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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on Maiden - The Book of Souls cover art
Artist
Album (2015)
TypeAlbum (Studio full-length)
GenresHeavy Metal

The Book of Souls Reviews

  (4)
Reviewer :  level 13   85/100
Date : 
아이언 메이든이 왜 거장인지 궁금하다면 이 앨범을 들어보라.

보통 신생밴드들은 돋보여야만 뜰 수 있다는 마음가짐에 치열한 악곡의 발칙한 데뷔작을 세상에 내놓고, 청자들이 그들의 창의적인 면에 감동을 받을 때 성공가도 위에 올라 본인들의 음악세계를 펼쳐나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지도와 실력을 쌓으며 소위 거장(혹은 중견밴드)으로 불리는 밴드가 된다면 그들의 음악활동 방향은 크게 두갈래로 나누어진다. 어떤 이들은 그들이 못다한 시도를 끊임없이 하며 종종 그 과정에서 괴작이라 불리우는 작품을 낳는다. 반면에 다른 이들은 자신들이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확실히 이해하고 비슷한 음악을 내놓는다. (전자의 대표적인 예는 Opeth가 되겠고, 후자의 대표적인 예는 AC/DC가 되겠다.)

아이언 메이든의 이번 작품은 명백히 후자에 속한다. 신생밴드의 간절함이 느껴지는 타이트함은 느낄수 없고, 거장의 새로운 시도라고 할만한 부분도 찾아보기 힘들다. 새로운 음악을 찾아들을때 느끼는 감동 역시 덜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앨범이 지루했느냐를 묻는다면 내 대답은 "절대 아님"이다. 앞서 말한 관점에서의 감동은 덜하지만 시종일관 유지되는 거장의 위압감과 여유로움에 감동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 비교적, 신생밴드들의 작품들에선 '이 부분에선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묻어나오는 반면 이 앨범에선 "이 부분은 이렇게 풀어나가는 것이니 잘 들어보렴, 청자야"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이러한 류의 감동은 갓 태어난 신생밴드에게서 느끼기 힘들다. 산전수전 다 겪으며 이미 자신들만의 해답을 몸에 익힌 이들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확실히 이들은 자신들이 어떤 걸 잘하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고, 이를 마음껏 자신들 음악에 버무려 청자들을 떡 주무르듯 마음껏 쥐었다 펴는 것에도 능통하다. 그들이 내놓은 이 작품은 청자가 어떤 부분에 감동하고 머리를 흔드는지까지도 정확히 짚은, 노련함과 내공이 섞인 작품이다.
혹자는 이런 것을 매너리즘으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나에겐 이런 류의 감동도 아직까진 색다르고 마냥 좋다.

이번 앨범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탐구해나가는 듯한 분위기와 전체적으로 느껴지는 노련한 구성이 가장 큰 감상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개별적인 곡으론 When The River Runs Deep, Shadows Of The Valley, Tears Of A Clown가 좋았고 특히 모두에게 찬사를 받는 마지막 트랙 Empire Of The Clouds 이건 그냥 미친 곡이다.
들으면서 정말이지 이들은 본인 음악을 즐기며 하는 경지에 올라와 있다고 느꼈다.

* The Red And The Black에선 대놓고 장거리 달리기 잼(즉흥연주)을 하는데 이런 막(?) 만든 부분까지 듣기좋다. 이래서 아이언 메이든이구나..싶은 어처구니 없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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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r :  level 10   75/100
Date : 
작년 말에 브루스 디킨슨이 혀암(!)에 걸렸다는 소식은 메틀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시대 상황도 상황이었고 디킨슨이 아이언 메이든을 떠나있던 1990년대 중반의 암울했던 시기를 생각해보라.
‘샤아 아즈나블’의 목소리는 ‘이케다 슈이치’밖에 없듯이 아이언 메이든의 목소리는 디킨스밖에 없으니까.

다행이도 디킨슨은 회복됐고 – 역시 잘난 사람들 걱정은 해줄 필요가 없습니다? - 무사히 새 앨범이 나왔다. 그것도 2CD로.
디지털 싱글 시대에 2CD 정규 앨범이라니. 작품에 대한 자신감 또는 앨범 하나 망해도(?) 상관없다는 자신감이었을 것이다. 새 앨범 나오건 말건 공연 레퍼토리는 거의 정해져 있고 그걸로 투어 계속 돌아도 전혀 문제없으니 말이다.
물론 앨범은 망하지 않았고 24개국에서 1위했다. 개인적으로는 유럽 정복한거보다 가온차트 28위한 게 더 놀라웠고.

그러나 메이든의 이름값을 제외하면 과연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 '앨범'인가란 생각은 든다.
선행 싱글 Speed Of Light는 거의 지겨울 정도의 말 달리자식 메이든 스타일. 비슷한 스타일로 치면 When the River Runs Deep, Death or Glory가 더 낫다. 과장 좀 보태서 80년대 시절의 파워를 보여준다.
The Red and the Black은 살짝 지겹지만 ‘워어어오~’ 후렴구는 공연장에서 빛을 발할 거 같다.

나머지는 크게 눈에 띄는 곡이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듣기는 조금 힘들다.
그러나 이미 모두 알다시피 마지막 곡 Empire of the Clouds만으로 모든 아쉬움이 사라진다. 헨델의 메시아도 앞부분 졸면서 듣다가 ‘할렐루야~’에서 깨고 감동하는 거처럼.

앨범에서 가장 긴, 18분이 넘는 곡인데 가장 안 지겨운 곡이다. 드라마틱한 헤비 메틀 대곡의 진수다. 디킨슨의 전성기의 힘을 잃은 헤비메틀 보컬이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지, 노래란 기교가 아니라 청자에게 말을 거는 것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인트로의 피아노를 비롯해서 현악의 사용도 자연스럽고 고급이다. 결코 오버하지 않고 곡과 잘 어울린다.

생각해보면 메이든처럼 오랜 역사에 대곡 쓰기 좋아하는 그룹이 심포닉 사운드 도입이나 오케스트라 협연을 하지 않은 게 신기한 일이었다. 메이든은 서두르지 않고 완벽하게 해낼 수 있을 때 해냈다.
Empire of the Clouds는 이 오랜 역사의 헤비 메틀 그룹이 아직도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는 증거다.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슈퍼카의 짜릿한 쾌감이 아니라 중후한 고급 세단과 같은 안정감이 돋보이는 헤비 메틀이다. Blabbermouth의 리뷰대로 메이든은 여전히 위대하다. 아니 가장 위대하다(still the great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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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r :  level 12   95/100
Date : 
브루스와 에이드리언이 복귀한 이후로 아이언 메이든은 점점 더 프로그레시브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특히 A Matter of Life and Death 기점으로 7-8분을 넘나드는 대곡들이 앨범주를 이루기 시작했고 그런 결과로 인해 서사적이고 밀도가 높은 앨범들이 나왔다. 그러나 곡들을 개별적으로 들으면 뛰어나지만 앨범 통째로 듣기엔 어느 정도 부담스러울수가 있고 노래들도 거의 다 비슷한 구성한 이루고 있어서 귀가 트일때까지 몇번은 청취해야 될 정도로 쉬운 음반들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 앨범 트랙리스트와 곡 길이가 공개됐을때 신보 역시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블 앨범인데다 10분 넘는 곡들이 3곡씩이나 있고 그 중에 Empire of the Clouds는 18분에 육박하는 곡으로 아이언 메이든 역사상 가장 긴 노래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그리고 아이언 메이든라 하면 브루스의 힘찬 보컬이 생각나는데 브루스가 나이들면서 보컬 역량이 예전만큼은 아니라 과연 어떨지 걱정되기도 했다.

원래 씨디로 사서 들을 예정이었지만 신보 발매 당일 날 참지 못하고 아이튠즈에서 먼저 음원을 사서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브루스와 에이드리언 복귀 이후로 최고의 앨범이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했던 80년대에서 보여준 시원한 질주감과 멜로딕함이 다시 살아났다. 첫 공개된 싱글컷 Speed of Light과 When the River Runs Deep, Death or Glory는 80년대 앨범에 들어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곡들이다. 하지만 이 앨범의 진가는 대곡에서 드러난다. 자연스러움 흐름과 완급조절, 세명의 기타리스트가 내려놓는 수려한 멜로디와 솔로, 스티브와 니코의 탄탄한 리듬 섹션 덕분에 지루한 틈이 없고 시간 가는줄 모른다. 그리고 브루스의 보컬이 좀 걱정됐었는데 그런 걱정을 날려주는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특히 이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는 Empire of the Clouds에선 밴드의 모든 역량이 담겨져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사는 1930년에 R101이란 비행선의 추락에 관한 내용이다. 구글에서 이 비행선 사진을 검색해 보면 상당히 거대하고 야심찬 프로젝트 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 곡 구성상으로 보면 처음엔 비행선이 이륙하면서 장엄함과 위대함을 표현하는 밝은 연주가 나오지만 갈수록 분위기는 어두워지고 비행선이 추락할때쯤엔 비극적인 연주가 나온다. 가사와 딱 알맞게 작곡한 구성과 흐름을 보면 그 동안 아이언 메이든이 쌓아온 내공이 확실히 느껴진다. 게다가 피아노와 오케스트레이션이 있어 더 꽉찬 사운드를 자랑한다. Empire of the Clouds 외에도 If Eternal Should Fail은 앨범의 분위기를 완벽하게 조성해주고 The Book of Souls는 무겁고 장엄하게 시작했다 나중엔 매섭게 달리는 연주 구간이 인상적이다.

아이언 메이든 정도의 경력이면 이제쯤 그냥 추억팔이식으로 투어 돌거나 메너리즘에 빠질 수 있기 마련인데 이 정도의 앨범을 뽑아줘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들고 음악에 대한 열정이 느껴진다. 굳이 단점을 뽑아 말하자면 전혀 새로운 것은 없다는 것이지만 결과물을 보면 변화를 주지 않아도 될거 같은 느낌이다. 정말 오랜만에 음악을 들으면서 설레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더 애착이 가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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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r :  level 6   80/100
Date : 
좀 당황스러운 앨범.

90년대 말~2000년대 초 메이든 앨범 같은 느낌이다. The X Factor부터 Brave New World까지 세 앨범이 연상되는데, 다 듣고 나니 Virtual XI 시즌 2라는 느낌이 들었다. 블레이즈 베일리 보컬을 기존 메이든에 억지로 맞추려다 실패한 그 앨범의 느낌이 이번 앨범에서 재현된 듯하다.

이 앨범만 들을 땐 The Final Frontier 시절과 브루스 보컬이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았는데... 비교해보니 확실히 보컬이 약해졌다. 하기야 5년이나 차이가 나니... 성량만 저하된 게 아니라 음역 자체가 상당히 좁아졌다. 이러다 보니 메이든 음악 자체가 방향성이 바뀐 듯한데, 앨범 전체적으로 방향을 잘못 잡은 듯하다가 마지막 곡인 Empire Of The Clouds에서 바뀐다. 이것도 Virtual XI 앨범과 비슷하다.

이 앨범은 얼핏 들으면 좋은 듯한데, 곡 전체를 들어보면 좀 아닌 곡들이 많다. 메이든의 고질병인 반복 구성이 더 악화되었고, 스티브 해리스의 베이스는 상당히 볼륨이 줄었다. 그리고 트리플 기타 밴드인 게 안 믿길 정도로 기타 사운드가 심플하다. 기타 파트 구성이 나쁜 건 아닌데, 싱글 기타 밴드라고 해도 믿길 정도다. 스타일은 다르지만, 후기 디오나 러쉬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전체적으로 사운드가 심플해지면 오히려 보컬 파트가 더 중요해지는데, 이 앨범 보컬 멜로디는 썩 좋지 않다. 게다가 브루스 보컬 자체가 약해진 탓에 '노래'를 듣는 게 난감할 정도다. 특히 후렴구가 대부분 어색하다.

수록곡들이 대부분 긴 도입부 이후에 비슷한 파트가 반복되는 식인데, 각 부분의 구성은 나쁘지 않고 기타 솔로도 괜찮다. 단, 리프 진행이 눈에 띌 정도로 좋진 않다. 그리고 대부분 클라이맥스가 약하고 후렴구가 그냥 브릿지 같은 느낌이라 영 어색하다. 앨범 전체적으로 속도감도 약해서 지루한 느낌이 심하다.

앨범에서 일단 눈에 띄는 건 세 곡의 대곡인데... 첫번째 대곡인 The Red And The Black은 Hallowed Be Thy Name을 느리고 길게 잡아늘린 듯한 구성을 보여준다. 문제는 연주가 그다지 와닿지 않고, 반복이 심하다는 것. 키보드 사운드도 들어가 있다 보니, The Angel And The Gambler를 들었을 때와 비슷한 실망감이 들었다.

When The River Runs Deep도 괜찮긴 한데 좀 아쉽고... 다음 대곡인 The Book Of Soul도 괜찮긴 한데 아쉽다. 대곡이면 그에 걸맞는 전개를 보여줘야 하는데, 반복이 심한데다 기타 솔로는 그냥 릴레이 식이다. 그리고 두번째 CD에선 Tears Of A Clown이 제법 괜찮다. 이 곡은 보컬 멜로디가 꽤 좋고 기타 솔로도 들을 만하다. 후렴구 멜로디는 좀 아니지만... 살짝 아까운 곡이다.

이렇게 10곡에서 실망하고 끝곡 Empire Of The Clouds를 들어보면 엄청 당황스럽다. 이 곡은 전작의 When The Wild Wind Blows처럼 서사적인 대곡인데, 전작보다 더욱 발전했다. 다른 곡들은 도입부가 길다는 느낌인데, 이 곡의 도입부는 제대로 된 서곡이다. 브루스도 힘을 좀 빼고 약간 낮은 음역대에서 노래를 하는데 이게 굉장히 잘 어울린다. 새버티지 같은 헤비 발라드 대곡 느낌인데(스타일은 많이 다르지만), 키보드도 겉돌지 않고 잘 녹아들어 상당히 다채로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곡 중간의 연주 파트는 약간 길긴 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좋다.

이 곡이 다른 10곡을 압도하는 수준이고, 전작에서도 When The Wild Wind Blows 같은 곡을 넣은 걸 보면 메이든이 브루스의 성량 저하에 대한 답을 이미 찾은 것 같다. 다만, 이러한 답을 앨범 전체에 적용시키지 않고 오히려 다른 방향으로 가보려다 잘 안된 느낌이다. 길을 잘못 들었다기보다는, Empire Of The Clouds로 앨범을 도배하는 대신 일부러 방향을 틀어본 듯한 느낌이랄까?

그리고 이 앨범은 한 가지 큰 장점이 있는데, 메이든의 고질병인 매너리즘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거 이전 앨범에서 들어본 멜로디인데???' 같은 생각이 거의 안 든다. 이 정도로 오래된 밴드가 매너리즘을 떨쳐버리는 건 상당히 어려운데 메이든은 그걸 해냈다. 개인적으로는 Empire Of The Clouds의 확장판 격인 앨범을 내줬으면 하는데, 그게 꼭 바람직할지는 잘 모르겠다.

여러 모로 아쉽지만, 메이든이 발전을 멈추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다음 앨범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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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 Statis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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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s : 165,621
Lyrics : 216,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