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 In
Register
Free Board
Name :  level 4 metalisking
Date :  2023-11-08 23:55
Hits :  1194

벡터 오사카 공연 후기

*엄청나게 긴 후기입니다. 좋은 기억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개인적인 일기 같은 느낌으로 적었음을 양해 바랍니다*
*사진도 없습니다. 평소 공연 그 자체에 몰입하기 위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안 찍는 편입니다*

2023 벡터 일본 투어의 마지막 11월 5일 일요일 오사카 공연을 다녀왔습니다.

공연장은 Socore Factory란 곳이었는데 도톤보리에서 걸어갈 만한 거리에 있었습니다.
5시 입장에 맞춰 갔는데 많은 팬들이 벌써 부터 줄을 서 있었습니다.

티켓을 확인하고 들어가는데 추가로 음료권을 무조건? 돈 주고 사야 입장이 가능하더라구요 뭐 저는 말이 안 통하니 앞에 사람들이 하는 데로 그냥 따라서 샀습니다.
공연장은 좌우로 좁고 앞뒤로 긴 형태였고 무대가 엄청 높아서 멀리서도 잘 보이는 구조였습니다. 공연장 내 바도 제법 크고 여러 주류/음료들도 잘 구비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머천을 사러 갔는데 맙소사.. 사전구매를 해서 수령하는 구조였고 현장구매는 재고가 있는것만 가능했습니다. 앞선 도쿄공연에서 다 팔렸는지 한두장 남은 후드 겨우 구매했는데 너무 이뻐서 만족했습니다.
관객들은 다양하게 왔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회사원부터 머리부터 발끝까지 메탈냄새가 풀풀나는 사람들까지 심지어는 최소 60대는 되보이는 머리 희끗하신 할아버지가 피어싱을 수십군데 하고 불릿벨트까지 차고 오셨습니다 허허.

6시가 되자마자 오프닝 밴드 없이 바로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간혹 오프닝 밴드가 흐름을 깨거나 분위기의 결이 다른 경우가 많아서 없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지라 이 부분에 마음에 들었습니다.

포문은 1.Charging the void..!!
깔끔하면서도 날카로운 사운드가 바로 고막을 후벼팠습니다ㄷㄷ
생각보다 사운드 퀄리티가 좋았습니다.
보면서도 이게 진짜 맞나 실감이 안나고 있었는데

두번째 곡으로 2.Black Future가 나왔습니다 띠용..벌써부터 이러시면 어떻합니까ㅠㅠ
오사카 사람들 정말 빡세게 잘 놀더군요...때창은 기본이요 모슁슬램도 무자비한 광란의 도가니탕!!
누가 일본 관객들 얌전하다 했나요?

매 곡이 끝날 때 마다 David DiSanto 가 간단하게 다음 곡 소개를 해주었는데 이어진 곡은
3.Fast Paced Society! 도입부 DiSanto의 히스테릭한 스크리밍은 라이브에서도 완벽히 재현되었는데 진짜 귀가 찢어질 것 같았습니다.

벡터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분이 바로 이 히스테릭한 보이스인데
개인적으론 척슐디너 롭헬포드의 보이스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극단적인 감정을 자극하는 신경질적인 날카로움..

그리고 이어진 곡은 줄임말 2연타!
4.LCD와 5.DNA 였습니다.

벡터의 특징이라면 대곡이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점인데 그 비결은 적시적소에 신박한 화제전환을 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게 라이브에서도 엄청난 효과를 발휘 한다는 걸 이번 공연에서 확인했습니다.

보통 일반 메탈공연들은 관객들이 초반리프에 미친듯이 슬램모슁을 하고 - 중반부 부턴 살짝 지쳐 흐지부지되며 관객 무빙이 끝나게 되는데
벡터공연은 초반 슬램, 중간 휴식 그리고 전환부에서 파워업 되서 오히려 처음보다 더 미친 슬램을 보여주는 구조를 보여주었습니다. 거의 모든 곡이 이런 패턴으로 가다 보니 그야말로 흥분이 가라앉을 새가 없었습니다.

6. Dying World
의외의 곡이 나왔습니다. 도입부 베이스 연주가 인상적인데 라이브에서 그 질감이 정말 쫄깃했습니다.
베이스와 드러머는 비교적 최근에 합류한 맴버들이었는데 베이스는 정말 맛깔나게 잘 쳤고 드럼은 약간 불안불안한 부분이 있었고 다른 맴버들에 비해 파괴력이 좀 부족하지 않나 했지만 공연 중반을 지나면서 부터 그래도 좀 살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7.Cosmic Cortex
이번 공연에서 의외로? 2집의 곡들을 많이 해줬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덜 들었던 엘범이었지만 라이브에선 2집곡들이 훨씬 살벌하고 에너지 넘치는 것 같았습니다.

연주한 2집 곡들 중 가장 인상적인 곡은 다음 곡인 8.Tetrastructural Minds 이었습니다.
곡 중반 빠른 기타 멜로디가 펼쳐질 때 제가 그 템포에 맞춰 빠른 박수를 넣으니 관객들이 다같이 박수를 치는데 그게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일반 메탈공연에서 하는 박자넣기와는 다른 페턴이었기에 멤버들도 약간 놀란 눈빛이었습니다.

그리고는 대망의 3집 3단 콤보가 펼쳐졌습니다..!

9. Psychotropia
10. Collapse
11. Recharging the Void

말해 무엇합니까.. 유산소 유중력 상태에서의 우주여행!!!!

곡의 분위기에 맞춰 무대 조명이 펼쳐지는데 그것 또한 예술이었습니다. 따로 밴드 엔지니어가 온 것 같진 않았는데 어찌 저렇게 딱딱 맞추는지 하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다들 아시는 막판 그 멜로디에서 우렁찬 떼창이 나왔고 진짜 눈물이 찔끔 났습니다...
내가 메탈을 좋아하게 되서 이렇게 행복한 순간을 느낄수 있다는게 실로 감동적이었습니다..

이제 공연이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이 벅찬 감정을 빨리 추스릴 순 없어서 열심히 벡터!벡터!를 연호하였는데
이게 왠걸..

앵콜을..??

12. Accelerating Universe

으아!!!!!!
이미 우주속인데 추가로 우주가속이라니...

무려 12곡을 조졌습니다!!!
앞선 도쿄공연들은 10곡씩이었는데 개이득!!!

사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놀라웠던 건 기타리스트 Erik Nelson 이었습니다.

공연 시작전부터 머천다이즈 부스에서 밝은 모습으로 관객들과 인사하고 사인도 해주었는데
무대위에 올라서는 개미친 기타 살인마로 빙의해서 그야말로 스트링을 도륙내었습니다.
절대 허투루 피킹하는거 없이 모든 피킹을 풀파워로 조지면서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헤드뱅잉까지 하는데도 살벌하리만큼 정확한 연주를 선보였습니다.

그러다 이상하게 앵콜곡 Accelerating Universe에서 곡 시작 30초 만에 표정이 싹 굳더니 기타를 던지고 갑자기 무대에서 벗어났습니다.
David DiSanto 혼자 기타치면서 공연은 진행되었는데 곡 중반부 쯤에 안색이 몹시 안 좋은 상태로 무대에 다시 올라왔습니다. 뭔가 몸상태가 안 좋아 보였는데 몸을 비틀거리면서도 혼신을 다해서 기타를 치더군요ㄷㄷ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빨리 쉬러 가고 싶을 법도 한데 환호하는 관객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해주고 셋리스트들을 손수 접어서 비행기(단순한 종이비행기가 아닙니다 스페이스테크놀로지입니다)를 '여러번' 날려주고 다시 머천 부스쪽으로 내려와 나가는 관객들과 사진도 찍어주고 사인도 해주었습니다.

근 20년간 수많은 메탈공연을 봐왔는데 Erik Nelson 같은 분은 거의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실력과 인성 그 모두를 갖춘 엄청난 뮤지션이었습니다. 제 인생 최고의 메탈기타리스트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평소 벡터를 너무 좋아하긴 해서 일본까지 가서 공연을 본거긴 하지만 이 정도로 개쩌는지는 몰랐습니다.
이번 벡터의 라이브는 메탈의 묘미인 속도, 공격성, 파괴력, 테크닉을 완벽히 재현한 무대와 사운드 그리고 관객과의 호흡과 에너지..
그야말로 완벽한 메탈공연 그 잡채였습니다 ㄷㄷ

*티켓값이 무려 7000엔!
현환율 6만원대로 2시간짜리 고-순-도-풀-파-워-메-탈 공연을 보다니 환상적인 경험이었습니다.
Share on Facebook
Share on Twitter
Post   list
level 8 klegio     2023-11-09 10:34
최근에 본 공연 후기중 가장 생동감 있고 자세하게 써주셔서 제가 공연 보고 온 기분이... 2집은 없는데 2집도 구매해야 겠네요.ㅋ 부럽습니다.
level 8 Kvarforth     2023-11-09 10:39
와 텍스트로만 읽어도 마치 이미 태평양건너 오사카 다녀온 기분 lml
level 13 쇽흐     2023-11-09 10:57
미쳤다리...저도 언젠가 보고싶네요ㅠ
level 9 마르코     2023-11-09 11:07
일본은 대부분 공연장이 귀찮은 일을 피하기 위해 음식점으로 영업허가를 내고 있어서 음료가 강제구매입니다 흑..
level 17 Evil Dead     2023-11-09 12:18
진짜 부럽습니다~!!
level 13 metalnrock     2023-11-09 12:39
자세한 공연후기 감사합니다
level 7 flamepsw     2023-11-09 14:57
와 제발 내한한번만 와주길..ㅠㅠ
level 8 버진아씨     2023-11-09 20:37
기시다가 작살낸 일본은 우리에겐 그야말로 노다지...ㅠㅜ
level 13 Burzum     2023-11-09 21:26
하… 저도 고민 때렸는데 갈걸 그랬어요 ㅠㅠ
level 1 Budas_Priest     2023-11-11 15:03
고-순-도-풀-파-워-메-탈
level 4 metalisking
  벡터 오사카 공연 후기 [10]
2023-11-08
1195
NumberTitleNameDateHits
Notice타인의 평가에 대해서 왈가왈부하지 마시기 바랍니다.level 21 Eagles2012-07-2718291
Notice앨범 평가 시 평작을 70점으로 설정해 주세요.level 21 Eagles2009-09-1127670
Notice게시판 안내입니다.level 21 Eagles2004-01-1928257
30865폴린엔젤스 음반 도착입니다. [2]  level 19 앤더스1 h ago38
30864유명작화를 앨범커버로 할 때 주의해야할 점 [2]  level 4 모탈컴뱃21 h ago50
30863김경호 님도 벌써 데뷔 30주년 이네요. [3]  level 6 sbsstars11234 h ago77
30862찐 바이올린의 Rock Symphonies [4]  level 14 meskwar14 h ago108
30861가요톱텐에서 속주 갈기는 이현석. [4]level 19 앤더스22 h ago284
30860EAR TORTURE 4 예매 오픈!  level 4 GORECA23 h ago110
30859간만의 번개 [8]  level 10 D.C.Cooper23 h ago224
30858TZOMPANTLI 밴드와 Manifesting Obscenity 새앨범level 2 PixcelDoom23 h ago57
30857the devil in me full mv, bestie full mvlevel 2 PixcelDoom2024-05-1992
30856요새 듣는 프록 밴드 2개... [6]level 2 jun1635162024-05-19212
30855이곡 무시하십니까~? 앤 소주! [10]  level 19 앤더스2024-05-19177
30854많은 분들이 알았으면 좋겠어요. Shy [4]level 8 ggerubum2024-05-19151
30853논알콜 17일차~ Cynic 듣네요 [3]  level 17 Evil Dead2024-05-19149
30852bloodhound gang - Hooray For Boobies [1]  level 12 am55t2024-05-1997
30851칠레 데스에 한잔 합니다.  level 19 앤더스2024-05-19141
30850Ψυονξηε 듣네요~ [2]  level 17 Evil Dead2024-05-19155
30849새벽에 깨어 아침이 밝아올때까지 들국화를 들었습니다.:.모아찍기 [10]  level 14 meskwar2024-05-19197
30848리카의 메탈음악 리스트 #027 업로드 되었습니다. (05월 18일)level 5 Lica2024-05-1976
30847Hippie Death Cult 공연 봤습니다. [2]  level 13 B1N4RYSUNSET2024-05-19130
30846양보할수 없는 소원 한국어 더빙 버전 (singer. 김현아) [7]  level 19 앤더스2024-05-18230
30845The Troops of Doom 아트워크 [5]  level 17 Evil Dead2024-05-18214
30844일본 애니송 끝판왕 마법기사 레이어스 오프닝. 타무라 나오미 [6]  level 19 앤더스2024-05-18166
30843스래시 밴드 앨범들이 [5]level 17 Evil Dead2024-05-18247
30842글램메탈 귀신에 2차 합니다. [4]  level 19 앤더스2024-05-18205
30841쿠팡 신품 시디 떨이 두장에 4,090원~ 오예스! [4]  level 19 앤더스2024-05-18294
30840The Troops of Doom 신곡level 17 Evil Dead2024-05-18126
30839케리킹 신보 어떤가요? [6]level 17 Evil Dead2024-05-18305
30838토요 메탈 리스닝 맥주 타임입니다! [8]  level 19 앤더스2024-05-18183
30837요즘 가장 많이 듣는 데스메탈 시디. [6]  level 19 앤더스2024-05-18284
30836논알콜 16일차 [2]level 17 Evil Dead2024-05-18196
30835데스메럴 앨범 도착 [3]  level 17 Evil Dead2024-05-18206
30834Hellbutcher 신곡 업뎃level 17 Evil Dead2024-05-1887
30833국가별 데스메탈 정리해봤습니다 [4]  level 17 The DEAD2024-05-18232
30832꼬맹이도 즐기는 됐으코어level 12 Azle2024-05-1892
30831Steve Vai~ [5]  level 17 Evil Dead2024-05-17220
30830갠적으로 가장 역겨운 앨범 아트 (혐주의) [16]  level 8 버진아씨2024-05-17477
30829judas priest - lochness (숨겨진 좋은 서사시) [6]level 13 metalnrock2024-05-17184
   
Info / Statistics
Artists : 46,285
Reviews : 10,048
Albums : 166,092
Lyrics : 217,212
Memo Box
view all
jun163516 2024-05-19 19:53
삼겹살에 소주 먹고싶은 저녁이군요 ㅎㅎ
fosel 2024-05-19 00:30
냉삼은 사랑입니다. ㅎㅎ
앤더스 2024-05-13 16:24
하루만 버티면 공휴일이네요~
fosel 2024-05-12 23:21
웰컴 투 월요병;;;;
fosel 2024-05-05 17:05
비 비 비 무슨 3연벙도 아니고....
am55t 2024-05-03 13:12
김재하 !
차무결 2024-05-02 20:44
우종선 !
jun163516 2024-05-01 23:15
메 써 드 !
서태지 2024-04-22 10:09
4월20일 메써드 수원공연 최고였음돠 lml
서태지 2024-04-19 08:33
fosel / 불변의 진리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