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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mare Logic Review

Power Trip - Nightmare Logic
Band
Albumpreview 

Nightmare Logic

TypeAlbum (Studio full-length)
Released
GenresThrash Metal, Crossover Thrash
LabelsSouthern Lord Recordings
Length32:50
Ranked#28 for 2017 , #1,337 all-time
Album rating :  88.9 / 100
Votes :  16  (1 review)
Reviewer :  level 1         Rating :  95 / 100
지난 2017년 겨울,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 앨범에 관한 글을 블로그에 쓰던 기억이 납니다. 그 글을 2019년 가을인 지금 이 곳에 다시 올리는데, 글을 수정하면서 이 밴드가 2년간 얼마나 떡상했는지 생각하니 새삼 감회가 새롭습니다.

파워 트립(Power Trip)은 2008년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결성된 크로스오버 스래시/하드코어 펑크 밴드입니다. 결성 후 몇 년 동안 짜잘한 데모와 EP들을 선보이다가, 2013년 첫 번째 정규 앨범 Manifest Decimation을 통해 그 이름을 전 세계의 청자들에게 알렸습니다. 그리고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17년 두 번째 정규 앨범 Nightmare Logic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아메바 레코드(Amoeba Record)는 미국의 레코드 체인입니다. 아메바는 유튜브 채널에 What's In My Bag이라는 이름의 동영상 시리즈를 올리는데, 음악인들이 아메바 레코드를 방문하여 직접 음반들을 골라서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지요. 그 시리즈물 중, 파워 트립 편을 본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이 밴드의 드러머인 크리스 얼쉬(Chris Ulsh)가 골라 소개한 음반들을 한 번 봅시다. 그 중에는 일본 디-비트/크러스트 펑크 대표 밴드인 디스클로즈(Disclose)의 2004년작 Yesterday's Fairytale, Tomorrow's Nightmare도 있었고, 블랙 데스 메탈 계의 전설적인 인물 피트 헬캄프(Pete Helmcamp)의 프로젝트 밴드 중 하나인 케라스포러스(Kerasphorus)의 EP 합본 앨범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깐 하드코어 펑크에서 가장 시끄럽고, 메탈에서 가장 골 때리는 것들만 골라 들으면서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는 거죠. 이러한 드러머의 음악 취향이 이 밴드 음악 성향으로 바로 이어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익스트림 메탈 + 로우한 펑크/하드코어, 대충 예상이 되시죠?

그러면 이렇게 생각하시겠지요. '그게 바로 크로스오버 스래시라는 장르 아냐?' 네, 맞습니다. 하드코어 펑크와 메탈이 섞인 게 크로스오버 스래시지요. 그리고 이 밴드는 당연히도 크로스오버 스래시 밴드로 취급이 됩니다. 하지만 좀 더 이 밴드 음악만의 특별하고 독창적인 면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크로스오버 스래시'는 아시는 대로 스래시 메탈+하드코어 펑크인데요, 이 조합에서의 포인트는 무엇보다도 날램과 시원함이 아닐까요? 스래시 메탈을 더 날카롭게 다듬었다고나 할까요? 80년대의 파이오니어들인 D.R.I.(Dirty Rotten Imbeciles), S.O.D.(Stormtroopers of Death)부터 시작해서, 2010년대의 머니시펄 웨이스트(Municipal Waste)와 톡식 홀로코스트(Toxic Holocaust)에 이르기까지, 이 공식은 그간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파워 트립의 크로스오버 스래시는 그 공식이 아닙니다. 한 번 이렇게 표현해보겠습니다. (내 개인적 생각입니다.)

- 일반적인 크로스오버 스래시 : 80년대식 스래시 메탈 + 80년대식 정통 하드코어 펑크

- 파워 트립이 선보이는 음악 : 80년대식 스래시 메탈 + 80년대 말 ~ 90년대 초의 스래시/데스 과도기적 사운드 + 90년대 이후의 메탈릭 하드코어 + 올드스쿨 하드코어 펑크

파워 트립의 이 음반을 들으면서 느꼈던 것은, 올드스쿨 스래시와 펑크만 죽어라 파던 머니시펄 웨이스트나 톡식 홀로코스트 같은 밴드들의 음악을 들을 때 느끼던 그것과 좀 달랐습니다. 더 어둡고, 더 무겁고, 더 과격합니다. 메탈로 치면 정통 스래시가 아니라 데스래시에 가깝고, 하드코어로 치면 올드스쿨이 아니라 메탈릭한 편이죠. 앞에서 언급한 밴드들과는 다른 새로운 느낌의 크로스오버 스래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꾸 이야기하면 지겨운 동어반복만 될 것 같고... 아무튼 이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한계입니다. 어쨌건....

하드코어 이야기를 더 해볼까 합니다. 이 밴드는 '메탈'만큼이나 '하드코어 펑크'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음악을 들어보시면 느리고 무겁게 찍어주는 부분이 많은데(첫 트랙인 Soul Sacrifice의 도입 부분부터 확실하죠), 이건 거의 메탈릭 하드코어의 빗다운 파트를 듣는 느낌입니다. 또한 시시때때로 나오는 시원시원하게 달리는 부분(2번 트랙 Executioner's Tax는 그 리듬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밀어붙입니다)은 하드코어 스타일 투-스텝 파트를 생각나게 하지요. 밴드의 한 인터뷰 영상을 보면, “펑크 느낌 나게 하려고 일부러 더블 베이스 드럼을 쓰지 않는다.”라고 드러머가 말한 적도 있어요. 이 말은, 이 앨범은 일반적인 크로스오버 스래시처럼 '메탈에 하드코어 펑크 요소를 좀 곁들였다' 정도가 아니라, 둘 중 어느 장르가 메인이라고 확실히 정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절묘하고 균형 있게 두 장르 사이에서 줄타기 하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슬레이어(Slayer), 페스틸런스(Pestilence)의 무자비한 과격함과 S.O.D., D.R.I.의 시원시원한 질주감이 서로 누가누가 더 잘 달리나 대결을 하는 듯한 쾌감의 빠른 파트, 오비추어리(Obituary)의 묵직함과 크로-맥스(Cro-Mags)의 리듬감이 떡을 치는 짜릿함을 전해주는 느리고 무거운 파트, 그리고 여기다가 리웨이(Leeway)와 수어사이덜 텐덴시즈(Suicidal Tendencies) 스타일의 투-스텝 파트까지 곁들인 다음, 이 모든 재료들을 완벽한 구성으로 잘 조합해낸 것. 그것이 이 앨범입니다. 그냥 다 있습니다. 스래시 메탈, 크로스오버 스래시, 데스 메탈, 올드스쿨 하드코어 펑크, 뉴욕 하드코어, 메탈릭 하드코어 등등... 펑크와 메탈이 지난 30년 동안 열심히 이룩해놓은 수많은 것들, 그 모든 것을 자기네들 마음대로 다 섞어버리고 완벽하게 구사해낸 것이 바로 이 앨범에 들어있습니다. 이쯤 되면 크로스오버 스래시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미안해지는 수준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메탈은 메탈대로, 하드코어는 하드코어대로 끝내주는 부분만 가져와서 완벽한 비율로 섞어버렸으니, 이게 안 좋을 수가 없습니다. 하드코어 펑크에는 끔뻑 죽고 메탈도 좋아하는 저 같은 놈에게는, 그냥 닥치고 2017년 최고의 앨범이자 2010년대 최고의 앨범이 되는 겁니다. 아직도 기억나는데, 정말로 처음 듣자마자 이 앨범과 이 밴드에게 반해버렸습니다.

그래서 이 밴드는 오래 전부터 하드코어 펑크 팬들의 관심을 많이 받아오던 중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최고의 하드코어 펑크 페스티벌 중 하나인 미국 필라델피아의 디스 이즈 하드코어(This Is Hardcore)에서 2012, 2014, 2015, 2016년까지 무려 4차례나 공연했고, 기타 큼지막한 하드코어 페스티벌의 메인 라인업을 자주 차지했습니다. 그 외에도 헤비 하드코어의 전설 인테그리티(Integrity)와 스플릿 앨범을 낸다든지, 베인(Bane)이나 테러(Terror) 같은 하드코어 밴드들과 투어를 돈다든지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앨범이 나오기 직전까지도 밴드의 주요 활동 무대는 메탈이 아니라 하드코어 펑크 씬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앨범을 통해, 이제 그 협소한 하드코어 씬을 뛰어넘어 메탈 씬에서도 큰 사랑을 받게 되었고, 이름값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요. 그게 이 앨범이 나온 2년 동안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밴드의 승승장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수많은 음악 언론들은 계속해서 이들을 주목하고 있고, 각종 페스티벌 무대를 휩쓸고 다니며, 전설적인 80년대 빅네임들과도 투어를 돌고 있습니다.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이 앨범입니다.

완벽한 음악에 완벽한 음향이 빠질 수 없습니다. 밴드는 2013년에 발표한 첫 번째 청규 앨범 Manifest Decimation에서 시대착오적일 정도로 올드스쿨 데스/스래시 메탈 그대로의 벙벙거리는 프로덕션을 들려주어서 꽤 화제가 되었는데요. 이번에도 그 스타일 그대로 이어갑니다. 그것도 더 맛깔나게요. 1집의 그 벙벙거리는 사운드에 속을 꽉 채워넣어 아주 묵직하게, 그러면서도 겉면의 꺼끌꺼글한 촉감 또한 살아있는 최고의 사운드 프로덕션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끝내주는 프로덕션은, 바로 톡식 홀로코스트의 리더 조엘 그라인드(Joel Grind)의 작품 되시겠습니다. 그는 자신의 밴드 톡식 홀로코스트의 음반을 만들 때, 모든 악기 연주와 보컬은 물론이고 믹싱과 마스터링 등 프로덕션 작업까지 모두 혼자 해내는 사람이죠.

결론입니다. 당신이 머리를 길게 기르고, 맥주를 퍼 마시며, 패치가 더덕더덕 붙은 땀내 나는 배틀 자켓에 총알 벨트를 찬 메탈 변태인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또한 당신이 베인 후드티를 입고 야구모자 눌러 쓴 채 투스텝과 스테이지 다이빙, 모싱을 즐기는 하드코어 키드인가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메탈이건 하드코어 펑크건, 뭘 좋아하시든 큰 상관없습니다. 다만 그저 강력하고 과격한 음악을 좋아하신다면, 이 앨범은 여러분을 완벽하게 만족시켜드릴 것입니다.

아직도 안 들으셨다구요? 지금으로서는 너무나 늦었습니다. 그렇지만 더 이상 늦어서도 안 됩니다. 2010년대가 끝나가는 지금, 지난 10년간을 돌아보면 이들이 2010년대 최고의 헤비 뮤직 히어로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이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2020년대로 넘어가서 이미 본좌가 된 이 밴드의 모습을 보지 마시고, 미친 속도의 상승세로 바로 그 자리를 막 탈환하려는 지금을 즐기세요. 나중에 보면 감회가 아주 색다르실 겁니다. 여기서 글은 끝나니까, 빨리 이 밴드의 개박살나는 이 음반을 들으시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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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ing (Songs)

titleratingvotes
1.Soul Sacrifice4:1291.73
2.Executioner's Tax (Swing of the Axe)3:4692.54
3.Firing Squad3:19851
4.Nightmare Logic4:23901
5.Waiting Around to Die4:24901
6.Ruination3:11851
7.If Not Us Then Who4:11751
8.Crucifixation5:22751

Line-up (members)

  • Riley Gale : Vocals
  • Blake "Rossover" Ibanez : Lead Guitars
  • Nick Stewart : Rhythm Guitars
  • Chris Whetzel : Bass
  • Chris Ulsh : Drums
10,030 reviews
Nightmare Logic
▶  Nightmare Logic Review (2017)
level 1 애달픈마음   95/100
Oct 11, 2019       Likes :  7
지난 2017년 겨울,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 앨범에 관한 글을 블로그에 쓰던 기억이 납니다. 그 글을 2019년 가을인 지금 이 곳에 다시 올리는데, 글을 수정하면서 이 밴드가 2년간 얼마나 떡상했는지 생각하니 새삼 감회가 새롭습니다. 파워 트립(Power Trip)은 2008년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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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s : 46,187
Reviews : 10,030
Albums : 165,614
Lyrics : 216,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