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눈팅만 하다가 오랫만에 글 올리게 됩니다
메탈을 고딩때부터 들었지만 한동안은 그로울링보컬에 적응을 못해서
멜데스고 브루탈이고 아예 듣지 않은 적이 있었습니다
보컬도 하나의 악기로 취급하며 듣는 저에게는 울부짖는 그 보컬이
음으로 바뀌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그로울링 보컬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친구가 이거 끝내준다고 가져왔던 오비추어리의 테이프를 듣고 제 감상은
'야 이거 좀 듣기 힘들다.. 보컬이 먼 말 하는지 하나도 모르게써' 였습니다

98년인가 99년인가.. 친구녀석이 들고온 인플레임스의 앨범.. whoracle
Jotun, Episode 666, The Hive 등등 명곡이 즐비한 앨범이지만
그로울링 보컬이 부담스러웠던 저는 친구녀석의 성의때문에라도
앨범은 끝까지 들어봐야지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공격적인 넘버들과 어쿠스틱 느낌도 나는 연주곡이 번갈아 나오다가
제 귀를 확 끌어당긴건 Jester Script Transfigured 라는 곡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후렴구의 멜로디가 저를 확 끌어당긴거 같아요
울부짖는 보컬을 뛰어넘는 너무나 아름다운 멜로디 덕분에
이 곡만 여러번 재생해서 듣게 되었고 그 다음에야
이거 모야.. 괜찮네.. 그로울링보컬도 들어줄만 하네.. 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오랫만에 이 앨범을 꺼내들었는데 예전의 생각이 났습니다
마침 와이프와 애들이 없는 틈을 타서 집에 있는 조막만한 건반으로 후렴구를 쳐봤습니다
원키로 따보려고 했는데 G# 이라.. 치기 귀찮아서 혼자 G로 내려보았습니다
괜찮더라구요.. 애들 치는 장난감(?) 건반에 페달도 고장나고 여러모로 열악하지만
그래도 한번 쳐봤는데 쳐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어.. 이거 디미니쉬코드로 연결을 시켜주네..
후렴구 Em - Bm/D - C#dim - C - Em - D/F# - G - A 로 대강 코드가 진행되는거 같은데
중간에 디미니쉬코드가 들어가서 더 비장함을 더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다운코드 진행에서 디미니쉬를 극적으로 쓰는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20년전 고딩때는 코드도 뭔지 모르고 어 이거 그냥 좋다 했는데
대강이라도 코드이론을 배우고 나서 들으니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좋습니다 ^^

내친김에 조막만한 건반으로 친 영상도 한번 올려드립니다..
핸드폰으로 찍었고 흔들리고 건반에 페달도 없어서 올갠 소리로 대강 때웠지만
오랫만에 흥에 겨워 신난 아재의 여흥을 한번 봐주세용 ^^

 

bludyro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