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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th - Pale Communion cover art
Artist
Album (2014)
TypeAlbum (Studio full-length)
GenresProgressive Rock

Pale Communion Reviews

  (4)
Reviewer :  level 9   70/100
Date : 
만감이 교차하는 앨범. 좋다. 정말 좋은 앨범이다. Heritage에서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현재의 오페스를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앨범이 바로 이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먼저 리뷰를 쓰신 분 의견처럼 만약 Damnation 다음 다음 앨범으로 이 앨범이 나왔다면 과거의 색채와 현재의 색채를 자주 비교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 같다. 후에라도 이런 명작을 만들어준 오페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하지만 그런만큼 아쉬움도 너무 크다. 삶에 무수한 변화 존재하긴 하지만 Blackwater Park의 색채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이 나를 소리없이 울게 만든다. 내면의 천사와 악마가 공존하던 Candlelight시절과 peaceville에서 보여준 면모를 시점으로 Koch때 최절정기(솔찍히 현재 이들의 위상이 그 때 만큼 높다고 생각하지 않거니와 그럴 일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에 도달했던 이들의 모습이 눈에 밟힌다. 아직까지 자주 듣는 곡들은 주로 2000년대 초반 앨범곡들이니깐. 그렇기 때문에 객관적으로는 매우 높은 점수를 주겠지만 미안하게도 주관적으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Reviewer :  level 21   80/100
Date : 
여기까지 와서 Opeth가 Extreme Metal 시절로 돌아갈거라고 기대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개인적으로도 이들의 과거가 그리울 때가 있기는 하지만, 전작 Heritage의 성향을 생각해봤을 때 밴드는 이미 루비콘 강을 건너버린 상태였다. Opeth는 전작에 이어 후속작 Pale Communion에서도 고전 Art Rock의 미시세계를 탐사한 결과물을 팬들에게 제출하였다. 이번에도 팬들 사이에서는 격론이 오고갔지만, 본작이 뛰어난 작품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Camel과 King Crimson, Yes, Jethro Tull이 단단히 다진 고전록의 유산과 Opeth 특유의 지적인 플레이와 음산한 분위기는 이전의 명반들과는 다른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첫곡 Eternal Rains Will Come부터 마지막곡까지 더이상 메탈 음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사운드는 상전벽해 수준으로 유해졌지만, 여전히 경탄이 나올 정도로 이들의 솜씨는 빼어나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이전작품들 수준의 압도적인 아우라는 느껴지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밴드 최고의 역작인 Still Life나 Blackwater Park에서 느껴졌던 위압적인 카리스마는 이제 거의 엿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남아있는 것은 출중한 장인의 솜씨뿐이다. 이들의 현실을 긍정하지만서도 과거가 그립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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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r :  level 15   85/100
Date : 
전작의 노선을 계승하여 프로그레시브/하드록의 느낌을 깊게 버무린 앨범. 여러모로 팬들의 입장이 갈릴만한 작품인 것은 분명하며, 헤비니스를 원하는 청자들은 실망하겠지만 결국 Opeth라는 브랜드 가치에 힘입어 적지 않은 찬사를 받을 만한 것이 사실이다. Damnation/Deliverance 연작 시절에 밴드와 함께 했던 Porcupine Tree의 Steve Wilson이 다시 들어왔다는 점에서 이미 앨범의 성격이 충분히 드러난다. 정직하게 본작을 감상한다면 전작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알기 힘들 정도로 변화가 미세하다. 여러모로 밴드 후기 디스코그라피의 아이덴티티가 구성되는 시기를 대변하고 있기도 하다. 블루지한 톤과 스케일 사용은 여전하며, Cusp of Eternity와 River에서 들려주는 기타 솔로는 메탈릭한 기운을 빼놓았음에도 불구하고 팜뮤트 및 키보드 반주와 어우러지면서 의외의 그루브를 선사해준다. Moon Above, Sun Below는 곡 타이틀을 메인 멜로디로 삼아 전후에 배치하고 서정적인 어쿠스틱 기타와 키보드 사운드로 중반부를 채우면서 과거의 Opeth가 대곡을 만들 때 늘 그랬듯이 빈틈없는 짜임을 보여준다. 키보드의 뉘앙스는 Damnation처럼 대놓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멜로트론 대신에, Beneath the Mire에서 들려주었던 고독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Elysian Woes의 경우 Patterns in the Ivy를 생각나게 하는 발라드 트랙으로, 밴드의 서정성이 극대화되어 있는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트랙이다. 무엇보다도 주목해야할 킬링 트랙은 앨범 중반에 배치된 연주곡 Goblin으로, 타이틀의 분위기를 잃지 않으면서 4분동안 절제된 테크닉이 얼마나 무시무시할 수 있는지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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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r :  level 13   80/100
Date : 
언제였던가. 드림 시어터의 전 멤버 마이크 포트노이는 프록 메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은 취지의 대답을 남긴 적이 있다.

"길고, 테크니컬하고, 복잡하게 만들면 장땡."

당연히 DT 팬을 자처하는 매니아들 사이에선 상당한 갑론을박이 일었다. 그래 봐야 찻잔 속 태풍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 계열의 신약성경을 남긴 밴드의 리더격 멤버가 남긴 장르의 정의 치고는 참 담백하다 못해 너무 노골적이지 않나 싶은 대답이었다. 그래도, 최소한 드림 시어터라는 밴드의 정체성에서 온갖 추상적인 표현들을 떼어놓고 보면 결국 저 말에서 언급한 요소들이 돋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독보적인 테크닉과 극적인 구성, 길면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게 만드는 특유의 연주가 드림 시어터를 드림 시어터답게 만들어 주는 요소들이었으니까.

그렇다면, 오페스를 오페스답게 만들어 주는 건 무엇이었을까?
이런저런 추상적인 미사여구를 다 떼어놓고 보면,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을 듯하다.

1. 거친 그로울링과 청아한 진성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미카엘 아커펠트의 보컬.
2. 사정없이 넘실대는 악마적인 리프와 심금을 울리는 서정적인 어쿠스틱 파트가 어우러지는 극적인 구성.
3. 이런저런 악기의 남용 없이, 기타와 드럼, 베이스만으로 펼쳐내는 풍부한 사운드(후에 키보드가 첨가되긴 하지만)

모든 곡, 모든 앨범을 허투루 넘길 수 없는 그들이라지만, 어쨌든 오페스를 가장 잘 정의하는 곡을 꼽으라 할 때 당당히 나올 수 있는 게 Bleak, The Moor, Demon of the Fall 등이라는 것을 부정하긴 어렵다. Damnation 같은 제법 성공적인 외도도 물론 있기는 했지만, 그것이 Orchid에서 Blackwater Park로 이어지는 일련의 앨범들이 쌓아놓은 절대적 입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 역시 부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요소들, 오페스를 오페스로서 존재하게 만들어 주던 요소들이 대부분 사라졌다. 이미 Damnation에서 예고되고 Heritage를 통해 쐐기를 박았으니, 이번 앨범을 확인사살이라 부를 수도 있으리라.

그런 면에서 볼 때 Pale Communion은 미묘한 음반이라 할 수 있다. 어쨌든 Heritage보다는 첫인상이 좋은 것이 사실이니까. 하지만 이런 생각이 함께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트락을 듣고 싶다면 과거 아트락 명장들의 앨범을 듣고 말지, 굳이 현시대에 재현된 이미테이션을 들을 필요가 있을까?

오페스란 밴드 자체가 아트락 사운드를 뿌리 깊은 곳에 두고 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그것을 익스트림 메탈의 바운더리 안으로 끌어들여 자기화하여, 새로운 차원의 유니크한 결과물을 내놓았기에 오페스가 이 계열의 왕자로서 군림할 수 있었던 게 아니던가? 이제 와서 구태여 오래된 뿌리찾기에 매진하는 것은, 최소한 리스너의 입장에선 고개가 갸웃거려질 일일 수밖에 없다. 좀 차갑게 말하자면, 카멜 같은 음악을 듣고 싶다면 그냥 카멜 앨범을 사서 들으면 그만이지, 카멜에 심취한 미카엘 아커펠트의 동인지(?)를 찾아 들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건 너무 먼 길을 돌아가는 셈이니까.

오페스가 계속 이런 길로 나아간다 하더라도 그렇게까지 아쉽진 않을 듯하다. 이미 이들이 구축한 영역에서 영양분을 받아 꽃을 피워낸 신진 밴드들도 있는데다, 옛 걸작들을 반복 청취하는 것만으로도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한 밴드가 오페스이기에.

다만 어떤 결과물을 내놓든 라이브 시에 Blackwater Park를 연호할 것임이 뻔한 팬들의 반응에 미카엘이 실망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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