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최고의 Power Metal 앨범이라고 평가 받는 Kings of Metal 발표 이후, 4년이 지나서야 밴드는 후속작 The Triumph of Steel을 발표했다. 밴드가 작품 활동을 미루고 있는 동안 헤비 메탈씬은 지각변동으로 붕괴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밴드는 흔들리지 않는 신념으로 The Triumph of Steel을 발표했다. 이들은 땀내 풀풀나는 마초이즘으로 가득찬 작품을 또 만들어 낸 것이다. 80년대에 전성기를 누린 밴드들의 90년대 행적을 살펴보면 놀라울 정도로 역량이 쇠퇴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헤비 메탈 몰락의 주범은 역시 Alternative Rock으로 볼 수도 있지만, 80년대 주역들의 노쇠함도 크게 한몫하고 있다. 그러나 Manowar는 그러한 사태에 휩쓸리지 않았다. 이들은 다른 유명 밴드들이 허우적거릴 때 최상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었다. Manowar는 The Triumph of Steel로 본인들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첫곡으로 28분이라는 거대 에픽 서사시를 앞세운 것은 이들의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사운드 측면에서 비어있는 부분이 많아서 다소 아쉬운 부분이 없지않아 있지만, 그래도 밴드가 만든 최고의 명곡 중 하나라는 사실은 변치 않을 것이다. 그 뒤를 있는 트랙들은 King of Metal 스타일의 강력한 파워 메탈 송으로 Manowar의 매력이 잘 살아 있는 곡들이다. 90년대는 헤비 메탈이 인기면에서 전반적으로 침체국면에 접어들지만, Manowar은 변화의 격랑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음악을 고수했다. The Triumph of Steel은 이 메탈 장인의 흔들리지 않는 고집이 담겨 있는 걸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