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a Review

Artist	Lita Ford
Album	Lita
Type	Album (Studio full-length)
Released	February 2, 1988
Genres	Hard Rock, Glam Metal
Labels	RCA Records
Length	40:17
Ranked	#80 for 1988 , #4,916 all-time

Reviewer :  구르는 돌         Rating :  85 / 100

글램 메탈의 최고봉은 누가 뭐래도 Mötley Crüe일 것이다. 작곡력과 연주력, 대중적인 인기 모든 면을 통틀어도 Mötley Crüe만큼의 위상을 지닌 밴드는 없다시피하다. 그 뒤를 잇는 밴드로는 Poison이나 Ratt, Cinderella, Twisted Sister를 거론할 수 있을 듯하다. 그렇다면 흔치않은 여성 헤비 메탈리스트인 Lita Ford의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 위에서 언급한 밴드들을 1류 밴드로 분류한다면, 아무래도 Lita Ford는 1류들에 비하면 모자람이 있다. Lita Ford의 위치는 안타깝게도 그 아래인 2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혹하게 말해서 남성 위주로 흘러가는 헤비 메탈씬에서 드문 여성 뮤지션이라는 부분이 비록 눈길을 끌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그녀의 역량은 장르내에서 최고의 위치를 점하는 밴드에 비해서는 상당한 손색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Lita Ford는 이와 같은 혹독한 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 한 장의 앨범을 발표한 적이 있다. 그 앨범이 바로 그녀의 세 번째 앨범인 Lita다. 글램 메탈의 인기가 정점을 찍은 80년대 후반에 나온 이 작품은 Poison이나 Ratt 같이 인기전선의 최전선에 나가있던 밴드들의 역작에 밀리지 않는 명작이다. 사실 Lita Ford 자체가 글램 메탈이라는 장르의 미시 세계까지 탐구할 생각이 없는 리스너라면, 그녀의 작품은 굳이 듣지 않아도 상관없다. 위에서 언급한 정상급 밴드들만 들어도 충분하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단 한장의 명반이 하나가 있으니 바로 본작이다. 다른 앨범은 굳이 듣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글램 메탈 팬이라면 본 작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작품이다.

본 작의 첫 시작을 여는 Back to the Cave는 전형적인 글램 메탈 송이다. 블루지한 흥겨운 리프와 멜로디, 여성 특유의 관능적인 목소리가 매혹적인 트랙이다. 전형적인 형태의 곡이기 때문에 식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만큼 글램 메탈의 본질을 꿰뚫고 있어서 쉽게 질리지 않는 곡이라 할 수 있겠다. Kiss Me Deadly는 본작에 수록된 곡들 중에서 가장 이색적으로 들리는 트랙으로, 왠지 크리스마스에 흘러나와도 어색하지 않을 듯한 분위기가 기이하기 만하다. 개인적으로 Falling in and Out of Love은 이 앨범에 실린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한다. 메탈 밴드의 발라드 송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입장이지만, 이 곡은 예외에 해당되는 곡이다. 허스키한 Lita Ford의 목소리와 Craig Krampf의 절절한 기타연주가 잊혀지지를 않는다. 앨범의 마지막에 수록된 Close My Eyes Forever도 깊은 인상을 남기기는 마찬가지다. Ozzy Osbourne과 듀엣으로 부른 것으로 눈길을 끈 발라드 트랙으로 본작의 인기를 견인하였다.

그녀의 커리어는 이후에는 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는다. 90년대 중엽까지 여러 장의 앨범을 발표면서 비교적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여타 밴드들처럼 그녀 또한 대안 록의 습격으로 사그러 들 수밖에 없었다. 90년대에 Black을 발표하고, 10년 이상의 휴지기를 가진 뒤에 다시 활동을 재개했지만, 이미 그녀는 한물간 가수에 지나지 않았다. 이미 메탈 음악의 주도권이 옛날에 해체된 상황이니 만큼 그녀의 활동이 주목을 끌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그녀의 이름은 여전히 남아있다. 글램 메탈의 최전성기인 80년대에도 Lita Ford는 정상급에 속한 뮤지션은 아니었다. 그러나 단 한 장의 앨범을 남긴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억할 만한 존재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