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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efone - Aathma cover art
Artist
Album (2017)
TypeAlbum (Studio full-length)
GenresProgressive Metal, Melodic Death Metal

Aathma Reviews

  (2)
Reviewer :  level 8   95/100
Date : 
Persefone의 모든 앨범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가 보장되어 있지만 특히 이 앨범은 더욱 마음에 들었다. 기존의 프로그레시브함은 유지하면서 멜로디가 더욱 자연스럽고 아름다워졌다. 이 앨범을 듣고 있으면 시간적인 부분이 아닌 자연과 존재 자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클린과 언클린의 보컬이 대비되며 드넓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비상하고 추락함을 반복하는 기분을 준다. 95점.
+ 멋진 글을 써주신 DeftCrow님 감사합니다
Reviewer :  level 9   100/100
Date : 
아트마(Aathma), 혹은 아트만(Ātman)은 산스크리트어로 영혼을 뜻한다.[1] 전작이 영혼을 찾아가는 여정(Spiritual Migration)이었음을 감안하면 본 앨범은 논리적인 연장선상에 서있음을 알 수 있다. 두 작품 모두에서 영혼이란 육신의 한계를 초월하고 자연의 만물에 근본적으로 닿아 교감하는, 힌두교에서 추구되는 진정한 '나'이자 최선의 존재(브라만, Brahman)와 동일한 것으로 정의되고 있다.[1] Spiritual Migration으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과연 Persefone은 그토록 원하던 영혼이라는 상태에 도달한 것일까.

전작과 마찬가지로 본작에서도 영혼을 찾아가는 화자는 깊은 명상에 잠겨있고, 명상하는 도중에 든 생각을 두개의 목소리로 청자에게 이야기한다. Marc Martins의 익스트림 보컬은 감정과 육체의 욕망에 매어있으면서도 감정과 욕망으로부터 벗어날 것을 갈망하는 본능을, Miguel Espinosa의 클린 보컬은 감정과 욕망으로부터 벗어난 상태가 무엇인지 알고는 있지만 아직 진정으로 깨닫지는 못한 지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둘의 목소리는 다르지만 노래를 통해 전달하는 내용은 동일하다.
You’re not your face, / I am not this body - "나"는 나를 구속하려는 신체가 아니요,
Nor this realm of senses - "나"는 나를 현혹하려는 감각이 아니요,
You’re not the name you’ve been given - "나"는 나를 정의하려는 이름이 아니다.

앞서 말했듯 두 화자는 이미 "나"가 무엇이 아닌지를 아주 잘 알고 있고 이를 앨범 전체에 걸쳐서 되뇌이고 있다. 하지만 "나"가 무엇이 아닌지만 알고서는 "나"가 무엇인지 깨달을 수 없다는 근본적인 한계에 부딫힌다. 앨범의 본격적인 시작이라 할 수 있는 Prison Skin의 작곡이 매우 혼란스럽고 뮤직비디오[2]마저 발작적으로 번쩍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Spirals Within Thy Being에서는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함이 잘못되어있음을 알아채고, No Faced Mindless에서는 깨달은 뒤의 일을 알고서 상상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진정으로 깨닫지는 못하고 있음을 비정상적으로 들뜬 코드 전개를 통해 은유하고 있다.

눈을 감고서 깨달음을 향해 손을 더듬는 듯한 잘못된 수행 자세를 바로잡는 것은 이미 깨달음을 얻은 스승의 한마디이다. Cynic의 Paul Masvidal이 노래한 스승의 목소리는 화자에게 중요한 한마디를 해준다.[3]

I am the Ocean, I behold the sound of the living wave. - "나"는 곧 바다이니 살아있는 파도의 소리를 본다.

본디 화자는 삶이라는 바다에서 일시적으로 일어난 파도여야 하지만, "나"가 바다이고 삶이 파도라면 둘은 동일한 것이 되고, 바다가 파도를 관장하듯 "나" 주변의 삶은 "나"의 마음가짐에 의해 좌우된다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바다와 파도를 통해 은유한 표현이다. 이 말을 들은 화자는 깨달은 바가 있는지, 본능의 목소리로 말한다.

I let go of judgement. I let go of fear.- 비판을 놓아준다. 두려움을 놓아준다.
이후의 그로울링이 Omnium Gatherum의 주카처럼 사색적으로 들리는 것은 필자만의 착각일까?

마지막 곡인 Aathma에서 화자는 자신이 최선의 존재(Source, 브라만)에 닿아있고, "나"를 구속하는 모든 것을 놓았음을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가 진실인지, Prison Skin에서처럼 아직 깨달음이 모자라서 되뇌이는 자기 암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전 트랙에 비교해서 더욱 정교해지고 짜임새가 더해진 연주는 적어도 화자가 스승과의 만남 이후 확실하게 변했음을 알려주는 동시에, 필자와 같은 청자에게 "나"가 영혼이 되어 깨달음을 얻는 것이 어떤 경험인지, 최선의 존재(브라만)와 닿는 것이 어떤 경험인지를 어렴풋하게나마 전달해준다.

일반적인 메탈 앨범 같았으면 위와 같은 경험을 단순한 상승감(Frission)으로 치부하였겠지만, 무교이자 독립적인 영혼의 존재를 믿지 않는 필자에게도 한시간에 걸친 여정의 끝에 도달한 경험은 소중하였다. 음악을 통해 높은 정신적 경지에 오르는 것을 단순히 열망하는 차원을 넘어서 실제로 어떠한 경지에 오르는 것을 직접 목격하였다. 명상을 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고요만 있지 아니한 것, 명상을 하는 방법론으로 명상과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프로그레시브 데스 메탈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방법론에 상관 없이 명상이 어떠한 경지에 다다르면 존재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음을 알았다. 안다는 것이 깨달음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아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풍부해지면 좋은 것이 아니겠는가.

킬링 트랙: Spirals Within Thy Being, Living Waves, Aathma: Part 1 ~ 4

주석:
[1] Mittal, S. & Thursby, G. B., The Hindu World (2004), p. 46, 48, 208, retrieved from http://cincinnatitemple.com/articles/Mittal__Thursby_The_Hindu_World.pdf
[2] PERSEFONE - PRISON SKIN (OFFICIAL VIDEO), https://www.youtube.com/watch?v=NnRAIwLql1g
[3] 참고로, 힌두교와 대척점에 선 불교 역시 참선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은 스승의 지도를 받는 것을 중요히 여긴다. 특히 화두참선 과정에서 더욱 그렇다. (송담 스님, "참선은 '내가 나를 깨닫는 길' ", https://www.youtube.com/watch?v=wTwMNymNYUw#t=11m45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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