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me :   Atie

Date :  2014-06-09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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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쨌든. 방금 대전 집에 잘 도착했습니다.

1. 자일라 아트홀

처음 가보는 곳이라 이래저래 걱정이 많았는데, 공연장은 꽤 만족할만 했습니다. 장소가 서울 DMC 근처인게 조금 뜬금없긴 했지만요. 밴드공연을 목적으로 만든 공연장은 아닌것 같았고, 내부 인테리어도 꽤 괜찮았습니다. 크기는 브이홀의 반정도, 상상마당보다 조금 컸던것 같습니다. 2층 구조로 되어있는데, 2층에 음향 콘솔이 있었고 관객은 1층에서만 관람을 했습니다.

음향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쿵쾅거리는 저음을 좋아하시는 분들한테는 저음이 약간 아쉬울 수 있었겠지만, 소리는 깔끔했고 안타깝게도 제가 있던 앞쪽에서는 소리가 좀 뭉개졌지만 뒤에서 들었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싶네요.

지하로 내려가는 길이 너무 좁아서 제대로 줄도 못 서고 힘들었던게 가장 아쉽습니다. 다음에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하려면 줄은 좀 건물 밖에 세워야 할듯 합니다.

2. 랩소디 오브 파이어

역시 중견 밴드라서 그런지, 처음 공연 시작하고 나서 바로 느꼈던게 "안정감" 입니다. 젊은 밴드들이 주로 보여주는 다 때려부숴버리겠다!!! 하는 파워는 없었지만 홀츠워스 형제의 드러밍과 베이스 피킹은 빠른 속도에서도 전혀 불안함이 없었고 특히나 드럼치는 알렉스 홀츠워스는 그 빠른 속도를 느긋하고 힘있게 연주하는걸 보고 괜히 세계급 밴드가 아니구나 싶더라구요. 무대매너도 특별히 화려한 것은 없었지만 몇번의 손짓으로 관객의 반응을 이끌어내는걸 보면서 밴드의 연륜을 느꼈습니다. 기타랑 키보드는.... 어........ 잘 했겠죠. 솔로때는 잘했던것 같은데.. 사실 솔로때 말고는 집중해서 안봤습니다 ㅠ 그 이유는 4번에...

3. 관객

공연장이 반쯤 찼습니다. 200명쯤 온것 같았는데요, 보통 이름있는 파워메탈 밴드가 내한공연 왔을때 관객 수와 비슷했던것 같습니다. 관객의 호응은 꽤 좋았습니다. 랩소디 형님들께 이게 한국 관객이다! 라고 보여준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특히나 어떤 관객들은 라틴어, 이탈리아어까지 가사를 다 외워서 부르시더라구요. 저는 영어가사도 다 못외우는데.. 참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에메랄드 소드 떼창은, 정말 최고였습니다.

4. 파비오 리오네

아니... 이게 사람입니까. 오늘 공연 못 보러 오신 분들은, 랩소디 오브 파이어 못본건 둘째치고 파비오 리오네 못 본것때문에 억울해 하셔야 합니다. 정말 이런 보컬리스트 처음 봤습니다. 지금까지 음원으로, 영상으로 봤던걸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내공과 파워와 실력이 있었습니다. 꽤 많은 메탈 공연들을 봐왔는데, 이런 무지막지한 인간은 처음입니다. 파비오 목소리가 어땠다고, 글로 설명할수가 없습니다. 글로 설명할수 있었으면 제가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보고 파비오가 이렇게 잘하는구나 미리 알았겠죠... 음악가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실력이 늘다가 실력이 정점을 찍고 나서는 연륜이 생기고 숙성되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파비오 이사람은.... 최고의 실력이 최고로 숙성되었습니다.... 저도 제가 뭔소리 하는지 모르겠네요... 파비오 얘기 하기 시작하니까 횡설수설 하네요... 어쨌든 정말 대단했습니다. 직접 보신분은 무슨말인지 아실거고... 아쉽게 공연 놓치신분은, 다음 내한공연때 꼭 가셔야 합니다. 만약에 안오면, 해외로라도 나가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