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심블랙과는 다른 궤도에서 세련된 익스트림 메탈을 지향했던 Tiamat은 그 오래된 역사만큼 음악적인 흐름의 변화도 다양하다. 더 이상 초중기작에서 들려주었던 날것의 음침한 느낌보다는 다채로운 요소를 사용해 직접적으로 음울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느낌이 강하며, 읊조리는 듯한 클린보컬의 비중이 높고 예전의 사악한 그로울링은 거의 배제된 느낌이다. 클린 톤의 기타플레이 혹은 데스메탈을 연상시키는 파워코드의 진행, 그리고 키보드의 청명한 그랜드 피아노 사운드 혹은 브라스는 이 밴드가 단순히 블랙메탈이라는 카테고리에만 치중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관점을 확대해보면 고딕메탈의 느낌까지 나게 하는데, 연륜이 연륜인 만큼 그 음악성이 결코 얕은 수준이 아니다. 프랑스를 기점으로 서서히 양산화되고 있는 아방가르드 블랙메탈이나 포스트 메탈과도 거리를 두고 있으며, 북유럽 특유의 가슴 저미는 선율이 일품이다. 강렬한 비트로 포문을 열어제끼는 타이틀 곡 부터, 브라스의 효과와 미들템포의 조화가 극대화되는 Radiant Star, 조용한 보컬과 클린 톤/드라이브 톤이 전환되는 The Sun Also Rises, 이전 트랙과 이어지는 애절한 기타솔로곡 Before Another Wilbury Dies등 전곡이 명상적인 블랙메탈의 진수를 들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