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 In
Register
Free Board
Name :  level 7 기븐
Date :  2009-08-23 17:46
Hits :  9345

메탈이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매우 짜증나는 일이 생겼죠.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었는데, 어떤 무개념 미친X이 꼬마애를, 그것도 사내놈으로 두명이나 데리고 온 겁니다.

그리고 애들 보호자는 대체 어디 있는지 보이지도 않고, 꼬마놈들은 아주 살판이 나서 괴성을 지르고 오만가지 물건을 발로 차고 뛰어다니면서 놀고 있더군요.

진짜 짜증나서 책 내용이 하나도 안 들어오는 겁니다.

게다가 아주 웃긴게, 도서관 사서들도 이용자들도 그것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하는겁니다.

제가 유난히 민감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관리자가 가만히 있는데 혼자서 깝치면서 나대기가 좀 그래서 그냥 참고 있었습니다.

근데, 도서관 자료실 문 닫는 시간이 오후 5시인데, 마침 제가 읽고 있던 책이 다 읽기까지 10장 정도 남은겁니다.

몇 분만 더 있으면 다 읽겠는데, 자료실 문을 닫는 바람에 나와야 했죠.

거기다가, 원래 도서관에는 무개념 또라이들이 좀 있는데, 그날따라 각종 인간들이 거슬리는 겁니다.

엠피쓰리로 크게 노래를 듣는 사람이 있어서 다른 자리에 앉았더니 어떤 아들과 아버지가 크게 속삭이면서 이야기를 하지를 않나, 다른 곳에 갔더니 할아버지가 계속 트림을 하고 손가락에 침을 퉤퉤 뱉으면서 책을 보지를 않나;;

그런 사람들 때문에 거슬려서 결국 책을 제대로 못 읽다가 결국 마지막 10페이지를 남기고 도서관에서 나와야 했습니다.

정말 짜증나서, 자판기에서 캔커피를 뽑아먹는데 캔이 잘 따지지 않으니까 던져서 터트려버리고 싶은 충동이 날 정도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평소 습관대로 이어폰을 꼽고 아이팟을 키니까, 마침 메탈리카 Ride The Lightning 앨범이 재생되고 있었는데, 재생을 하니까 Creeping Death가 나오더군요.

미칠 듯이 정교하고 인간의 심장을 자극하는 좀비같은 기계적 리프가 터져나오는 순간 온갖 짜증이 사라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렇게 정신없이 듣고 나서 끝내주는 연주곡 The Call Of Ktulu를 듣다 보니까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졌습니다.

진짜 음악을 안 들었으면 집에 가는 내내 짜증과 괴로움에 시달렸을 텐데 말이죠.





예전에 학교 발표수업 때 메탈 관련 주제를 선정하고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슬레이어의 Disciple이라는 곡을 엠피에 담아놓은 적이 있습니다.

이 곡은 God Hates Us All이라는 앨범에 수록된 곡인데, 메킹에 보니까 이 앨범이 욕을 많이 먹고 있더군요;;

여튼 그 말을 하려는 게 아니고.. 사실 저 곡은 어떤 메탈관련 다큐멘터리에서 처음으로 들어봤던 곡입니다. 특히 가사가 마음에 들더군요. 슬레이어 인터뷰 보면 그냥 앨범 팔아먹으려고 자극적으로 쓴 가사라고 했지만..;;

근데, 진짜로 화가 났을때는 저 곡을 들으면 풀립니다. 언젠가 진짜로 미친 듯이 화가 나서 길거리에 있는 쓰레기통을 발로 차서 안에 있는 내용물이 사방팔방으로 튀는 모습을 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고 뭐가 그리 즐거운지 싱글벙글 쪼개면서 걷고 있는 중딩놈 아가리를 날려버리고 싶은 마음에 온 몸을 부들부들 떨 때가 있었죠.

그때 하필이면 엠피로 감마레이 노래를 듣고 있었는데, 노래가 물렁물렁한 나머지 그 노래마저 짜증을 팍팍 돋우는 역할을 하고 말더군요.

그런데 언젠가, 어떤 감정의 상태를 풀려면 그 감정과 비슷한 느낌의 노래를 들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우울할 때는 우울한 노래를 듣고, 화가 날 때는 과격한 노래를 들으면 풀린다는 거죠.

그래서 엠피에 들어있던 슬레이어의 Disciple을, 엠피 볼륨을 풀로 올려서 귀청 떨어질 정도의 크기로 재생해 봤습니다.

순식간에 얼굴 전체가 일그러지면서 온갖 물건을 부수고 있다는 착각이 들면서 X같은 세상과 X만도 못한 신에 대한 분노가 온 몸에 엄습하더군요.

그리고 중 후반부에서 "I never-" 하면서 울부짖는 소리를 듣는 순간 강렬한 쾌감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렇게 귀가 터질듯한 리프와 절규하는 보컬 소리를 약 3분 정도 듣고 나니까.. 거짓말같게도 저를 사로잡던 미칠 듯한 분노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더군요.





진짜 메탈이 없었으면 과연 어떻게 그 많은 스트레스를 참고 견디면서 살아갔을지 모르겠네요. 비단 짜증과 분노 뿐만 아니라, 우울함과 무기력함 따위도 메탈을 듣다 보면 싸그리 사라져 버립니다.

하기야, 메탈을 몰랐을 때는 FPS게임에 빠져서 공부해야 할 시간에 피시방에 쳐박혀서 미친듯이 게임을 하곤 했죠. 저를 그 게임 중독에서 구해 준 것도 메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교회에서 백날 기도하는 것보다 메탈 한 곡 듣는 것이 저에게 부담을 주는 온갖 괴로움과 고민에서 해방을 시켜주는 구세주의 역할을 했습니다. 메탈은 저에게 있어서 구세주입니다. (기독교를 비하하는 건 아닙니다 ^^ 제 느낌일뿐..)
Share on Facebook
Share on Twitter
Post   list
level 14 슬홀     2009-08-23 18:14
적절한 시기에 한곡이 터져 줬군요^^ 저도 기분이 그럴 때 무자비하게 달리는 메탈곡 하나 갈깁니다. 아 그리고 그 앨범 좋아합니다. 이상하게 Darkness Of The Christ 라는 인트로트랙이 확 땡기더군요.
level 19 Mefisto     2009-08-23 18:45
Disciple은 저도 정말 좋아하는곡입니다. ㅎㅎㅎㅎ 형님들께서도 매라이브 첫트랙으로 자주 연주하시죠ㅎㅎ
level CleriCus     2009-08-23 19:24
슬레이어를 미치도록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스트레스 받을 때는 Reign in Blood만한 게 없더군요ㅋㄷ 비가 막 쏟아져서 짜증나는 날엔 우산들고 나가서 Raining Blood 질러주면 ㅎㅎ
level 7 Megle     2009-08-23 19:50
왠지 감동이 몰려오네요 ㅋㅋ 저는 스트레스 받을때 엠피소리 엄청올리고 raining blood 들어요ㅋㅋ bloodline도 나쁘진 않던데요
level 9 LaClayne     2009-08-23 20:01
짜증이나 분노가 일땐 주로 스래쉬나 멜데/데스 계열이 많이 끌리는 거 같네요.
스트레스도 많이 줄여주고요 :)
level 21 Eagles     2009-08-24 01:19
ㅎㅎ 전 기분이 좋을 경우에만 메탈음악을 듣습니다.

사실 주위에서 "메탈음악으로 스트레스 푸냐?" 라고 물어보면 잘 이해가 안가더라고요..

저는 기분 별로때 제가 좋아하는것들(음악같은..)을 취하게 되면 별로 감흥이 없는듯 하네요..
level 8 Sentinel     2009-08-27 15:04
아무리 그래도 화가 잔뜩 났다고 세인트 앵거는 듣지 마세염 ㅎㅎ
폭팔할 수 있습니다
level 9 thy_divine     2009-08-28 07:54
그 도서관어딘지 ㅋㅋ
NumberTitleNameDateHits
5535닭트랭 앨범 리마스터반 사는 거 좋을까요? [14]level 7 기븐2009-12-0910430
5529핫트랙스에 카니발콥스가 있네요.. [3]level 7 기븐2009-12-0811227
5511Heavenly의 Wasted Time 이라는 곡 [5]level 7 기븐2009-12-0410231
5496[뻘] 왠지 동물이 남자여자를 구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8]level 7 기븐2009-12-0110692
5409나는 왜 메탈을 듣게 되었는가? [16]level 7 기븐2009-11-169651
5383Death Magnetic 좋아하는 분들 없나요? [17]level 7 기븐2009-11-129426
5373여태껏 살면서 데스메탈 듣다가 눈물이 나오리라고는 [12]level 7 기븐2009-11-1110141
5328드림씨어터 신보 수록곡 중 The Best Of Times [6]level 7 기븐2009-10-2910400
5299감성 위주의 음악에 대해 [28]level 7 기븐2009-10-238837
5286칠보의 Hate Crew Deathroll 에서 [5]level 7 기븐2009-10-2110285
5285레전드 컴필앨범에 있는 다른 밴드들 노래 좋군요 [5]level 7 기븐2009-10-2110778
5278이색히들 미쳤네요 [8]level 7 기븐2009-10-1910597
5255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엠피3에 물려 듣기 좋은 이어폰들 [17]  level 7 기븐2009-10-149881
5252메탈은 상당히 고음질의 재생기기를 요하는 장르입니다 [21]level 7 기븐2009-10-139550
5217보너스트랙으로 장난치는 넘들 진짜 싫음.. [6]level 7 기븐2009-10-059967
5183나영이 사건에 관한 생각 [11]level 7 기븐2009-09-308956
5171어제 썼던 글을 재정리해서 다시 써 봅니다 [15]level 7 기븐2009-09-288618
5160저도 몇년 전까지만 해도 여자를 좋아했었죠 [43]level 7 기븐2009-09-278769
5132왜 다들 메가데스 음악은 Hanger 18을 추천하는 거죠? [14]level 7 기븐2009-09-2013302
5130저를 메탈의 세계로 이끈 음악 중에 이런 게 있었죠 [10]level 7 기븐2009-09-209270
5124감마레이 신곡 Hell To The Metal..;; [5]level 7 기븐2009-09-1810327
5114Judas Priest 노래 중 Blood Red Skies 말이죠.. [4]level 7 기븐2009-09-1510065
5113Metal-Fi 이어폰, Ultimate Ears UE700 [12]level 7 기븐2009-09-159693
5102프라미얼피어 최고의 앨범과 최고의 명곡은? [14]level 7 기븐2009-09-1210104
5087이말년시리즈 락스피릿아파트 下가 나왔었네요 [5]level 7 기븐2009-09-0910802
5046글고보니까 상단 로고가 좀 바꼈네요 [8]level 7 기븐2009-08-299691
5044점점 프로그레시브 메탈이 좋아지네요 [15]level 7 기븐2009-08-299552
5043뻘] 레볼루션르네상스 Born Upon The Cross ㅎㄷㄷ [3]level 7 기븐2009-08-2910173
메탈이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지 모르겠습니다 [8]level 7 기븐2009-08-239346
4943여기 티모 톨키 팬은 안계시나요? [3]level 7 기븐2009-08-049848
4916리뷰 쓸 때 몇글자 남았는지 안 나와서 불편합니다 [2]level 7 기븐2009-07-289557
4910드림씨어터는 왜이리 인기가 많나요? [20]level 7 기븐2009-07-278981
4874어이없는 신문기자 놈들 [5]level 7 기븐2009-07-189551
4792유러피안 파워메탈도 솔직히 랩소디만 빼면 [22]level 7 기븐2009-06-1810429
4783어? 리플 고치는거 바꼈네요 [1]level 7 기븐2009-06-1610475
4761파워메탈이랑 NWOBHM에 대한 글 (개인의견) [12]level 7 기븐2009-06-118499
4759메탈이 우월한건 모르겠지만 가요가 확실히 열등한 이유 [10]level 7 기븐2009-06-119047
4750메탈 장르 계보 [22]  level 7 기븐2009-06-0615726
4730메탈 들으면서 눈물 흘린다는게 이상하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18]level 7 기븐2009-05-308939
4703카이한센 찬양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글 같지만.. [13]level 7 기븐2009-05-209498
1 2 3 4
Post
   
Info / Statistics
Artists : 46,242
Reviews : 10,038
Albums : 165,883
Lyrics : 217,138
Memo Box
view all
fosel 2024-05-05 17:05
비 비 비 무슨 3연벙도 아니고....
am55t 2024-05-03 13:12
김재하 !
차무결 2024-05-02 20:44
우종선 !
jun163516 2024-05-01 23:15
메 써 드 !
서태지 2024-04-22 10:09
4월20일 메써드 수원공연 최고였음돠 lml
서태지 2024-04-19 08:33
fosel / 불변의 진리죠 ㅎㅎ....
fosel 2024-04-18 09:36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싶고....
HIPnerd 2024-03-23 20:10
그슨대 시즌 2?
차무결 2024-03-17 19:13
음반 안 산지 2개월째
버진아씨 2024-03-11 16:45
별점 테러범들은 잊을만 하면 또 다시 기어 나와 설치고 다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