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음악에 빠져서 지낸지 20년정도 되었는데, 요새 종종 메탈음악이 듣기 힘들다는것을 느낍니다.
메탈음악이 더 우월하다 이런뜻은 절대 아닙니다.
세상에 다양한 운동종목이 존재하고, 축구와 야구의 우열을 가릴수 없듯이, 음악장르간의 우열도 없다고 봅니다.
다만 선수간 기량차이처럼 아티스트간의 기량을 가릴수는 있겠죠.

메탈음악이 듣기 힘든 첫번째 이유는 당연하지만 시끄러워서 입니다.
저는 오랜세월동안 메탈음악이 시끄럽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습니다.
이렇게 시원하고 후련한 음악을 사람들은 왜 시끄럽다고 할까...이해가 안됐죠.
그러다가 몆년전에 시장 근처에서 일을 하게 되었는데, 맞은편에 메탈티셔츠, 패치 등을 파는 가게가 있었습니다.
영업시작부터 슬레이어, misfits, 세풀투라등을 하루종일 틀어대는데 메탈헤드인 제가 들어도 엄청 정신사나웠습니다.
이때 느꼈습니다. 메탈은 조용히 감상하거나 공연장에서 즐겨야지 복잡한 길거리에서 틀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메탈음악은 감상할때 더 집중력을 요하는 장르란것도 느꼈습니다.
악기연주까지 들어야 의미가 있는 곡들이 많죠. 대중음악은 보컬에만 포커스를 맞춰도 되도록 설계가 되어있지만
메탈음악은 악기연주에도 포커스가 많이 들어가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더 많은 주의력을 기울여야 그 진가를 파악할수 있죠.

음향도 고질적인 문제인것 같습니다. 음원으로 감상하거나 라이브에 가야 메탈음악을 제대로 느낄수 있죠.
종종 유튜브로 국내외 밴드들의 라이브 영상을 보는데, 사운드가 잘 나오는것이 드뭅니다.
세계 최고의 메탈축제인 바켄 라이브 영상도 사운드가 거지같이 나오는게 허다하고요,
거기에 종종 투어로 지칠대로 지친 뮤지션들이 아쉬운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https://youtu.be/5Y2jquQf9l0


파워메탈에서는 거의 영웅의 경지에 올라가 있는 앙그라의 헬페스트 무대. 멤버들이 하나같이 뛰어난 테크니션들이고
파비오도 파워메탈에서 가장 뛰어난 보컬 중 하나죠. 하지만 이 영상을 보고 그 사실을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중들은 나가수나 트롯왕같은 깔끔한 경연 프로그램에 익숙해져있습니다. 조그만한 삑싸리라도 나면 가차없이 비판하죠.
렙소디 오브 파이어의 라이브를 직접 보신분이라면 아실겁니다. 파비오가 얼마나 말도 안되게 노래를 잘하는지요.

https://youtu.be/a0xRF5VtCB8


국내의 내로라하는 뮤지션들이 연주한 아치에너미의 명곡 silverwing 입니다. 다른분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굉장히 아쉽게 들리네요. 메탈이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유를 이 영상이 설명해주는것 같습니다.
(뮤지션의 기량으로도 음향문제가 커버가 안된다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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