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tens madrigal: Aatte hymne til ulven i manden Review

Band	Ulver
Album	Nattens madrigal: Aatte hymne til ulven i manden
Type	Album (Studio full-length)
Released	March 3, 1997
Genres	Black Metal, Folk Metal
Labels	Century Media Records
Length	43:59
Ranked	#61 for 1997 , #2,693 all-time

Reviewer :  아나나비야         Rating :  95 / 100

블랙 메탈에서 음질과 톤은 공간감을 담당한다. 숲에서 녹음을 했다더니 부엽토에 앰프 파묻고 스파크 일으키면서 녹음한 듯한 Ulver 3집의 음질은 그런 점에서 개성이 남다르다. 같은 장르에서 적절한 톤으로 특유의 공간감을 형성한 사례인 다크스론 4집, 버줌 3집, 인슬레이브드 1집에 비하면 Ulver 3집은 공간이고 뭐고 메마르고 찌그러진 수준이다. 단순히 음질만 나빴으면 똥블랙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겠지만, 거친 음질에도 각 파트는 선명하게 들린다. 프로덕션이 열악하지는 않다는 것인데, 이 의도적인 '공간감 삭제'는 감상자가 리프에만 온전히 집중하게 한다. 1~2집에서 자주 쓰인 포크와 키보드도 최대한 자제해 이 효과를 돕는다.

독특하고 감성적인 리프가 역동적으로 전개돼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Ulver 3집의 블랙 메탈 리프는 정석적이면서도 고유성이 있다. 특히 6, 7번은 세컨드 웨이브 블랙 메탈에서 잘 쓰이지 않는 장조가 쓰였는데, 기존 곡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고 잘 녹아든다.

양산형 로우 블랙 메탈에는 리프가 비슷비슷하고 자기 복제가 심하다는 비판이 붙는다. Ulver는 늘 스스로를 뛰어넘으려는 시도를 하는 점에서 이런 비판이 필요가 없다. 1집의 앳모스페릭 블랙 메탈을 들은 감상자는 이들이 2집에서 포크를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감성적인 1집과 2집에 끌린 센추리 미디어조차 저음질의 매운맛 블랙 메탈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은 못했을 것이다. 이후로는 전자음악을 시도하는데, 현재도 음반마다 장르가 바뀌는 게 컨셉이 됐다. 팬으로의 욕심이지만 Ulver는 블랙 메탈을 계속 했어도 명반들을 냈을 듯하다.

장르 이해에 투철하면서도 리프와 톤 하나로 개성을 극대화한 독보적인 명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