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vy Metal Is Back Review

Band	피해의식 (Victim Mentality)
Album	Heavy Metal Is Back
Type	Album (Studio full-length)
Released	April 2, 2015
Genres	Heavy Metal, Glam Metal
Labels	LoveRockCompany
Length	46:10
Ranked	#255 for 2015 , #8,341 all-time

Reviewer :  경이         Rating :  80 / 100

최근 5년, 그리고 앞으로 몇 년동안 우리사회의 시대 정신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피해의식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제 인생 마일리지가 그렇게 쌓여있지는 않습니다만, 지금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피해의식을 많이 가진 적이 있었을까요? 라디오 시사 방송에서 한 패널이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대한민국에서 억울하지 않은 사람 없다고.

진보는 이명박근혜에게 당한 것에 이를 갈았다면, 보수는 이명박근혜를 감방에 보낸 것에 이를 갈고 있습니다. 전 대통령은 자신의 생물학적 부친이 피살된 것에 피해의식을 가진다면, 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부친이 자살당한 것에 피해의식을 가집니다. 친일과 친미에 대한 피해의식과, 친북과 친중에 대한 피해의식이 대립합니다.

여성은 여성이어서 그동안 당해온 것에 대한 피해의식에, 남성은 남성이어서 그동안 당해온 것에 대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집이 없으면 집 가진 사람들에 대한 피해의식을, 집이 있으면 다주택자들에 대한 피해의식을, 집 값이 안 오르면 집 값이 안올라서 피해의식을, 집 값이 오르면 세금이 올라서 피해의식이 생깁니다.

전 국민이 자신이 당한 일들에 대한 억울함 혹은 분노를 가지고 피해에 대한 시정과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사실로서 피해의식의 표현은 분명 세상의 진보와 정의를 위해 필요한 일이나, 최근 몇 년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그것의 역기능에 피로를 느낍니다. 문제는 모두가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고, 양립할 수 없는 너무나도 많은 각자의 피해의식들이 사회에서 충돌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하나의 피해의식이 다른 피해의식을 재생산하고 소모하고 있다. 각각의 피해의식은 존중되어야 하나, 피해의 부당함이 모든 피해의식을 정당화하지 않습니다.

우리사회에 '피해의식의 정치화', '피해의식의 주류화', '피해의식의 권력화'가 태동하기 전에, 밴드 은 상당히 앞서 나간 밴드명으로 세상에 등장했습니다. 이들의 음악과 메세지에 굳이 거창한 의미부여를 할 필요는 없지만서도, 시의성 만큼은 매우 높게 평가합니다. 그리고 그 B급 감성이 잘 먹혀서 좀 더 떴으면 좋았을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