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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level 5 helize
Date :  2005-04-24 12:10
Hits :  5475

편식은 좋지 않은가?

창고닷컴에서 어느분이
진정 매니아는 한 장르를 골라듣지 않는다 고 하였습니다.
글 쓰신분은 아마도 특정장르 하나에 목을 매어 다른 장르를 폄하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려 한 것이겠죠.

하지만 그 글에서 묻어나는 '가리지 않고 잘듣는 매니아로서의 우월함'은
상당히 가슴을 답답하게 하였습니다.

제 취향은 멜스메입니다. 그것도 상당히 멜로딕함에 치중되어 있어서
stormwarrior라던가 등등 헤비메틀성향이 조금만 심하게 느껴져도 취향에 맞지 않습니다.
메탈리카 메가데스 데프톤즈 디어사이드 맨슨 이놈저놈 들어는 봤는데
맞지 않는건 맞지 않는겁니다. 전세계적으로 수천만장이 팔려도...

멜스메만 들으면서 스스로를 메탈 매니아라 자처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다고 뭐 다를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매니아, 오타쿠라는 단어가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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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7 핑크     2005-04-24 15:17
저는 대부분의 장르를 다 듣고 한 장르에 치우치는 것 보다는 두루두루 여러 장르를 접하는 태도가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정말 모든 장르를 똑같이 좋아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자기와 맞지 않는 장르가 몇 개 생기는 것 역시 불가피하죠.(락, 팝, 메틀, 포크, 재즈, 클래식, 프로그레시브락 등을 모두 듣지만 랩과 테크노는 저와 잘 안맞더군요.) 의무감을 갖는다고 풀리는 건 아니고, 자연스럽게 좋아져야 하겠죠...
level 한글뽀또     2005-04-24 16:20
전 건즈앤로지즈도 좋아하고 엠퍼러도 좋아하고 섹스피스톨즈도 좋아합니다-_-; 매니아로 불리고 싶은 맘이 없어서 그런지몰라도;;
level 21 Eagles     2005-04-24 16:45
편식이라는 것도 지칭하는 범위에 따라 달라지겠죠. 장르구분 없이 모든 음악을 골고루 들어줘야 한다고 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아프리카 구석의 음악까지 찾아 듣진 않겠죠. 이것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대중성을 근간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음악이 우리에게 노출되는 모습일 뿐, 진정으로 음악의 의미를 찾는 것은 아니죠. 장르 대립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회의적인 예기가 될 듯.. 메틀안에서 두루두루 들으면 메틀 매니아일 것이고, 멜로딕 스피드 메틀을 주로 들으면 멜로딕 스피드 메틀 매니아라고 생각하면 간단하죠. 진정한 매니아? 이걸 머리속에서 굴린다는 것 자체가 갈 길이 먼듯.. 고수는 말이 없죠.
level 5 snowbird     2005-04-25 16:02
음악에 우열과 상하가 있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고수나 하수도 있을 수 없는 말입니다 음악을 두루두루 넓게 듣든, 아니면 좁게 몇몇만 편식하든 그것은 감상자 마음이고 어느 쪽이 옳다고도 할 수 없는 문제지요. 자기 가치관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음악을 객관적인 학문으로 보려는 어리석은 시도입니다
level 7 핑크     2005-04-25 17:28
정말 그런가요? 저는 음악에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열은 있다는 거죠. 음악에 우열이 없다면 좋은 아티스트와 나쁜 아티스트란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베토벤이 칭송받을 이유도 없고, 레드 제플린이나 메탈리카, 핑크 플로이드, 비틀즈 등이 추앙받을 이유도 없겠죠. 고수와 하수도 있을 수 있는 말입니다. 주제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저는 스스로 Rock음악에 대해서는 고수 대열에 올라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즈와 클래식은 입문자 수준은 넘어섰지만 여전히 초보 탈출 중인 하수 대열에 있다고 생각하구요. 고수들은 그 동안 들었던 수많은 음악들에 대한 느낌을 축적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처음 듣는 음악이라도 한 번 들으면 그 음악의 가치를 어느 정도 평가할 수 있죠. 좋은 음악 평론가라는 것이 그런 사람 아닐까요? 다만 장르간에 좋은 장르와 나쁜 장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영혁 씨가 얘기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좋은 장르와 나쁜 장르란 없다.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이 있을 뿐이다." 저는 랩 음악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Hot나 동방신기의 음악을 Public Enemy의 랩과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후자가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장르만을 듣는 것과 두루 두루 넓게 듣는 것은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는 100% 동의합니다. 가치 판단의 문제는 아니겠죠. 하지만 폭 넓게 듣는 태도가 더 추천할만하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 장르에서건 여러 장르에서건 좋은 음악을 듣는 것은 둘 다 좋은 일이지만, 폭넓게 듣는 것은 '보다 더' 좋은 것이라는 거죠.
level 5 helize     2005-04-25 17:34
동방신기는 뮤지션이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적 측면에서 접근하는게 좋겠습니다. 동방신기라는 아이돌을 우상으로 여기고 즐거워하는 집단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우상으로서 동방신기의 존재의미는 충분합니다. 그러니까 음악 이야기할때 동방신기는 삭제합시다. 이름 나오는 것 자체가 짜증(...)
level 5 snowbird     2005-04-25 23:08
음악에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이 있다구요? 그 기준은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그렇게 나눌 수가 없다는 겁니다. 레드 제플린이 칭송받고, 메탈리카가 칭송받고, 베토벤이 칭송받는다라... 과연 수백년 후에 어떤 음악이 남을지는 그 누구도 모릅니다. 시대를 앞서가는 것이 불행한 만큼, 시대에 뒤쳐지는 음악도 있게 마련입니다. 비단 시대뿐만 아니라, 과연 그 우월한 음악이라는 게 뭡니까? 전 개인적으로 음악 청취에 있어 우월을 따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건 즐기고 감상하기 위한 음악이 아니라 학자들이 하는 학문이니까요. 개인적인 우열이라면 제가 뭐라고 할 권리는 없습니다. 오히려 자연스런 현상이죠. 한가지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그 좋은 음악이라는 기준을 만들어내는 객관이 주관이 모여서 된 것이라는 사실을요. 세상에 절대적인 음악 판별 기준이 어떻게 있을 수가 있겠습니까. 결국 개개인에 따라서 좋고 나쁜 음악의 기준이 전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좋은 음악, 나쁜 음악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봅니다. 마찬가지로, 넓게 듣는 것이 왜 좁게 듣는 것보다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님께서 추천하고 싶다면 상관 없지만, 보다 더 좋다고 절대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전혀 아닙니다. 넓게 듣는 것은 넓게 듣는 것만의 장점이 있고, 좁게 듣는 것 또한 그만의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진짜 궁색하게 덧붙이더라도 좁게 들으면 시간이라도 적게 들어서 다른 일에 투자할 수 있고, 또한 같은 시간이라면 넓게 듣는 것보다 음악을 더 깊이 파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level 전병희 [강퇴됨]     2005-04-26 01:00
운영자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IP : 211.179.63.196
level 7 핑크     2005-04-26 01:18
오랫만에 이런 토론을 해보는 것 기쁘게 생각합니다. 서로 자신의 의견을 계속 고수하더라도, 기분 상하지 않고 생각해 보았으면 하네요. 오정우 씨의 견해에 대해 제 생각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오정우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음악에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이 있다구요? 그 기준은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그렇게 나눌 수가 없다는 겁니다." 개인적인 견해가 다 다르기 때문에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을 나눌 수 없다는 건대요... 물론 음악이 자연과학과 다르기 때문에 플러스와 마이너스처럼 칼같이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겠죠. 바로 이런 사회적 문제를 다룰때 쓰는 것이 통계적 방법입니다. 몇몇 개인들이 감흥을 느끼지 못할지라도 음악을 좋아하고 이해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앨범을 의미를 느끼고 음악적 창조성에 감동하게 된다면 그 음악은 좋은 음악이 됩니다. '명반'이라고 일컬어지는 음악들을 봅시다. 오정우 씨의 견해를 따른다면 '명반'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용될 수 없습니다. 도대체 '명반'의 기준을 나눌 수 없을테니까요. 대체로 '명반'은 최하 10년 이상의 시간의 검증을 이겨낸 앨범들이죠. 이럴 때 "저 앨범이 왜 명반이냐, 내게는 소음으로만 들린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소수의 견해로 남기 마련입니다. 오정우 씨는 생각은 일종의 '철학적 불가지론'처럼 보입니다. '내가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자 누구인가?'라는 글이 생각나는군요. 허나 오정우 씨가 그 아래에 쓴 다음과 같은 말은 오정우 씨의 견해보다는 제 견해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한가지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그 좋은 음악이라는 기준을 만들어내는 객관이 주관이 모여서 된 것이라는 사실을요." 바로 그렇게 주관이 모이면 객관이 되는 것이고 좋은 음악이라는 기준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오정우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레드 제플린이 칭송받고, 메탈리카가 칭송받고, 베토벤이 칭송받는다라... 과연 수백년 후에 어떤 음악이 남을지는 그 누구도 모릅니다." 천만에요. 저는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시간의 검증을 이겨낸 앨범들은 계속해서 살아남을 겁니다. 베토벤, 비틀즈, 레드 제플린과 핑크 플로이드, 메탈리카 등의 음악은 앞으로도 계속 살아남을 겁니다. 이미 이들의 음악은 고전의 반열에 오른 것입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오정우 씨처럼 '불가지론'을 말하는 극소수를 제외한다면 이들의 음악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점에 이의를 달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계속 말할 수 있습니다. 다빈치, 고흐, 렘브란트, 피카소의 그림들은 수백년 후까지 살아남을 겁니다. 오정우 씨는 "당신이 그 시대를 어찌 감히 예측할 수 있겠소"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죠. 하지만 미술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오정우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음악 청취에 있어 우월을 따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건 즐기고 감상하기 위한 음악이 아니라 학자들이 하는 학문이니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학자들이 아니라 저처럼 즐기고 감상하는 평범한 사람들이 '명반'과 '걸작'을 찾아내고 그 음악의 위대함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앨범의 위대함을 평가하는 것이 학자들만의 일이라 생각하시는군요. 아닙니다. 모든 대중들은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많은 애호가들이 바로 그렇게 살고 있구요. 오정우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넓게 듣는 것이 왜 좁게 듣는 것보다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 진짜 궁색하게 덧붙이더라도 좁게 들으면 시간이라도 적게 들어서 다른 일에 투자할 수 있고, 또한 같은 시간이라면 넓게 듣는 것보다 음악을 더 깊이 파고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음악의 장르는 도저히 넘나들 수 없는 철의 장벽이 아니기 때문에 서로 영향을 주기 마련입니다. 아트락의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무디 블루스의 "Nights in White Satin"은 아트락(프로그레시브 락)을 창조한, 또는 적어도 대중화시킨 곡입니다. E.L.P의 "Pictures at Exhibition"앨범 역시 아트락의 고전입니다. 두 음악은 모두 클래식 곡을 재해석한 것입니다. 클래식 용어였던 '화성법'이니 '대위법'이니 하는 형식이 두 음악에 모두 적용됩니다. 물론 이런 것을 몰라도 음악을 감상하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허나 안다면 훨씬 도움이 됩니다. 한가지 음악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도 그 음악만을 계속 파고드는 것뿐만이 아니라 다른 음악을 이해하고 있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클래식을 이해하게 되면 아트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아트락을 이해하게 되면 프로그레시브 메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퓨전 재즈는 또 다른 예가 될 수 있겠죠. Pop음악 그 중에서도 특히 많은 경우 Rock음악의 요소를 재즈로 끌어들어온 퓨젼 재즈를 듣고자 하는 재즈 팬이라면 Rock음악을 많이 들어본 사람이 더 진가를 알게 될 것입니다. 몰라도 음악을 잘 들을 수 있지만 알면 더 좋다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더 추천할만 하다고 했었던 거구요. "좁게 들으면 시간이라도 적게 들여서 다른 일에 투자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는 말은 궁색할 뿐만 아니라 아예 논점 자체를 비켜가 있습니다. 이것은 "음악을 많이 듣는 게 낫냐 여려 가지 일을 다양하게 많이 하는 게 낫냐"라는 논쟁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이 토론에서는 할 필요가 없는 말에 불과합니다.
level 5 snowbird     2005-04-26 16:36
한 마디 더 해 보겠습니다. 제 주위에도 음악 공부하신 분 많지만, 제 무지함이 그분들과 음악에 대한 감상을 말하는 데 한번도 방해가 된 적은 없습니다. 넓게 듣고 좁게 좋아한다라...제 기준에서 '듣는다' 는 '즐긴다' 는 뜻이었는데 이 부분은 의견이 일치합니다만 단순히 의사 소통에서 문제가 있었던 듯 하네요 저도 자신이 듣는 음악만을 고수하는 것도 좋지만 'TRY' 를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피카소...등등의 예술가가 영원히 위대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것은 완벽한 상식의 선 안에서의 말이라고 봅니다. 애초에 논점 자체가 잘못되신 건 핑크님이라고 봅니다 물론 제 의견이 굉장히 비상식적이고, 스케일이 지나치게 크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제 의견대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면 굉장히 난해하고 즐겁지 못한 세계가 될 수도 있다는 점도요. 제가 말한 것에 대해 전혀 반론하지 않고 계시는군요 '객관 또한 주관이 모여서 된 것이다' 라는 것을요. 물론, 그 객관 안에 의견이 포함된 사람들에게는, 피카소도 위대한 예술가고, 비틀즈도 위대한 예술가입니다.(저 자신 또한 엄청난 비틀매니아구요) 그렇지만, 그 객관 밖의 주관을 가진 사람들은요? 제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계시는 듯 보입니다. 음악을 평가하는 기준이 절대적이 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설사 99.99퍼센트 이상의 절대적에 가까운 숫자의 대중으로부터 명반이라는 소리를 듣더라도, 나머지 0.001 퍼센트의 소수에게는 그것이 명반으로 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잘못된 겁니까? 그것이 바로 인간의 무한한 다양성입니다. 저 또한 명반의 정의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핑크님처럼 절대적으로 명반이라 정의할 수 있는 것들은 없습니다. 제게 있어 명반의 기준은, '이 시대에 우리 대중의 대다수에 있어 명작이라고 받아들여지는 음반' 이기 때문이지요. 제 논리가 심하게 극단적으로 들린다는 것도 인정합니다만, 상식적인 것으로 제 이론을 반박하시기보다는, 하나하나 차근차근 따져서 논리적으로 반박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치관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도 어느 가치관이 옳다고 말할 수 없으니 그 부분은 그냥 놔둬 주시면 고맙겠구요. 시간의 검증을 받은 음악들이 모두 살아남는다라...그것 또한 굉장히 상식적인 말이나, 절대적인 증명은 되지 못하는 말이군요. 저도 대체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살면서 잊혀진 명반들은 '잊혀졌기' 때문에 있었는지 모를 수 있는 것처럼, 미래에 그렇게 되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가치관은 급격히 변합니다. 고정 불변한 것은 어디에도 있을 수 없지요. 그리고 미술을 이해하는 사람의 예를 드셨는데, 그 비유는 곧 제가 음악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직접적으로 비꼬시는 것이 되시는군요. 철학적 불가지론이니 뭐니 저는 하나도 모릅니다. 이 생각들은 제가 살면서 고민하고 정립한 것들이니까요. 한가지 확실한 것이라면, 음악을 이해한다는 말 또한 절대적일 수 없다는 겁니다. 말 그대로, 이해하는 방법 또한 천차만별입니다. 말을 좀 심하게 하자면, (물론 핑크님은 여기에 해당되시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음악 하나를 이해하는 방법이 한 가지밖에 없다고 생각하신다면 정말 큰 실수입니다. 어느 작가가 이런 말을 했었지요. 오독은 독자의 특권이라고. 제 메모리가 부족해서 정확히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하셨었는지 기억하지 못하지만 저로서는 정말 감명 깊은 말이었습니다. 설사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을지라도, 듣는 사람 입장에서 나름대로 이해한 것은 그 사람에게 충분한 가치를 지니는 겝니다. 자, 이제 우월 문제군요. 위에서 모두 설명하기는 했습니다. 우월이라...감히 어떤 사람이 음악에 있어서 절대적 우월을 정의할 수 있습니까? 음악 하나가 이것보다 낫다, 못하다... 바로 계급주의의 근본이 되는 생각이군요. 물론 음악이 평등하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태생과 성질이 각각 다른데 어찌 평등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3차원 공간에 절대적인 기준점이 없는 상태에서 산산이 퍼진 점들 간의 관계에 불과합니다. 음반의 위대함을 평가하는 것 또한 전혀 잘못이 아닙니다. 제 글을 완전히 오해하고 계시는데, 물론 제가 워낙 짧게 정리한데다가 이런 말 하고 다니는 사람이 많지는 않으니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제 책임이 대부분이군요 모든 음반은(표절이 아닌 바에야) 위대함을 평가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음반이 저 음반보다 우월하다 라고 말하면 그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되지요. 사람을 평가하실 떄, 이 사람이 저 사람보다 잘났다 라고 말하면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겠습니다. 모든 음악은 잣대를 댈 수 없는 고유의 뛰어남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것은, 음악에 족보 따위를 만들어서 아트락 듣는 사람들이 메탈 듣는 사람들 무시하고, 메탈 듣는 사람들이 팝 듣는 사람들 무시하는 따위의 한심한 작태를 비꼰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말하는 우열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이해'의 관점에 대해 제 생각을 말해 보겠습니다. 전 음악에 있어 '장르' 라는 구분에 대해 좀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물론 세세하게 나눠서 기술적이거나, 음악 진행과 구성의 측면에서 완벽히 과학적, 논리적으로 장르를 세분화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이것은 바로 제가 싫어하는 음학이 되는 지름길이니 생략하도록 하죠. (그렇다고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것 또한 저에게는 별 의미 없이 여겨지지만 때로 어떤 사람에게는 굉장히 소중하게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찾는 사람들에게나...) 그리고, 음악을 좁게 듣고 많이 듣고의 우열 문젠데, 쭉 들어보고 자신에게 맞지 않은 음악이 더 많으면, 핑크님의 논리대로라면 그 사람은 음악적으로 열등한 사람이 되어버리겠군요. 음악을 좁게 들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해라는 관점에서 핑크님께서 잘못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 한 음악을 알면 다른 음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무런 이론과 장르를 모를 때, 처음 Beatles 나 Crimson Glory의 음악을, 장르에 대한 아무런 지식 없이 들었을 때 제가 느꼈던 것과, 지금 어느 정도 기반 지식이 쌓인 상태에서 음악을 들었을 때 느끼는 것은 꽤 차이가 있습니다. 옛날에, 이 밴드들의 음악을 더 이해하지 못했다고 할 수가 있을까요? 저는 달리 생각합니다. 알면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몰라야 도움이 될 때도 존재합니다. 시를 감상할 때, 내재적인 관점으로만 시를 이해하는 것이 더 좋을 수가 있게 마련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음악의 이론이나 형식이나 관계 따위에 얽매이지 않고, 마치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에 대한 배경 지식이 선입관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처럼, 음악을 어느 것에도 매어버리지 않고, 그 음악 자체로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저는 알면 더 좋다는 것에 대해 아무튼 반대의 입장입니다. 알면 더 좋을수도 있으나 언제나 좋을 수만은 없고, 알고 모르는 것이 각각 장단점이 있으며, 어느 것이 더 필요하다 라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좁게 들으면 시간이라도 적게 들여서 다른 일에 투자한다라는 생각은 정말 제가 생각해도 궁색합니다. 하지만 이 의도는 토론에서 비켜가는 것이 아닙니다. 슥 돌려서 말한 거지요. 음악을 '좁게' 들었을 때의 이점인 것은 확실하겠지요? 님이 생각하지 못하시는 이점이 얼마든지 '모른다' '좁게 듣는다' 에 내재되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드리고 싶었던 겁니다. 제가 워낙 인생을 극단적으로 사는 면이 있습니다만, 어느 면에서 보면 상식을 부수는 극단이 매우 건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선입관에도 얽매이지 않는 장점도 있다고 보구요. 제 생각엔, 세상 그 어떤 것도, 숫자가 아니라면, 우월 관계를 명확히 따질 수 없습니다. 물론, '이 음악이 처음으로 이 방법을 시도했기 때문에, 이 방면에서는 저 음악보다 앞섰네' 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요. 여기서 가치관의 문제가 불거지겠군요. 혹시 들어보시고 가치관이 저와 다르시다면 그동안 한 이야기가 모두 무의미하게 되어버릴 수도 있겠군요. 제 음악에 대한 관점은, '음악은 즐기기 위해 있는 것' 입니다. '즐긴다' 라는 말에는, 음악이 주는 여러가지 감정이 모두 포함됩니다. 오락을 즐긴다 할 때의 그 즐긴다가 아니구요. 한 음악이 이 사람에게 여러 역할을 해 줄 수 있지만, 저 사람에게는 단순히 짜증만을 유발할 수 있는 것처럼, 저도 때로는 훌륭하다고 불려지는 음악에서 아무런 감동도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제가 그 음악들을 위대하다고 판단하지 않는 것에 아무런 부끄러움도 느끼지 못합니다. 적어도 음악만은, 모든 잣대를 댈 수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저는 음악을 더 잘 아는 사람들이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보다 더 잘 듣는 것이다 라는 이론에는 절대 동의할 수가 없네요.
level 7 핑크     2005-04-27 00:13
옙. 누가 독해를 잘못했고 누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가를 따지기 전에. 일단 이정도로 해 두겠습니다. 나중에 서로 천천히 생각해보면서 생각들도 조금씩 변하고 다듬어지겠죠.
level 6 Lyckatill     2021-07-10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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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2024-04-22 10:09
4월20일 메써드 수원공연 최고였음돠 lml
서태지 2024-04-19 08:33
fosel / 불변의 진리죠 ㅎㅎ....
fosel 2024-04-18 09:36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싶고....
HIPnerd 2024-03-23 20:10
그슨대 시즌 2?
차무결 2024-03-17 19:13
음반 안 산지 2개월째
버진아씨 2024-03-11 16:45
별점 테러범들은 잊을만 하면 또 다시 기어 나와 설치고 다니네요;
fosel 2024-03-11 09:50
저는 PC에서 봅니다.
이준기 2024-03-06 18:26
스마트폰으로 하면 여길 잘 안보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준기 2024-03-06 18:26
여긴 잘 안쓰시는군요 ㅎㅎㅎㅎ
fosel 2024-01-28 22:20
루~루~루~ 부루털 데쓰메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