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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lica - 72 Seasons cover art
Artist
Album (2023)
TypeAlbum (Studio full-length)
GenresHeavy Metal

72 Seasons Reviews

  (7)
Reviewer :  level 10   70/100
Date : 
2016년에 나왔던 하드와이어드 앨범을 정말 즐겁게 들었던지라(물론 늘어지는 감이 조금 있긴 했지만) 오랜만에 또 신보가 나온다는 소식에 매우 기뻤다. 최초 선공개 곡인 'Lux Æterna'는 개인적으로 전작의 'Hardwired' 선공개 때보다는 덜 와닿았지만 곡 자체는 여전히 취향이라 자주 들었다.

다음에는 어떤 노래가 나올지 상당히 기대했는데 'Screaming Suicide'와 'If Darkness Had a Son'이 차례로 공개됐을 때 살짝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전작 3번 트랙 'Now That We're Dead'라는 곡이 떠올랐다. 짤막한 리프의 나열에서 오는 중독성과 육중한 팜 뮤팅 자체는 좋았는데 그걸 7분 가까이 하다보니 처음 몇 번 들을 때는 괜찮았는데 다음부터는 끝까지 듣는 행위 자체가 피곤했다. 그런 느낌을 나머지 선공개 곡에서 똑같이 받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공개 곡들의 길이를 봤는데 아니나 다를까 대부분이 6분을 넘어가더라… 이때부터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앨범 발매를 앞두고 첫 트랙 '72 Seasons'도 공개되었다. 나쁘지 않았지만 이 4곡만으로도 이 앨범이 어떤 느낌인지 대강 짐작이 갔다.

발매일에 설마설마하며 재생을 했는데 예상이 적중했다. 많이 당황스러웠다. 돌비 애트모스 믹싱은 뭔가 좀 미묘해서 일반적인 스테레오 버전으로 들었다. 듣는 맛은 상당히 좋았다. 메탈리카 특유의 드라이브 톤은 이번 작품에서도 팜 뮤팅의 시원하고 강력한 파괴력을 여과 없이 선사했고, 드럼 소리의 질감도 쩍쩍 달라붙는 느낌이 있어 좋았다. 물론 많은 분들이 지적하듯이 심벌 계열의 프로세싱이 예전 작품에 비해 과다하다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그래도 소리 전체를 놓고 봤을 때는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나머지 수록곡들이 참 미묘했다. 예전에 냈던 'Lords of Summer'의 연장선이라는 느낌이 매우 강하게 들었다. 영 못 들을 노래는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자주 듣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런데 앨범을 들으며 정확하게 같은 생각이 들어 매우 당황스러웠다.

실력이야 이런 거장들에 비하면 많이 떨어지지만 나 역시도 연주자이기 때문에, 이번 앨범의 곡들은 연주자 입장에서는 재밌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특히나 짤막한 펜타토닉 프레이즈의 반복과 육중한 팜 뮤팅으로 합을 맞춘다면 정말 편안하게 놀기 좋은 리프가 많다. 하지만 연주자가 재미를 느낀다고 청자가 반드시 재미를 느끼는 것은 아니다. 연주하는 사람이야 반복이 많든 적든 저런 멋진 사운드에서 팜 뮤팅만 해도 가슴이 울리고 재밌겠지만 그걸 듣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같은 패턴이 수없이 반복되니 피로감을 느끼고, 변화를 준다는 부분조차도 느슨한 리프로 주로 채워 넣으니 '뭔가 신경을 쓴 것 같긴 한데 결론적으로는 늘어지는 느낌'을 피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후반부 곡들에 아이언 메이든 스타일의 멜로딕한 솔로를 넣어 분위기를 환기하긴 하지만 이조차도 화음만 쌓을 뿐이지 단순한 패턴을 무수히 되풀이해서 큰 효과는 없었다.

데스 마그네틱 때만해도 이런 식은 아니었는데, 하드와이어드에서 조짐이 살짝 보이더니 결국에는 나사 풀린 느낌이 들어 당황스럽고 아쉬웠다. 그렇다고 곡이 못 들을 정도로 나쁘냐고 하면 그것도 아닌 것 같고…(개인적으로 Shadows Follow와 Too Far Gone이 기억에 남는다) 하드와이어드 앨범도 늘어지는 부분이 분명 있었지만 곡 하나하나는 각자 저마다의 질감이 있고 메인 리프가 기억에 남는 정도는 됐는데 이번 앨범은 암만 들어봐도 뭔가 미묘하다. 자주 들으면 정 붙을 것 같은 음악이긴 한데, 그렇다고 일부러 꺼내 듣고 싶은 마음은 크게 들지 않는… 덧붙여서 열성적으로 곡을 익혀 갈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막상 라이브로 들으면 좋긴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반적으로 너무나도 아쉬운 작품이다. 듣는 내내 ' 메탈리카 정도 되는 밴드가 여기서 왜 이런 라인을?', '이것보다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인데?'와 같은 생각이 떨쳐지지 않았다. 길게 리뷰를 쓰기 전까지는 암만 후하게 쳐줘도 평작이라 생각했는데, 십수 번 들어보고 내린 결론은 '무언가 아쉬운 평작' 정도로 갈무리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앨범에서 아쉬움을 느끼는 요소는 '스래시적인 느낌의 약화'나 '전성기의 폼 재현'과 같은 것들이 아니다. 그런 건 문제도 안 된다고 생각하고… 그저, 분명히 할 수 있는 사람들인데 최종적으로는 이렇게 발매했고 본인들은 만족하는 것 같아 보여서 아쉬울 뿐이다.

어찌됐든 60대에 접어드는 시기인데도 에너지적으로 건강해 보이는 작품을 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 아쉬움이 크지만 개인적으로 영 못 들을 작품은 아니었다. 다음 앨범을 낼지는 모르겠지만 꼭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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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allica - 72 Seasons CD Photo by NEKEN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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