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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ht - War of Words cover art
Artist
Album (1993)
TypeAlbum (Studio full-length)
GenresHeavy Metal, Groove Metal

War of Words Reviews

  (1)
Reviewer :  level 11   50/100
Date : 
메탈계를 떠들썩하게 뒤흔들어 놓은 거대한 사건이 터진 해를 꼽아야 한다면 역시 1993년을 결코 빼 놓을 수 없는 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뭐 특별히 엄청나게 좋은 앨범이 나와서! 라는 답이 아니기에 안타깝기도 하다. Judas priest의 프런트맨이자 전설적인 헤비 메탈 보컬리스트로 입지를 굳건히 쌓아가고 있던-말 그대로 Living legend, 2011년 시즌을 뛰고 있는 스포츠 스타로 따지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Ryan Giggs나 뉴욕 양키스의 Derek Jeter 정도라고 할까-Rob Halford가 결국 Judas priest와의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Scott Travis는 그런 Halford와 행보를 함께하고, 결국 Tipton과 Downing과 Hill 세 멤버를 남겨둔 채로 Halford는 떠나고 만다. 그는 젊은 뮤지션들을 끌어 모았고, Metal God의 명성을 흠모하는 많은 뮤지션들이 그런 Halford를 찾았다.

그리고 1993년 10월, 드디어 Halford 솔로 커리어의 첫 장을 여는 본작이 발표되었다. 일단 앨범의 스타트는 상쾌하다. Into the pit은 통쾌하기까지 한 Halford의 날카로운 스크리밍 보컬, 그리고 쉴 새 없이 힘있게 울려퍼지는 Travis의 투베이스 드러밍으로 청자의 귀를 즐겁게 한다. 그런데, 그 다음은? Into the pit이라는 아주 만족스러운 오프닝 트랙이 지나갔으니 그 다음을 메우는 트랙들이 있어야 할 텐데, 왜 그런 것은 들리지 않는 거지? 문제는 Into the pit의 뒤를 확실하게 받쳐 줄 수 있는 곡들이 없다는 데 있다고 할 수 있겠다. Into the pit 이후, 꽂히는 감이 전혀 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기껏해야 Into the pit의 바로 뒤에 배치된 Nailed to the gun 정도를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일단 출중한 연주력 자체는 분명 인정하고 넘어가겠다. 특히 Judas priest의 [Painkiller] 앨범에 참여했던 드러머 Scott Travis의 드러밍은 Racer X나 Judas priest에서 활약하던 시절의 그것보다 훨등히 향상된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Racer X나 JP에서 활약하던 시절의 그가 엄청난 테크니션이었다는 것을 결코 부정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의 Travis가 들려주는 드러밍 자체는 정말 엄청나다. Tilse와 Parrish라는 젊은 기타리스트들로 구성된 트윈 기타가 들려주는 연주 역시 그 테크닉 면에서 크게 흠을 잡을 부분은 없고. 다만 이 조합이 어째서인지 Rob Halford의 보컬과 전혀 어우러지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Halford의 날카로운 스크리밍 보컬, Travis의 완급 조절과 화려한 테크닉을 모두 갖춘 드러밍, 강력한 연주력을 들려주고 있는 트윈 기타, 다 좋다고 인정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이것들이 서로 잘 어울리고 있는 조합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단언컨대 No! 다. 왜 이 정도로 이들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는 것일까. 역시 Halford가 JP에 있어서 너무도 오랜 세월 동안 거대한 정체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JP의 정체성이나 다름없던 Halford, 그리고 JP의 음악적 노선을 쥐고 있던 Tipton/Downing의 콤비. 그 조합이 깨져버린 상황에서 Judas priest의 공백을 메워주기를 갈망하던 대중들이 납득할 수 있는 음악이었냐고 묻는다면... No를 외칠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이 앨범을 들으면서 느꼈던 것을 한 단어로 요약하라면 아마도 이게 되지 않을까. 제기랄. 이런 걸 만들려고 Halford가 그 영광을 함께 나누었던 Judas priest를 탈퇴했단 말인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참혹한 결과물이다. 음식에 비유하자면 들어갈 재료는 다 들어갔는데 형편없는 맛을 내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고,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유명 FA 선수들은 모조리 끌어왔는데 지구 꼴찌를 달리는 팀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흡사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의 뉴욕 메츠를 보는 듯 하다. 이 앨범의 리뷰를 처음 수정하던 2007년만 해도 뉴욕 메츠가 꽤 잘 나갈 기반을 마련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메츠를 봐선 2010년대 중후반까지고 망하지 않을까 싶다... 잠깐 이야기가 샜지만- . 이 앨범을 듣고 나면 더 이상 Fight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게 된다.

[2007. 12. 28 수정]
[2011. 6. 2 재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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