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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level 7 기븐
Date :  2009-08-23 17:46
Hits :  9362

메탈이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매우 짜증나는 일이 생겼죠.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있었는데, 어떤 무개념 미친X이 꼬마애를, 그것도 사내놈으로 두명이나 데리고 온 겁니다.

그리고 애들 보호자는 대체 어디 있는지 보이지도 않고, 꼬마놈들은 아주 살판이 나서 괴성을 지르고 오만가지 물건을 발로 차고 뛰어다니면서 놀고 있더군요.

진짜 짜증나서 책 내용이 하나도 안 들어오는 겁니다.

게다가 아주 웃긴게, 도서관 사서들도 이용자들도 그것에 대해 아무 말도 안 하는겁니다.

제가 유난히 민감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관리자가 가만히 있는데 혼자서 깝치면서 나대기가 좀 그래서 그냥 참고 있었습니다.

근데, 도서관 자료실 문 닫는 시간이 오후 5시인데, 마침 제가 읽고 있던 책이 다 읽기까지 10장 정도 남은겁니다.

몇 분만 더 있으면 다 읽겠는데, 자료실 문을 닫는 바람에 나와야 했죠.

거기다가, 원래 도서관에는 무개념 또라이들이 좀 있는데, 그날따라 각종 인간들이 거슬리는 겁니다.

엠피쓰리로 크게 노래를 듣는 사람이 있어서 다른 자리에 앉았더니 어떤 아들과 아버지가 크게 속삭이면서 이야기를 하지를 않나, 다른 곳에 갔더니 할아버지가 계속 트림을 하고 손가락에 침을 퉤퉤 뱉으면서 책을 보지를 않나;;

그런 사람들 때문에 거슬려서 결국 책을 제대로 못 읽다가 결국 마지막 10페이지를 남기고 도서관에서 나와야 했습니다.

정말 짜증나서, 자판기에서 캔커피를 뽑아먹는데 캔이 잘 따지지 않으니까 던져서 터트려버리고 싶은 충동이 날 정도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평소 습관대로 이어폰을 꼽고 아이팟을 키니까, 마침 메탈리카 Ride The Lightning 앨범이 재생되고 있었는데, 재생을 하니까 Creeping Death가 나오더군요.

미칠 듯이 정교하고 인간의 심장을 자극하는 좀비같은 기계적 리프가 터져나오는 순간 온갖 짜증이 사라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렇게 정신없이 듣고 나서 끝내주는 연주곡 The Call Of Ktulu를 듣다 보니까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졌습니다.

진짜 음악을 안 들었으면 집에 가는 내내 짜증과 괴로움에 시달렸을 텐데 말이죠.





예전에 학교 발표수업 때 메탈 관련 주제를 선정하고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슬레이어의 Disciple이라는 곡을 엠피에 담아놓은 적이 있습니다.

이 곡은 God Hates Us All이라는 앨범에 수록된 곡인데, 메킹에 보니까 이 앨범이 욕을 많이 먹고 있더군요;;

여튼 그 말을 하려는 게 아니고.. 사실 저 곡은 어떤 메탈관련 다큐멘터리에서 처음으로 들어봤던 곡입니다. 특히 가사가 마음에 들더군요. 슬레이어 인터뷰 보면 그냥 앨범 팔아먹으려고 자극적으로 쓴 가사라고 했지만..;;

근데, 진짜로 화가 났을때는 저 곡을 들으면 풀립니다. 언젠가 진짜로 미친 듯이 화가 나서 길거리에 있는 쓰레기통을 발로 차서 안에 있는 내용물이 사방팔방으로 튀는 모습을 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고 뭐가 그리 즐거운지 싱글벙글 쪼개면서 걷고 있는 중딩놈 아가리를 날려버리고 싶은 마음에 온 몸을 부들부들 떨 때가 있었죠.

그때 하필이면 엠피로 감마레이 노래를 듣고 있었는데, 노래가 물렁물렁한 나머지 그 노래마저 짜증을 팍팍 돋우는 역할을 하고 말더군요.

그런데 언젠가, 어떤 감정의 상태를 풀려면 그 감정과 비슷한 느낌의 노래를 들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우울할 때는 우울한 노래를 듣고, 화가 날 때는 과격한 노래를 들으면 풀린다는 거죠.

그래서 엠피에 들어있던 슬레이어의 Disciple을, 엠피 볼륨을 풀로 올려서 귀청 떨어질 정도의 크기로 재생해 봤습니다.

순식간에 얼굴 전체가 일그러지면서 온갖 물건을 부수고 있다는 착각이 들면서 X같은 세상과 X만도 못한 신에 대한 분노가 온 몸에 엄습하더군요.

그리고 중 후반부에서 "I never-" 하면서 울부짖는 소리를 듣는 순간 강렬한 쾌감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렇게 귀가 터질듯한 리프와 절규하는 보컬 소리를 약 3분 정도 듣고 나니까.. 거짓말같게도 저를 사로잡던 미칠 듯한 분노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더군요.





진짜 메탈이 없었으면 과연 어떻게 그 많은 스트레스를 참고 견디면서 살아갔을지 모르겠네요. 비단 짜증과 분노 뿐만 아니라, 우울함과 무기력함 따위도 메탈을 듣다 보면 싸그리 사라져 버립니다.

하기야, 메탈을 몰랐을 때는 FPS게임에 빠져서 공부해야 할 시간에 피시방에 쳐박혀서 미친듯이 게임을 하곤 했죠. 저를 그 게임 중독에서 구해 준 것도 메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교회에서 백날 기도하는 것보다 메탈 한 곡 듣는 것이 저에게 부담을 주는 온갖 괴로움과 고민에서 해방을 시켜주는 구세주의 역할을 했습니다. 메탈은 저에게 있어서 구세주입니다. (기독교를 비하하는 건 아닙니다 ^^ 제 느낌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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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14 슬홀     2009-08-23 18:14
적절한 시기에 한곡이 터져 줬군요^^ 저도 기분이 그럴 때 무자비하게 달리는 메탈곡 하나 갈깁니다. 아 그리고 그 앨범 좋아합니다. 이상하게 Darkness Of The Christ 라는 인트로트랙이 확 땡기더군요.
level 19 Mefisto     2009-08-23 18:45
Disciple은 저도 정말 좋아하는곡입니다. ㅎㅎㅎㅎ 형님들께서도 매라이브 첫트랙으로 자주 연주하시죠ㅎㅎ
level CleriCus     2009-08-23 19:24
슬레이어를 미치도록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스트레스 받을 때는 Reign in Blood만한 게 없더군요ㅋㄷ 비가 막 쏟아져서 짜증나는 날엔 우산들고 나가서 Raining Blood 질러주면 ㅎㅎ
level 7 Megle     2009-08-23 19:50
왠지 감동이 몰려오네요 ㅋㅋ 저는 스트레스 받을때 엠피소리 엄청올리고 raining blood 들어요ㅋㅋ bloodline도 나쁘진 않던데요
level 9 LaClayne     2009-08-23 20:01
짜증이나 분노가 일땐 주로 스래쉬나 멜데/데스 계열이 많이 끌리는 거 같네요.
스트레스도 많이 줄여주고요 :)
level 21 Eagles     2009-08-24 01:19
ㅎㅎ 전 기분이 좋을 경우에만 메탈음악을 듣습니다.

사실 주위에서 "메탈음악으로 스트레스 푸냐?" 라고 물어보면 잘 이해가 안가더라고요..

저는 기분 별로때 제가 좋아하는것들(음악같은..)을 취하게 되면 별로 감흥이 없는듯 하네요..
level 8 Sentinel     2009-08-27 15:04
아무리 그래도 화가 잔뜩 났다고 세인트 앵거는 듣지 마세염 ㅎㅎ
폭팔할 수 있습니다
level 9 thy_divine     2009-08-28 07:54
그 도서관어딘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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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2024-05-23 21:56
간만에 COF - Cruelty and the beast 돌리는 중입니다. 명반 오브 명반입니다 ㅜ
fosel 2024-05-21 22:58
아침은 아직 춥던데;;;;
앤더스 2024-05-21 21:34
이제 여름 준비해야겠네요
fosel 2024-05-20 23:46
슬레이어의 Hell Awaits 떠오르는 밤이다... 안되겠다....한곡 때리고 자야겠다....
jun163516 2024-05-19 19:53
삼겹살에 소주 먹고싶은 저녁이군요 ㅎㅎ
fosel 2024-05-19 00:30
냉삼은 사랑입니다. ㅎㅎ
앤더스 2024-05-13 16:24
하루만 버티면 공휴일이네요~
fosel 2024-05-12 23:21
웰컴 투 월요병;;;;
fosel 2024-05-05 17:05
비 비 비 무슨 3연벙도 아니고....
am55t 2024-05-03 13:12
김재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