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of Us Review

Band	Arion
Album	Last of Us
Type	Album (Studio full-length)
Released	2014
Genres	Power Metal, Symphonic Metal
Labels	ranka kustannus oy
Ranked	#23 for 2014 , #1,210 all-time

Reviewer :  구르는 돌         Rating :  85 / 100

핀란드는 서울의 반도 안되는 적은 인구가 살아가는 작은 국가다. 하지만, 이 나라는 메탈 음악을 즐기는 이들에게 결코 작은 국가로 여겨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 나라에는 유명한 헤비 메탈 밴드들이 몰려있으니 말이다. Stratovarius를 필두로 Children of Bodom이나 Nightwish, Battle Beast 등 유수의 밴드들이 핀란드를 국적으로 하여 활동하고 있다. 이토록 머릿수가 적은 국가에서 재능있는 밴드들이 이렇게 많이 나온 것으로 보아 핀란드가 음악하기 얼마나 좋은 국가인지는 피부로 와 닿는 정도다. 헤비 메탈 팬으로서는 핀란드의 음악 환경이 참으로 부럽지 않을 수가 없겠다. 메탈 음악 불모지인 한국으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형편이니 말이다.

핀란드는 가히 메탈 음악의 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한때 크게 번성했던 파워 메탈은 이미 기세가 꺾여있었다. 위에서 언급한 멜로딕 파워 메탈의 왕자 Stratovarius와 가장 끝발 날리는 밴드인 Nightwish를 배출한 국가이지만, 이미 핀란드 출신의 파워 메탈 밴드들의 상황은 예전 같지 않다. 전반적으로 파워 메탈 자체가 갈수록 힘을 상실해가는 장르라지만, 메탈 왕국 핀란드에서도 약세를 보이는 현상은 파워 메탈 팬으로서는 재미없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과거의 명장들은 이미 기력을 잃어가는 상황이고, 재능 넘치는 신규 밴드의 유입도 이제는 보이지 않는다. Dragonforce 이후로 파워 메탈씬에서 대형 신예 밴드의 데뷔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따금 주목할 만한 밴드라하여 들어보면, 과장된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파워 메탈에 대한 희망을 버리고 기존 밴드들의 앨범들만 줄기차게 듣던 가운데, 2014년 경에 정말 대단한 신예가 오랜만에 파워 메탈씬에 등장했다. 그 밴드가 바로 Arion이다. 사실 이들의 이름을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전혀 알지 못했다. 파워 메탈씬의 침체가 끝이날 기미가 보이지 않게 되면서 요즈음에는 어떤 신규 밴드가 등장해도 과거와 같은 빠른 피드백은 없어져서 이들에 대한 소식은 상당히 늦게 접했다. 그리고 나역시 파워 메탈에 대한 관심이 옅어졌던 탓도 있어서 이렇게 재능있는 밴드에게 귀를 기울이지 못한 사실도 있다. 몇 년이 지나서야 별다른 기대도 없이 이들의 데뷔 앨범을 재고처리하는 기분으로 듣게 되었다.

늦게나마 이들의 데뷔 앨범인 Last of Us를 들었는데, 핀란드를 대표하는 밴드 Sonata Arctica의 재림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잘뽑힌 앨범이었다. Sonata Arctica도 멤버들이 10대의 나이에 완벽한 수준의 앨범을 제작하여 파워 메탈씬을 진동시켰는데, Arion 또한 비슷한 연배에 비슷한 정도의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본작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파워 메탈 팬들의 찬사를 괜한 호들갑으로 치부하고 본작을 들었는데, 그런 반응이 이해가 되었다. 전곡의 퀄리티가 정상급 밴드들 못지 않게 뽑혀나왔다. 위에서 언급한 Sonata Arctica 같은 대형 밴드들 보다 이들의 데뷔 앨범이 훨씬 낫게 느껴질 정도이다. 이들의 나이가 10대라고하니 발전가능성은 아마도 무한하리라. 정말 미래가 기대되는 밴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행보가 좌초되지 않고 계속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