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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level 8 루시엘
Date :  2005-07-17 11:52
Hits :  7579

최근의 성시완씨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대중이 변해야 음악이 산다"
'아트록 대부' 시완레코드 성시완 인터뷰





"대중음악 위기, 주된 책임은 수용자에게 있다"

20년이 넘게 아트록의 국내 보급을 위해 전념해온 성시완. 81년도 MBC의 ‘대학생 DJ 콘테스트’에서 입상, 이후로 방송과 인연을 맺은 그는 지금껏 ‘아트록의 대부’로 불리고 있다. 아트록은 60년대 후반 영국을 중심으로 전 유럽에 일었던 실험적인 록 음악으로 클래식과 민속음악, 재즈 등 여러 음악요소가 록의 테두리 안에서 융합되었다. 방송을 통한 소개활동 외에도 직접 레코드회사(시완레코드)까지 설립하면서까지 아트록 발굴 작업에 전념해온 성시완, 음반사 사장 이전에 음악을 사랑하고, 아끼는 음악 애호가의 입장에서 음반계 불황을 보는 그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 물론 제작자 또한 좋은 음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선적으로는 일반 대중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돼요"


정보의 바다라는 인터넷은 음악을 한낱 휴지조각 같은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자신이 좋아하는 밴드에 대해 쉽게 정보를 구하고, 책자 속 전리품에 그쳤던 희귀 음원을 일반화시킨 공로는 인정되지만, 결국 음악의 희소성을 지나치게 낮춰버렸다는 것이다. 인터넷상의 정보는 공짜라는 인식과 mp3가 대세를 이룬 상황이 맞물리면서 음악은 이젠 감상되고 마음에 울림을 주는 예술이 아닌, 읽혀지는 데이터가 돼버렸다. 지난해 핸드폰 컬러링과 홈페이지 배경음악 매출액이 전체 오프라인 음반 판매 시장을 압도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가치 하락 현상을 잘 반영하는 예이다.


" 음반이 나오면 돈을 주고 사주고, 그 자본이 쌓여 다시 좋은 음반 제작에 투자되는 겁니다. 그런데 그 순환 과정이 끊겨버린 버리니 안타까운 거죠. 온라인 시장에서 아무리 음원이 많이 팔려도 제작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


그가 밝히는 대중음악 판매 시장 불황은 심각함을 넘어 처절하다. 얼마 전에는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인쇄소 사장이 자살하려고까지 했다. 음악이 좋아, 음반 커버 인쇄만을 고집했던 소신이 결국 ‘완전한 실패’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성시완을 진정으로 슬프게 하는 것은 돈이 아니다. 애시당초 수익성이라고는 따지지 않고, 사재를 털면서 시작한 사업이기에 돈에는 미련이 없다. 다만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60, 70년대의 그 아름다운 음악을 발굴하기 위해 뛰어왔는데 그동안 음악이 하나의 장신구로 전락해버린 것이 못내 아쉬울 뿐이다. 유행에 뒤지지 않는 센스를 대변하는 핸드폰 벨소리와 배경음악의 득세, 자극적인 리듬과 멜로디가 잠깐 우리 주위를 휘감고 사라지는 모습은 씁쓸하다 못해 허망하다. 그가 온라인 시장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람들은 그의 '뒤떨어진' 시대감각을 비난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다고 해도 좋은 음악은 쉽게 빛을 잃지 않는다. 그러한 예술이 꽃 피우고, 또 대접받기 위해서, 우리에게 지속적인 유익함을 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고려하면 그의 이야기는 결코 궤변이 아니다.



◇성시완씨가 제작, 무료로 배포해온 아트록 전문잡지 '언더그라운 파피루스'의 한 페이지.1996년호로 프렌치 아트록 특집을 싣고 있다.


"전 지금도 음악을 LP판으로만 듣습니다. 버스비를 아껴가며 모은 돈으로, 음반을 사고, 멋진 커버아트에 마음이 부풀기도 하고...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자리 잡죠. 그런데 지금은 그런 과정이 다 사라져 가고 있어요."

불법 MP3 유통으로 당한 고통. 그는 이제 음반 내기가 무서울 정도라고 한다. 얼마 전 발매를 하기로 마음먹었던 이태리 뮤지션의 음반도 이미 P2P사이트에서 검색되는 걸 보고 거의 포기 상태다.


"뭐, 어쩔 수가 없어요. 경고문을 보내면 잠시 지웠다가 다시 올립니다. 제가 일일이 추적해서 소송을 걸겠습니까? 속수무책인 거죠."


“돈 주고 살만한 음반이 없는데 어떻게 하느냐"는 일부 네티즌들의 항변에 성시완은 고개를 젓는다. "솔직히 생각해보세요. 음악을 만들어내는 뮤지션 입장에서 어떻게 대충대충 만들겠습니까. 모두 피와 땀이 투영된 결과물입니다." 그에 따르면 좋은 음악이란 몇 번 들어서 정체를 알 수 없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지만, 어느 순간 깊은 감동으로 다가오는 곡이 한두 개가 아님을 누구나 알고 있다. 아니, 어쩌면 대부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음악의 주관성과 상황성을 무시하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편협한 취향과 즉각적인 판단만으로 음악의 가치를 한정해버린다. "저도 제가 가지고 있는 음반의 3분의 1은 아직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우연히 플레이어에 걸었다가 왜 이런 음악을 이토록 몰랐나 하며 자책할 때가 여러 번이에요. 모든 음악은 나름의 가치와 빛깔을 지니고 있습니다. 수용자들이 좀 더 여유롭게 판단할 줄 아는 참을성이 필요한 거죠."


음반 사업에 뛰어든 지 16년, 지금은 아끼던 직원들을 다 떠나보내고 그 홀로 회사를 지키고 있다. ‘위기극복세일’을 단행해 다행히 빚의 상당 부분을 갚을 수 있었지만 지금도 재고가 수 만장 창고에 쌓여 있다. 마지막으로 라이센스했던 노르웨이 그룹의 앨범은 50장도 채 안 나갔다. 다만, 지금 그가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언젠가는 아트록이 다시금 대중의 사랑을 받을 때가 올 것이란 신념 때문이다. 그는 다짐한다. 쓰러지는 그날까지 음악과 함께할 것이라고.


" 항상 음반을 수집하면서 느끼는 사실이지만 이 조그만 지구에 이렇게 무수히 많은 음악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에 머리가 수그러진다. 저 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별들처럼 헤아리기가 불가능하다. 한마디로 별천지인 것이다. 별들 중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있듯이 음악도 들을 수 있는 것이 크게 제한되어 있다. FM 방송을 통해서? 레코드 숍에서? 메일 오더로? 이 모든 것을 총동원해도 소용없는 것이다. 언젠가 여러분들도, 필자도 그 중에 일부만을 듣고 이 지구를 떠나게 되는 것이다" - 성시완 '언더그라운드 파피루스' 중에서-

세계일보 인터넷뉴스팀 이창호 기자 tabularasa@segye.com

제보 및 보도자료 bodo@segye.com

2005.07.14 (목)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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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말씀드리지만 저는 밑에 mp3에 대한 언급을 통해서 기사를 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매일 언급되는 말이지만 음반 불황에 대해서 안타까운 심정으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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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7 핑크     2005-07-17 12:14
이 사람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파요. 아직도 위기가 극복이 안됐다고 하던데... 영구 위기 상태가 지속될까봐... 에휴, 또 한 번 찾아가야되겠네... 아무래도 메탈 킹덤에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아트락 앨범들을 가끔씩 소개해야겠네요. 조금이라도 판매에 도움이 되려면...
level 6 ElectricGypsy     2005-07-17 12:29
시완사에서 온라인 판매는 안하나요? 홈페이지에 없는것 같아요. 핑크님이 앨범소개 해주시면 좋을것 같군요.
level 21 Eagles     2005-07-17 16:10
안타깝습니다.. 아트락에 손을 뻗을 만한 여유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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