜로디가 그 황홀한 자태를 또렷이 드러낸다.
그리고 장례 행렬을 목도하는 장면의 절이 시작되는데, 마치 폭포가 흘러내리듯 코드를 연속으로 다운피킹하는 리프는 격렬한 슬픔과 함께 매우 노르웨이적인 정취를 불러일으킨다. 이윽고 죽은 Arntor가 관 속에 누워있는 모습이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이 리프에 리드기타의 멜로디가 첨가된다. 죽음에 대한 애도와 더불어 전사의 생전 깊은 슬픔과 높은 이상을 표현하는 듯, 이 민속적인 멜로디는 더없이 애절하고도 간절한 느낌을 자아낸다.
잠시 도입부의 리프가 반복된 후, 2절이 시작된다. 이 2절에서는 기존 1절에서 연속 다운피킹하던 리듬이 팜 뮤트 노트를 활용하여 쥐고 펴며 마치 말의 갤럽 소리가 연상되는 리듬으로 변모한다. 이는 옛 전투, 전사의 분위기를 되살림과 동시에 발을 구르며 민속춤을 추는 듯한 생생한 민속 감성을 전달한다. 이와 같은 방식, 즉 첫 번째에는 쏟아지는 폭포처럼 연속 다운피킹하거나 트레몰로 피킹으로 물결 깔던 리듬기타를 두 번째에서는 팜 뮤트를 이용해 말의 갤럽 소리처럼 전환하는 방식은 발파르가 즐겨 사용하던 개성적 기법으로, 이후 4집의 Despot, Fagning, Ætti Mørkna 등 곡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도입부의 멜로디를 팜 뮤트 노트와 코드를 활용하여 리듬감 있게 변형한 리프가 등장하고, 이것이 반복됨에 따라 도입부 키보드라인도 흘러나온다. 그 뒤에는 도입부와 1절 사이 연주되었던 키보드라인이 베이스라인과 함께 다시 등장하며 1막을 마무리한다.
이윽고 2막, 장례식으로서, 전사 Arntor의 명예로운 삶과 죽음을 기리는 파트가 압도적인 멜로디와 함께 가슴을 강하게 울리며 밀고 들어온다. 연속 다운피킹하는 리듬기타와 치밀한 드러밍이 이 극적인 분위기에 힘을 싣는다. 이는 다음과 같은 가사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Sette livet til for ætte og æra
miste både setegarden og sæla
Men då dauden var nær
vart han heidra likferd
“혈통과 명예를 위해 목숨을 바쳤고
setegard(귀족의 영구 거처 농장)와 행복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죽음이 가까워졌을 때
그에게는 명예로운 장례식이 주어졌습니다.”
이를 발파르의 스크리밍 보컬이 부르짖고, 이어 Cosmocrator의 클린보컬이 반복하여 웅건히 외치는 부분은 극한의 감동을 선사한다. 1, 2집의 클린보컬 Steinarson이 설화적, 귀족적, 지적인 톤으로 노래에 신비로움, 품위와 지성미를 더했다면, Cosmocrator의 클린보컬은 그 목소리와 창법에 있어 바이킹적 기개와 포부가 느껴지며 노래에 힘과 기상, 극적 효과를 불어넣는다. 3집 이후 윈디르 곡조 스타일들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보컬이라 생각한다.
이후, 이 ‘명예로운 장례식’을 표현하는 연주 파트가 이어진다. 비애가 묻어나면서 아늑하고도 숭고한 리드기타의 선율들로 가득 찬 이 부분은 죽은 전사의 영혼에 대한 극적 위로이자 찬사이며, 독자적인 경지에 오른 윈디르식 멜로디 메이킹의 정수를 보여준다. 그야말로 ‘명예’, ‘영광’을 음악적으로 형상화한 듯한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멜로디들이 전사 Arntor와 옛 송달의 농가들을 기리듯 층층이 펼쳐진다.
이후 고요해진 가운데, 절 부분에서 리드기타로 연주되었던 민속적이고 애통한 멜로디가 키보드, 기타 선율로 느리고도 비장하게 울려 퍼진다. 이 부분에서는 드럼 대신 신시사이저의 테크노 비트가 깔리는 것이 이색적인데, 이는 윈디르 음악에 있어 본 3집에 새로이 시도된 특성이며 이후 7번과 8번 트랙의 후반부에서도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같은 리드기타 멜로디가 곧이어 자연스레 원 템포대로 빨라지며 이어지는 3절은 1절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연주된다. 다만, 드럼만은 곡을 정리하며 끝맺기 직전 내달리는 듯, 더 긴박하고 빠른 연주(블라스트 비트)를 보여주고 있다.
그 후에는 곡의 마무리로서, 아까 명예로운 장례에 등장했던 아름다운 리드기타의 멜로디가 코드를 다운피킹하는 리듬기타에 조화된다. 이어서 리듬기타는 같은 코드를 팜 뮤트 주법으로 연주하며 리듬에 변화를 주고, 그렇게 ‘명예’의 정점을 보여준 5번 트랙은 서서히 페이드아웃하며 막을 내린다.
6번 트랙 Destroy(파괴하라)는 팜 뮤트 코드와 해머 온-풀 오프 주법을 사용한 인트로 리프로 시작된다. 군악적인 드럼 소리와 더불어 시작부터 제목에 걸맞은 호전적이고 파괴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데, 이는 곡의 주제 및 가사와 맥락을 같이 한다. 가사의 내용처럼 전체적으로 여유롭고도 득의만만하게 자신의 권세와 파괴성을 자랑하는 곡이다.
이윽고 트레몰로 주법의, 블랙메탈적인 짓궂음이 묻어나는 절이 시작된다. 역시 곡의 테마에 어울리는 작법이다. 후렴에서 보컬 파트가 끝난 뒤 치고 들어오는 리드기타의 멜로디가 서스펜스와 독특한 인상을 준다.
2절은 1절과 같은 방식으로 연주되는데, 방금 언급한 후렴의 기타 멜로디가 나오지 않고 이를 곧장 다른 리프로 이어낸다. 그렇게 변화 파트가 전개되는데, 이 위에서 춤추는 키보드 멜로디는 노르웨이의 신비성을 뿜어낸다.
이어서, 이 리프와 중간 절정 파트를 이어낼 팜 뮤트 활용 리프가 등장한다.
그리고 드디어 중간의 절정 부분이 기색을 드러낸다. 메탈 악기군이 잠잠해진 가운데, 키보드 화음들이 위엄 있고 경건하게 피어오르고 분위기를 잡기 시작한다. 곧 이 키보드 화음에 따르는 코드의 리듬기타가 투입되고, 이 위에 수를 놓는 압도적인 키보드 선율이 잇따른다. 같은 음들을 중간 음역에서 고음역으로 자리 옮겨 다시금 연주하는 이 멜로디는 윈디르 특유의 고결성과 귀족적인 세련미를 느끼게 한다.
이후 소용돌이치는 드럼과 함께 리듬기타는 격렬한 트레몰로 피킹으로 전환되며, 이와 함께 리드기타 솔로가 터져 나온다. 감정의 폭발과도 같은 격정적인 양상으로 연주되지만, 그 선율을 곱씹다 보면 그것이 이 파트의 기본음들로 구성된 순박한 민요적인 선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멜로디가 끝난 뒤 다시 보컬이 등장하며, 리듬기타는 트레몰로 피킹을 반복하다가 이윽고 절도 있는 다운피킹으로 리듬감에 변화를 준다. 발파르의 보컬이 그 리듬에 맞추어 강력히 부르짖는다.
곧 아까의 고결한 키보드 선율이 재등장하는데, 이제는 트레몰로 리듬과 기관총 같은 쉼 없는 베이스드럼 사운드의 위에서 어우러진다.
이후, 중간 절정 파트 직전의 팜 뮤트 활용 리프가 이제는 절정을 마쳐 한층 여유로운 분위기 속, 다른 드럼 패턴 위에 다시 등장한다. 그러다 이윽고 아까와 같이 다시 달리는데, 여기에 리드기타의 트리플렛 태핑이 들어오며 블랙메탈적인 흥취를 돋운다.
마지막으로 다시 절의 연주, 즉 3절이 나오며 그 후렴으로 곡이 마무리된다.
7번 트랙 Black New Age(검은 새로운 시대)는 블라스트 비트 드러밍 속에 세 기타의 멜로디들이 저, 중, 고로 층층이 뒤섞인 채 혼돈의 분위기를 조성하며 시작된다. 이 오프닝 기타 멜로디들은 불안을 자아내면서도 상당히 마법적, 이교적, 주술적인 느낌이다.
이 리프 뒤에 곧바로 1절이 나온다. 노르웨이의 정령들이나 페이건 주술사를 연상시키는 신비주의적 신스 멜로디를 배경으로 한 채 다운피킹으로 강인하게 끊어내는 리듬기타가 굳센 드럼 비트에 맞춰 함께 달린다.
이후 노래는 완화된 속도감과 분위기 속에서 기운을 축적하며 곧이어 있을 힘의 표출을 준비한다. 베이스가 상대적으로 도드라지는 이 완화된 리프 위에서 발파르의 보컬이 곡의 주제인 ‘새로운 토대, 새로운 세대’에 관해 효과적으로 설파하고 있다.
이윽고 이 주제의 음악적 발산, 즉 잠깐의 연주 위주 파트가 나온다. 이는 2절 전, 특별히 연주가 부각되는 부분이 삽화처럼 끼워진 양상이다. 곡의 도입부에서처럼 여러 기타 멜로디들이 층을 이루어 방금까지 축적한 힘을 섬세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참신한 개별 멜로디들이 서로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2절 이후, 곡을 심화하며 후반부로 이끄는 중요한 파트가 이어지는데, 민요적 인상을 강하게 풍기는 신스와 읊조리는 리드기타의 조합이 일품이다. 이 리프와 바로 뒤에 자연스레 이어지는 리프들은 압도적인 노르웨이만의 정서를 청자에게 기발한 방식으로 자랑스럽게 선사한다. 리드기타는 옛 민담과 음악, 춤을 연상케 하는 멜로디들로 곡을 흠뻑 물들이기 시작하며, 노르웨이적 낭만과 환상의 결정체로서 그리그(Grieg)의 음악을 떠오르게 한다. 블랙메탈적 기조를 잃지 않으며 전투성, 서사성 등 여러 면모를 능수능란하게 발휘하는 재치 있는 드러밍 또한 이 노르웨이적 아취에 일조한다. 리듬기타와 드럼이 두 가지 리듬 스타일을 번갈아 합을 맞춰 연주하고, 이 위에 리드기타가 줄곧 마법에 걸린 멜로디를 연주한다.
보컬이 위 리프에서 모든 노래를 끝낸 이후, 신스 음악이 깔리며 마지막 변화 부분이 시작된다. 이윽고 키보드 선율이 밤하늘을 가르듯 등장해 화려한 춤을 추며 점점 더 강렬한 빛을 발하여 온다. 기타는 이를 지켜보며 호흡하는 듯, 심장 박동과 유사한 리듬으로 곡의 마지막까지 이 빛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빛의 선율들이 추가되고 심화되며, 이 독창적인 곡을 마무리한다.
앨범의 마지막 곡인 8번 트랙 (My) Journey to the End(끝으로의 여행)는 메탈 음악인 1막(시작~3:39)과 신시사이저 멜로디들이 주를 이루어 진행되는 2막(3:40~끝)으로 나뉜다. 앨범을 통틀어 가장 긴 곡이며, 후반의 전자음악 파트는 발파르가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하고자 하였음을 잘 보여준다. 뇌리에 강하게 남는 활기찬 멜로디 및 이러한 독특한 구성으로써 널리 알려진 곡이자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곡이기도 하다.
도입부, 곡의 메인 주제 선율이 기타의 트레몰로 피킹으로 연주된다. 신스 배킹이 깊이감을 더하는 가운데, 이윽고 기타에 잠시 제동이 걸리고, 새 리드기타 멜로디가 좀 전의 멜로디를 한 옥타브 높은음으로 연주하며 등장한다. 그리고 곧 멈추었던 기타가 다시 연주되며 이와 함께한다.
이후 그 두 대의 기타가 1절을 전개하며, 해당 멜로디에 후반부가 첨가된 리프를 보여준다.
1절이 마무리될 때 아까와 같은 양상으로 다시 한번 잠시 기타들에 제동이 걸리며, 곧바로 기존에서 변형된, 심화 멜로디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발전에 따라 낮은음 기타는 리듬기타로서 이제 코드를 깔아주게 된다. 발파르의 보컬에 이어 해당 가사를 클린보컬이 반복하며 노래하는 부분은 가히 압권이며, 굉장한 청량감과 산뜻함, 여운을 준다.
메탈 음악 파트의 마무리 부분, 즉 1막의 마지막 리프에서는 천공에 메아리치듯 아름답게 퍼지는 신스 배킹 속에 기타가 심금을 울리는 멜로디를 펼쳐낸다.
이 마지막 8번 트랙은 내용상 앨범의 시작인 1번 트랙과 연관성을 갖는다. 다음은 첫 곡과 마지막 곡의 가사 일부이다.
“내 운명이 저절로 실현되는 동안
나는 끝으로부터의 지혜로써 세상을 바라본다
...
저편 끝에서 신으로서의 힘과 지혜를 얻기 위해
나는 죽으면 더 멀리, 그 어떤 사람보다 더 멀리 갈 것이다”
“그것이 나에게는 일반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내 비전을 받아들였습니다.
운명, 숙명, 피할 수 없는 이른 죽음
마침내 나는 죽었습니다.
그리고 비전은 다른 모든 이들에게 공개됩니다”
이 앨범의 시작에서 노래한 것처럼 ‘저편 끝에서 신으로서의 힘과 지혜를 얻기 위해’ 마지막 곡의 제목과 가사처럼 머나먼 ‘끝으로의 여행’을 떠나고, 그 후에 그의 ‘비전(vision)’이 마치 계시처럼 세상에 펼쳐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마지막 곡의 멜로디들은 밝고 힘차지만 동시에 초연함과 달관이 묻어난다. 또한, 첫 메인 멜로디를 기본으로 하여 이를 일정한 패턴 속에 변형 및 심화하는 전개는 곡에 ‘여행’길에 오른 듯한 점진성을 부여한다.
이윽고 2막, 키보드 멜로디가 드럼 연주 위에 수를 놓기 시작한다. 윈디르의 엄청난 음악적 강점인 섬세한 키보드 멜로디 메이킹이 여실히 드러난다. 노래의 화자가 죽음을 맞이하고 세상의 저편 끝으로 여행을 떠남에 따라 세상에는 그의 ‘비전’이 펼쳐 드러나는데, 이 파트는 그의 ‘끝으로 향하는 여행’ 그 자체이자, 그의 죽음 이후 세상에 펼쳐지는 ‘비전’의 모습이기도 하다. 몽상적, 환상적, 사색적이면서도 그윽하고 또 아늑한, 말 그대로 visional한 음악이 곡이 끝날 때까지 펼쳐진다. 그리고 마치 이 비전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음을 암시하듯 페이드아웃으로 마무리되며, 우리의 내면에 깊은 여운을 남김과 동시에 다른 차원과의 영적 연결감을 준다.
------------------------------------------------------------------------가사 이야기------------------------------------------------------------------------
1184 (2001)
3집에서는 여러 곡의 가사가 영어로 작성되었고, Nynorsk로 표기된 노르웨이어 역시 사용되었다.
1. Todeswalzer(죽음의 왈츠)
● 신성한 화자가 죽음을 맞이한 뒤 힘과 지혜를 얻기 위해 머나먼 여행을 떠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대 스칸디나비아적 가치관, 죽음관, 믿음 체계, 귀족성(고귀성) 등이 드러난다.
“손에 쥘 수 없는 슬픔을 안고 죽는다
나의 신들을 환영한다, 나는 그들과 같다
여행이 내 앞에 기다린다
신으로서 둘러싸이고, 인간으로서 죽었다”
*
손안에 없는, 손에 쥘 수 없는 슬픔이란 2집 6번 트랙 Saknet의 가사를 참고하여 이해해 볼 수 있다.
신들과 동등한 존재가 된 채 신으로서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이 묘사되는데, 이는 북유럽 설화와 고대 스칸디나비아의 귀족성에서 그 맥락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북유럽 설화에서는 명예롭게 죽은 이들이 신들의 세계로 인도되고, 신들은 이들을 맞이한다.
또한, 옛 전통에 따르면 자유인이 고귀해지기 위해서는 신들의 힘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야 했고, 나아가 그 자신들이 신과 여신으로 승격되어야 했다(1집 4번 트랙 설명 참고).
그는 마치 옛 귀족 선조들처럼, ‘인간’으로서 죽었지만 하나의 ‘신’이 되었다.
그런 그의 앞에는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이 죽음으로의 ‘여행’ 개념은 이 앨범의 마지막 곡 My Journey to the End에서도 다루어진다. 이러한 내용을 앨범 시작과 끝에 배치함으로써 그 의미를 강조하고 여운을 남김과 동시에 앨범 자체에 일종의 신성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제 한 시대는 끝났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내 운명이 저절로 실현되는 동안
나는 끝으로부터의 지혜로 세상을 바라본다”
*
그는 통찰과 관조의 존재이다.
‘끝으로부터의 지혜’라는 표현으로써 새로이 도래할 시대의 선지자나 선구자로서의 신격을 드러내고 있다.
세상에 관한 지식과 지혜를 얻기 위해 한쪽 눈을 희생하고 자신의 창 궁니르에 스스로 찔린 채 생명나무 이그드라실에 아홉 낮밤으로 매달려 있었던 북유럽 신화의 최고신 오딘이 떠오르기도 한다.
“내가 나에게 임할 왕국에 들어갈 때
나의 노력은 이제 보상을 받을 것이다
한때 나를 반대했던 사람들을 향해
나의 증오는 이제 치명적으로 되어갈 것이다
나의 염세적인 논지들이 곧 현실화되면서,
나는 나약하고 박약한 마음의 확실한 종말을 볼 것이다”
*
그는 현재 시대에 증오, 환멸을 느끼고 염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나를 반대했던 사람들’을 향한 ‘증오’, 그리고 ‘나약하고 박약한 마음’에 ‘종말’을 가져오겠다는 의지는 2집 5번 트랙 Kampen의 가사를 통해 이해할 수 있다. 즉, 그가 ‘염세적인 논지들’을 품고 있는 대상은 페이건적 가치를 잃고 기독 신앙에 의해 지배된 현재의 세상이다.
가사에서 기독교적 유일신의 표기인 ‘God’를 자신을 지칭하는 단어로써 사용하고 있는 것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는 고의적으로 이들을 향해 경멸을 표출하고 자신의 뜻을 선언하는 태도로 보인다.
“저편 끝에서 신으로서의 힘과 지혜를 얻기 위해
나는 죽으면 더 멀리, 그 어떤 사람보다 더 멀리 갈 것이다
나의 죽음은 저주받은 자들의 분노로 복수될 것이다
나의 영원한 삶은 마지막에 신들에게 칭찬받을 것이다”
*
기독교도들에 의해 ‘저주받은 자들’은 그 자신으로 대표되는 페이건들을 뜻한다.
그는 죽음의 여행에 있어 아득히 먼 저편 끝의 신성한 힘과 지혜를 얻을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렇게 신이 된 채 지속되는 그의 영원한 삶은 그의 땅 토착의 페이건 ‘신들’에 의해 칭송되고 축복받는다.
“저편 끝에서 신으로서의 힘과 지혜를 얻기 위해,
나는 죽으면 더 멀리, 그 어떤 사람보다 더 멀리 갈 것이다.”
*
이어서 3박자 부분, 즉 곡의 제목처럼 ‘죽음의 왈츠’가 페이건적으로 연주, 노래되는 부분이 나온다. 이 부분의 가사는 독일어로 쓰여있는데, ‘왈츠’라는 이름이 독일어의 waltzen(구르다, 돌다)에서 유래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흥미로운 언어 선택이다. 물론 노르드인의 언어를 비롯한 전통문화는 북게르만 문화로서 게르만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사실상 유럽은 한 뿌리, 하나이기에, 이 ‘페이건’ 정신이 깃든 곡에 유럽의 다른 어떤 언어가 쓰이더라도 이상치 않을 것이다. (북유럽 정신 유산의 주춧돌이자 고대 스칸디나비아인들의 지혜와 세계관을 담고 있는 룬 문자는 북유럽 언어들뿐 아니라 영어, 독일어 등 ‘게르만어’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2. 1184
● 본 곡은 1184년 6월 15일 송달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인 핌라이테 전투(Slaget ved Fimreite)를 다루고 있다. Magnus 왕과 Sverre 세력 간 벌어진 마지막 전투이자, 노르웨이 역사의 가장 큰 분할선 중 하나로서도 매우 유명한 핌라이테 전투는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진행되었다. 전투의 흐름을 알고 있으면 곡의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당대 노르웨이의 역사에 관한 전반적인 개요 및 인물들에 관한 설명은 2집 2번 트랙 Arntor, ein windir의 해석을 참고하면 된다.)
전투는 오늘날의 송달(Sogndal)에 있는 작은 마을 Fimreite 근처, 송네피오르에서 일어났다.
Magnus는 여러 대의 대형 함선을 보유하고 있었고, 약 26척의 배에 2,000여 명의 병력으로 송네피오르를 나아가고 있었다. Sverre는 그보다 적은 약 14척의 함대를 갖고 있었지만, Magnus의 함선 중 Sverre의 기함 Mariusud만큼 거대한 함선은 없었다. Mariusud는 약 30개의 벤치를 탑재한, 특히 측면이 높은 선박이었으며 당대 노르웨이에서 건조된 가장 큰 전함 중 하나였다. 크기가 커 내항성이 다소 좋지 않았기에 지금 상황과 같은 좁은 피오르 내에서 유용한 전함이었다.
Sverre는 그의 파수꾼들로부터 Magnus 왕과 그의 왕실 함대가 송네피오르 어귀로부터 접근해 오고 있다는 경고를 전달받았고, 피오르 아래에 내려가 있던 자신의 다른 두 척의 배를 불러오라 지시한 뒤, 전투를 위한 병력을 준비했다.
Magnus와 Sverre 양측 모두 배의 측면에 보루를 배치하고, 던질 돌들과 활, 화살 등 원거리 무기를 준비하였는데, 이때 Magnus는 자신을 몰락으로 이끌 선택을 하게 된다. 전통에 따라 상당한 양의 함선을 모아 대규모로 연결된 함대를 만든 것이다. (2집의 2번 트랙에서 설명하였듯, Sverre는 전통적인 전술들에 맞서 자신만의 방책을 고안하는 데 약삭빠른 이였다.)
첫 번째로 교전한 배들은 Mariusud와 Magnus의 연결 함대들 사이에 있던 배들이었다. 그러나 곧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Magnus의 함대가 수적으로 우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Mariusud의 거대한 크기와 수평으로 회전하는 속성 때문에, 연결되어 묶인 왕실 함대는 대부분이 Mariusud에 붙잡혀 움직이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이를 알아챈 Sverre는 Mariusud를 떠나 나머지 함선에 합류하여 Magnus의 묶이지 않은 외곽 쪽 함선들부터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Eirik Siguròsson이라는 Sverre의 전사는 연결된 배들의 외곽부터 공격하였다. 그는 그렇게 바깥쪽부터 한 번에 한 척의 함선을 돌격하고 압도하여 Magnus의 병력이 다음 함선으로 점프하도록 만들었고, 남아 있던 배들은 전투가 진행됨에 따라 너무 꽉 차서 무게 때문에 결국 침몰하기 시작했다. Magnus 왕은 갑옷의 무게 때문에 익사하였거나 그의 마지막 배 중 하나에서 가라앉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써 몇 년에 걸친 두 세력 간 전쟁은 1184년 6월 15일 Fimreite 전투에서 Magnus의 패배와 죽음으로 끝나게 되었다.
“1184년 여름, 스베레(Sverre) 왕은 강경한 반격에 나섰습니다.
사제 및 수행원들과 함께 Ivar Dape를 살해한 것 때문에 그의 증오심이 커져 있었습니다.
내란 시대 최대의 전투가 벌어질 참이었습니다.
갑옷을 입고 칼을 든 사람들의 무리가 학살을 펼칠 것입니다.
Arntor의 위업이 이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습니다.”
*
1183년 성탄절을 앞두고 Arntor와 송달 전사들이 일으켰던 반란 때문에 Sverre 왕은 분노했고(2집 2번 트랙 Arntor, ein windir 참고), 송달에 강력한 대응을 하기로 결심한다. 자신의 수하이자 송달의 주지사였던 Ivar Dape 및 그의 부하들이 그 반란에서 죽임을 당했고, 이는 자신의 힘과 명예가 걸린 일이었기 때문이다.
Arntor의 업적은 이렇듯 이듬해 Sverre의 공격에 빌미를 제공하게 되었다.
그리고 Sverre가 송달에 있는 것을 알게 된 Magnus 왕은 그와 최후의 승패를 결정짓는 마지막 전투를 치르기 위해 송네피오르로 오게 된다.
“Fimreite의 Hagastrondi에는 송달 공동체를 타격할 목적으로 Sverre의 함대 14척이 배치되었고, 이곳의 농장들은 불타버릴 것이었습니다.
전사 Arntor는 자신의 혈통에 영원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전투에 자원했습니다.
그의 옆에는 신들이 있고, 군대와 배를 이끄는 Magnus 왕이 있습니다.”
*
Sogndal bygd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bygd는 2집 4번 트랙 가사에 부연 설명된 바와 같이 노르웨이에서 ‘공동체’의 형태를 나타내는 단어이다.
송달의 지역 영웅 Arntor는 자신의 혈통(ætt), 즉 가족과 부족을 지키고 영원토록 이어내고자 하는 마음으로 이번 전투에도 기꺼이 자원한다. ‘grid’는 아이슬란드어의 어원 grið를 참고하여 평화, 안전, 안식, 휴전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2집 2번 트랙에서 설명하였듯, 명예로운 행위를 통해 베풀어지는 노르웨이적 자비를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Arntor의 곁에는 신들과 함께 Magnus 왕이 있었다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그렇게 Arntor는 Magnus 왕을 돕는다.
“비교 불가한 맹렬한 학살, 죽음의 냄새, 붉은 피오르, 검디검은 충돌”
*
송네피오르를 핏빛으로 물들인 격한 전투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음악에서는 이 부분의 가사를 클린보컬 Cosmocrator가 외친다.
“Magnus와 Sverre 사이에 피를 흘리는 복수는 오랜 시간 지속되었고
노르웨이의 왕좌를 위한 전투는 Magnus가 2,000명의 병력과 함께 쓰러짐으로써 끝났습니다.
배신자 Sverre는 싸우지 않고, 겁쟁이처럼 육지에서 전투를 지켜봤습니다.”
*
가사에 앞서 설명된 전술적인 비극으로 인해 Magnus 측은 2,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Magnus 왕 또한 전사하였다. Sverre 측은 상대적으로 피해의 규모가 작았다고 전해진다. 마지막 묘사로써 Sverre가 실제 끝까지 전투에 임하지 않고 그의 병력을 지시한 채 육지로 돌아갔음도 드러난다.
“기꺼이 전투에 나갔던 전사 Arntor는 명예로이 죽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낮이 저녁이 되었을 때, 그의 혈족은 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Arntor는 진정한 전사로서 신들을 보았습니다.
혈통에 영원한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전사는 기꺼이 전투에 참여해야 합니다.”
*
작년 겨울 지역 공동체를 위해 반란을 일으키고 이번 Fimreite 전투에도 자원하여 끝까지 싸운 Arntor는 이로써 명예를 안고 전사하게 된다.
전통적인 믿음에 따라, 전장에서 명예로이 죽은 전사는 신들의 세계로 인도된다.
3. Dance of Mortal Lust(치명적 욕망의 춤)
(해석이 용이한 영어 가사이기에 분량 제한상 중략)
4. The Spiritlord(영혼의 군주)
(중략)
5. Heidra(명예로운)
● 1184년의 Fimreite 전투에서 명예롭게 전사한 Arntor를 위한 장례식, 그리고 이 전투가 송달에 끼친 여파에 관한 이야기이다. 제목은 ‘명예로운’, ‘명예를 기리는 의식’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르웨이의 역사학자이자 음악학자인 Ola Nordal에 의하면 ‘Heidra’는 누군가를 환영하거나 존경한다는 의미로, 누군가의 영광스러운 기억을 불러일으킬 때 사용되는 말이다.
“그는 Trodladalen에서 Lundamyri로 천천히 오르는 장례 행렬을 보았습니다.
그는 경건히 그 광경을 바라보았습니다.
죽음이 데려간 이는 누구였을까요”
*
장례에 관한 곡인 만큼 ‘likbør’ 즉 장례 행렬(시신 운송)이라는 단어가 나오고 있다. 1집 7번 트랙 Likbør가 떠오르는 표현들이 보인다.
Trodladalen(Trolladalen)과 Lundamyri(Lunnamyri)는 송달의 지명들로서 발파르가 살았던 곳과 가까우며, 가사에 묘사된 것처럼 지형상 조금씩 올라가며 이어진다. 그리고 그 위쪽으로는 Arntor의 출신지인 Kvaole(Kvåle)가 위치한다. (이 Lundamyri와 ‘트롤들의 계곡’이라는 뜻의 지명 Trodladalen은 2집 4번 트랙 Svartesmeden og Lundamyrstrollet을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그는 우려하며 운송자들에 의해 옮겨지는 관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단정히 차려입은 채 죽어 있는 이는 Hvàll 가문 출신이었습니다.
그 후 그는 이제 더 이상 Arntor가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
관 속의 망자는 Fimreite 해전에서 전사한 Arntor였다.
Arntor의 혈통은 Hvàll 가문이다. (이로써 3집부터 윈디르의 베이시스트로 활동한 Jarle Kvåle의 예명 ‘Hvàll’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Arntor의 출신지 ‘Kvåle’ 성을 가진 이로서 매우 자랑스러울 것이다.)
“네, 그는(Arntor는) 자랑스럽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혈통의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전투에 자원하였고
자랑스러운 전사로서 살인을 행하였습니다.
노예 상태(종살이, 속박)와 배신을 거부하고, 평화를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
Arntor가 전투에 자원한 것은 2번 트랙 1184에서도 드러났듯이 그가 혈통의 평화를 위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Sverre와 그 무리의 속박 속에서 노예화되는 것을 거부하며, 그렇게 전사로서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그러나 반란과 전투에 대한 복수로서
배신자들은 setegard(귀족의 영구 거처 농장)를 차지하고자 하였습니다.
하루 안에 건널 수 없을 만큼 거대한 농장
농장이 기초한 이교도 땅까지도
새로운 혈통이 setegard를 지배하게 될 것이었습니다.”
*
‘반란’이란 1183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Arntor가 주도하여 일어났던 송달의 지역 민란을 뜻하고, ‘전투’는 1184년 6월 15일 일어난 Fimreite 해전을 의미한다.
Sverre와 그의 세력, 즉 종족의 ‘배신자’들은 송달의 큰 농장이자 혈통 기반 농장 ‘setegard’를 앗아갔고, 이제 새로운 혈통이 농장을 지배할 것이었다. 역사적으로 ‘setegard’는 귀족이 거주하기로 선택하였거나 영주권을 가진 농장에 사용되었던 용어이며, 세금 및 십일조 면제의 특권 등을 가지고 있었다. 송달 지역에는 Kaupanger, Kvåle(Arntor의 출신지), Stedje에 이러한 setegard가 존재한다.
‘Tilmed heiden grunn garden er tufta på’라는 구절은 몇몇 해석의 여지가 있는데, ‘tufta’라는 단어를 유적이나 집터, 주택의 기초와 관련된 표현으로 보았다.
“혈통과 명예를 위해 목숨을 바쳤고
setegard와 행복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죽음이 가까워졌을 때
그에게는 명예로운 장례식이 주어졌습니다.”
*
Arntor는 비록 Magnus 왕과 함께 패배, 전사함으로써 농장과 행복을 잃었지만, 끝까지 혈통을 위한 삶을 살았기에 명예로운 죽음과 장례식을 맞이할 수 있었다.
‘ætte’는 혈통, 조상, 가족, 후손 등과 관련된 단어이고, ‘æra’는 명예와 평판을 뜻하는 단어이다. 이 두 가지 개념은 옛 페이건 사회의 근간이 되는 것들이었고, 윈디르의 음악 및 가사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소재이다.
“이는 혈통(후손들)에게 비극이었습니다.
정말 그런 농장을 잃어야 했을까요
Sverre의 분노는 끝날 줄을 몰랐습니다.”
6. Destroy(파괴하라)
(중략)
7. Black New Age(검은 새로운 시대)
(중략)
8. Journey to the End(끝으로의 여행)
● 이 곡은 제목과 내용 모두 앨범의 완벽한 마무리이자 여운 그 자체다. 또한, 1번 트랙 Todeswalzer와 연관성을 이루며 앨범의 시작과 끝을 원처럼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어둠 속에 도사리는 희미한 그림자
제정신인 사람의 최악의 악몽
그 자신을 기리는 깨어남으로서의 죽음을 담은 비전
대등한 제정신의 사람들에게는 악몽의 현실화입니다
하지만 나, 나는 그것이 끝없는 거래의 마지막 조항이라 생각합니다”
*
‘죽음을 담은 비전’은 죽음을 통해, 끝으로의 여정으로써 얻을 수 있는 비전을 의미한다. 이것이 인간에게 찾아오는 양상을 ‘어둠 속에 도사리는 희미한 그림자’라고 시적 묘사하며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죽음을 담은 비전’의 ‘vision’이라는 단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죽음을 수반하는 이 ‘비전’은 일반적인 필멸의 존재들(mortals)에게는 최악의 악몽이겠으나, 화자는 이를 ‘자신을 기리는 깨어남’, ‘끝없는 거래(합의)의 마지막 조항’이라 표현하며 다른 태도와 관점으로 받아들인다. ‘거래(합의)’라는 단어가 인상적인데, 이는 오딘의 지식과 지혜를 얻기 위한 희생적 동의, 티르의 정의와 공공선을 위한 희생적 동의 등 북유럽 설화 속 다양한 서약, 선서, 거래나 합의들을 떠올린다면 쉽게 와닿을 것이다. 어찌 보면 삶이란 어려움, 위험을 무릅쓴 노력과 이로써 얻는 대가로 이루어지는, 거래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일반인과 화자의 죽음관이 대조를 이루고, 화자는 비전을 얻기 위해 죽음이 담긴 거래, 즉 삶 속 모든 거래의 마지막 조항을 마주한다.
“그것이 나에게는 일반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내 비전을 받아들였습니다.
운명, 숙명, 피할 수 없는 이른 죽음
마침내 나는 죽었습니다.
그리고 비전은 다른 모든 이들에게 공개됩니다”
*
이것이 자신에게 ‘일반적’인 일이라 묘사하는 것에서 그의 비범한 면모를 헤아려 볼 수 있다. 죽음 뒤 신들의 세계로 가고 신들과의 연결을 통해 신성한 지혜를 얻는, 죽음에 대한 페이건적 관념에 기반한 것으로도 보인다.
앨범의 첫 곡인 Todeswalzer의 가사에서도 드러나 있듯이, 화자는 죽음을 통해, 즉 신들에게로 향하는 세상 끝으로의 머나먼 여행을 통해 힘과 지혜를 얻는다. 그렇기에 본 곡 마지막 줄의 ‘비전’이란, 영혼이 된 그가 정신력과 지력으로써 얻은 지혜, 통찰력, 깨달음, 영적 계시, 예지력 등을 모두 포함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가 ‘이른 죽음’을 맞이하고 세상의 저편 끝으로 여행을 떠남에 따라 세상에는 그의 ‘비전’이 펼쳐 드러난다. 개인적으로 이 마지막 부분은 볼 때마다 참으로 가슴 아프면서도 놀랍게 느껴진다. 다름이 아니라, 이 곡을 만든 발파르의 때 이른 죽음, 그리고 세상에 남은 그의 아름다운 발자취와 유산, 영향력을 떠오르게 하기 때문이다. ... Se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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