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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 Maiden - The Final Frontier cover art
Artist
Album (2010)
TypeAlbum (Studio full-length)
GenresHeavy Metal

The Final Frontier Reviews

  (3)
Reviewer :  level 13   90/100
Date : 
전설적인 헤비메탈 밴드 아이언 메이든은 1980년 Iron Maiden부터 2021년 Senjutsu에이르기까지 40년 넘게 현역으로 활동하며 매 순간 역사를 쓰고 있다. 이들의 음악적 전성기에 대해 메탈 팬들에게 물으면 대부분은 브루스 디킨슨이 참여한 The Number of the Beast부터 Fear of the Dark까지를 꼽을 것이며, 실제로도 이 기간 동안 발매한 7개의 앨범 수록곡들은 아직까지도 라이브 레퍼토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나 역시도 학생 시절 대곡 Fear of the Dark를 처음 듣고 이들에게 매료되었을 때도, MP3 플레이리스트의 대부분은 저 7개의 앨범들(엄밀히 따지자면 메이든을 깊게 듣던 때가 아니었으므로 일부 히트곡 위주)이 차지하고 있었으며, 관심도 없던 블레이즈 베일리 시절의 앨범들이나 2000년대 이후 작품들은 나의 관심사 밖이었다.

부끄럽게도 2000년대 이후 발매된 작품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8년 즈음 The Book of Souls의 수록곡 Empire of the Clouds를 인터넷을 통해 '우연히' 듣게 된 순간부터였다. 무려 18분이 넘는 길이에 놀라고, 이미 할아버지라 불릴 나이지만 아직도 살아있는, 이제는 원숙하게 들리는 브루스 디킨슨의 보컬, 거대 비행선을 '제국'으로 묘사하며 중반부터 휘몰아치는 격정적인 연주, 비행선의 추락과 함께 시작되는 클라이막스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내가 예전에 들었던 메이든이 맞나 싶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지금도 해당 곡은 가장 좋아하는 메이든 곡 Top10에 들어간다. 이에 The Book of Souls의 수록곡 전체를 들어보기 시작했고, 더 이상 예전의 스피드나 에너지를 느낄 수는 없었지만 아직도 죽지 않은 이들의 음악에 다시금 매료되었다.

나는 악기를 연주한 경험이 없으므로 연주 기법이나 작곡에 대해 문외한이며, 그저 이들의 팬으로서 작품에 대한 직관적인 감상을 남기자면, 2000년대 발매한 Brave New World부터 작년에 일본풍 표지로 작게나마 메킹에서 이슈가 되었던 Senjutsu까지 총 6개의 작품은 과거 전성기 시절 7개의 작품과는 또다른 의미로 명반들이며, 어느 것 하나 90점 아래의 점수를 매길 수 없었다.

Brave New World와 Dance of Death는 디킨슨의 퍼포먼스도 정상급이고 대곡과 발라드, 달려주는 트랙들의 조화가 앨범을 화려하게 만들어준다. 수록곡 하나하나 버릴 것이 없으며 많은 메이든 팬들도 두 앨범에 대해서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작품들은 A Matter of Life and Death 이후이다. Dance of Death에서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던 디킨슨의 보컬 상태가 이때를 기점으로 조금씩 하락세를 그리며, 음악적 성향 역시 복잡한 구성의 대곡을 잔뜩 때려박으며 아무 생각없이 틀어놓는 앨범에서 각을 잡고 진득하게 들어야 하는 작품들을 내놓았고, 이에 과거의 메이든을 그리워하던 팬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 되었다.

나 역시 Dance of Death는 감명깊게 들었던 터라 그 이후로 발매된 작품들, 특히 The Final Frontier와는 친해지는 데에 시간이 조금 걸렸다. 70분이 넘어가는 러닝타임도 그렇거니와 The Book of Souls에서도 일부 곡은 지루하게 들었던 터라 앨범을 정주행하기 전 지레 겁먹었던 탓도 있었다.

시간이 흐른 후 해당 작품들을 최소 10번 이상씩은 청취하고 곱씹으며 내린 결론은 '역시 메이든'이다. 본 앨범은 표지에서 보이듯 우주를 컨셉으로 한 작품으로 디킨슨의 보컬 상태는 전작보다 조금 더 아쉬우나 수록곡들 자체는 훌륭하다. 일부 곡들을 살펴보자면 첫 포문을 여는 Satellite 15... The Final Frontier는 우주 미아가 된 우주인의 이야기로 4분 즈음을 기점으로 곡의 분위기가 급격히 바뀐다. 인트로가 다소 긴 점이 있지만 곡 자체에서 느껴지는 에너지가 상당하다. 또한 El Dorado, Mother of Mercy, Coming Home 모두 각각의 특색을 갖춘 곡들이며 The Alchemist는 달려주는 곡으로 곡의 분위기를 전환시킨다. Isle of Avalon과 Starblind는 곡은 좋게 들었으나 개인적으로 보컬이 살짝 아쉬웠다. 그러나 이 아쉬움은 8번 트랙 The Talisman부터 The Man Who Would Be King, 10분이 넘는 대곡 When the Wild Wind Blows으로 완전히 씻겨져 내려간다. 특히 The Talisman은 잔잔한 분위기를 이어가다가 항해 중 폭풍을 만나 선원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표류하는 장면에서 강렬한 연주로 청자를 압도하며, 이 곡에서만큼은 디킨슨의 보컬 역시 그 비장미를 한층 더한다. 여러모로 본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대곡이다.

본 앨범은 00년대 이후 발매된 6개의 작품 중 인기도 면에서는 크게 돋보이지 않지만,(물론 국내에서는 이 앨범 발매 후 내한공연을 했으므로 오히려 국내 팬들에게는 친숙할수도 있다.) 수록곡들 모두 하나씩 아쉬운 점은 있을지언정 메이든의 이름값에 뒤떨어지는 작품은 절대 아니다. 시간을 갖고 진득하게 듣게 된다면, 아니 그것이 힘들다면 절반으로 나누어 5곡씩 청취하게 된다면, 후반기 메이든 음악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2022년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이들의 라이브 영상을 보면 아직까지도 노익장을 과시하며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 발매된 Senjutsu를 듣고 아직도 죽지 않은 작곡실력에 깜짝 놀랐었는데, 이제 과거의 파워를 찾기 힘들지만 이들만의 방식으로 또다른 돌파구를 찾고 있으니 역시 아이언 메이든이라고 하겠다.

* 추천 트랙 : Satellite 15... The Final Frontier, Coming Home, The Alchemist, Starblind, The Talisman, When the Wild Wind Blo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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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 Maiden - The Final Frontier CD Photo by BlueZebra
Reviewer :  level 17   85/100
Date : 
아이언메이든의 15번째 정규 앨범, 헤비메탈 밴드중 최고봉의 하나로서 80년부터 시작해서 30년간 끊임없이 달려왔다. 2년에 한번꼴로 새 앨범은 꾸준히 내었던것이다. 브루스 디킨슨이 복귀하고 발매한 Brave new world, dance of death앨범은 가볍고 대중적인 성향으로 편히 듣기 쉬웠던 반면 이후 두 앨범 A Matter of Life and Death과 본작은 좀더 복잡하고 프로그래시브하고 긴 곡성향으로 처음엔 실망감이 높았었다. 누구든 이들의 유명한 앨범들을 접하다 갑자기 이 앨범을 접하면 아마 조금 지루하게 느끼는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항상 헤비메탈의 우상으로 대 히트곡을 수없이 생산해 오던 이들이며 그런 곡들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과거에 대해 이들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그냥 대곡지향적인 전개의 앨범을 만드는데 재미를 들인것 같다. 그렇다면 그런 성향을 인정하고 앨범을 접해볼 필요가 있다. 조금만 마음을 열고 이 앨범을 접해보면 생각보다는 난해하고 복잡한 구성, 너무 길어서 지루한 음악 이라는 선입견을 버릴수 있을것이다. 나도 사실은 그냥 듣다보니 어느날 자연스럽게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냥 별 노력없이 대충 앨범을 만들고 투어나 도는것인가... 이런 막생각까지도 했었던 내가 어느 순간 이 앨범을 듣다보니 꽤 괜찮게 다가왔다. 그냥 그날만의 느낌이 아니고 자세히 듣다보면 이들의 완숙미가 물씬 풍긴다. 베이스와 기타 연주의 조화가 참 멋지다. The Final Frontier, El Dorado의 대중성을 고려한 곡들뿐 아니라 모든 곡에서 이들이 정말 작곡을 하고 곡들을 레코딩하면서 흥겹게, 즐겁게 작업을 했겠구나 생각이 든다.
부담스러울듯한 러닝 타임이지만 여유를 가지고 이 앨범을 즐겨야 한다. 그렇다면 프로그래시브한 아이언 메이든의 진지하고도 너무 어렵지 않은 멋진 음악을 즐길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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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r :  level 6   80/100
Date :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

애드리안 스미스가 복귀한 이후 이들은 계속 Seventh Son Of A Seventh Son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시도를 했다. 물론 단순한 과거회귀를 시도한 것은 아니었고, 계속 새로운 실험을 해보면서 Seventh Son Of A Seventh Son 같은 진보적 음악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메이든이 단순히 과거회귀만 추구했다면 아마 형편없는 졸작들만 나왔을테니...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이들의 음악이 힘빠진 느낌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예전 같은 속도감도 없어졌고. 메이든의 드라마틱함은 파워와 스피드 없이는 성립하기 어려운데 파워와 스피드가 모두 약해졌으니 중기 메이든 같은 역동적인 작품이 나올 리가 있나...

나는 이게 브루스 디킨슨의 성량 저하와 관계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디킨슨도 이젠 나이가 든 만큼 전성기 수준의 강력한 보컬이 나올 수가 없으니...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서사적인 면을 부각시킨 대곡 위주로 작곡을 하는 것 아닐까? 끝곡인 When The Wild Wind Blows를 들어보면 이런 느낌이 강하게 든다. 이 곡은 참 잘 만든 곡이고, 서사적인 면이 부각된 대곡이다. 어쩌면 이 곡이 이후 아이언 메이든의 지향점이 될 수 있을 듯하다.

매너리즘의 해결, 새로운 실험, 시대의 변화에 대한 대응, 상업적 성공 등등 메이든이 '해야 할 것'은 너무나도 많았다. 그리고 2000년대 아이언 메이든의 행보 자체가 이에 대한 대응 같다. 이들은 계속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고, 일단 이들이 내놓는 앨범들을 보면 최소한 절반의 성공은 된다.

다만 이들이 지향하는 'Seventh Son Of A Seventh Son의 재현(물론 단순한 재현은 아님)'에 대해서는 좀 의문이 든다. 메이든의 대표적인 대곡인 Rime Of The Ancient Mariner와 Seventh Son Of A Seventh Son은 복잡하고 프로그레시브한 대곡이란 점은 같지만, 두 곡은 특성이 완전히 다르다. Rime Of The Ancient Mariner는 빠르고 드라마틱하며 보컬 멜로디가 복잡하다. 또한 신디사이저 사운드 등도 없는 담백한 사운드를 갖고 있어, 프로그레시브하긴 해도 정통 '헤비메탈'에 가깝다. 그리고 Seventh Son Of A Seventh Son은 극도로 복잡한 드러밍, 환상적 분위기가 짙은 신디사이저 사운드 등을 갖고 있어 정통 브리티쉬 메탈과는 거리가 꽤 멀다.

그런데 2000년대 메이든의 음악은 곡 구조를 보면 Rime Of The Ancient Mariner에 가까운데, 분위기나 지향점은 Seventh Son Of A Seventh Son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전작 A Matter Of Life & Death에서 이런 점이 두드러지는데, 밴드 자신이 "이번 앨범은 Seventh Son Of A Seventh Son에 가장 가깝다"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적으로는 Rime Of The Ancient Mariner의 확장에 가깝다. 이 둘의 부조화를 해결하지 않으면 계속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인 앨범이 나올 듯하다.

이 앨범은 전반적으로 좀 산만한 게 단점이다. 5번곡 The Alchemist와 끝곡 When The Wild Wind Blows는 명곡이지만, 전체적으로 귀에 잘 안 감긴다. 밴드의 역량이 분산된 느낌이랄까... 대곡지향적인 것까지는 좋은데, 앨범을 불필요하게 늘인 듯한 느낌이다.

다행히 아이언 메이든의 멜로디 메이킹, 리프 메이킹 등은 언제나 훌륭하다. 이들의 리프 메이킹은 이미 입신의 경지에 도달했었고, A Matter Of Life & Death에서는 그마저도 뛰어넘은 듯한 기막힌 리프 진행을 보여주었다. 이번 앨범은 그 정도로 리프가 꽂히는 건 아닌 듯하지만... 그리고 90년대 후반부터 니코 맥브레인의 드러밍이 상당히 직선적인 스타일로 변했는데 다시 80년대 중후반 같은 복잡한 스타일이 되면 어떨지... 메이든이 계속 서사적 대곡을 만든다면 좀 더 복잡한 악곡을 만들어내는 게 하나의 답이 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과거회귀 자체를 그만두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2000년대 메이든의 앨범 네 장 중 가장 나은 건 Dance Of Death인데, 이 앨범은 Seventh Son Of A Seventh Son과는 가장 거리가 먼 앨범이다. 이들의 과거회귀가 단순히 과거에 매몰되는 건 아니고 그 자체가 '방향 찾기'에 가깝지만...

힘과 속도의 저하, 여전히 나타나는 매너리즘, 반복적 구성 등등 메이든이 안고 있는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Dance Of Death처럼 화려한 앨범을 만들거나, When The Wild Wind Blows같은 서사적 대곡을 만드는 것도 이러한 문제해결의 한 과정인 듯하다. 2000년대의 메이든은 밴드의 지향점에 대해 참 많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고(갈팡질팡하긴 해도), 그런 과정 자체가 어떤 내적 성찰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이들이 힘과 속도를 회복해줬으면 좋겠는데...

p.s 에디의 디자인이 확 바뀐 걸 보니 메이든과 데릭 릭스가 또 결별한 듯?-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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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3. 22 수정: The Talisman이 이렇게 좋은 곡인줄은 몰랐다. 무대 위의 브루스는 괴물이었다...@_@

내한공연에서 브루스의 포효를 보니 전성기엔 도대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현장이 아니면 알 수 없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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