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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9 DeepCold's profile
Username ijb3377   (number: 11196)
Name (Nick) DeepCold
Average of Ratings 93.8 (4 Albums)   [ Rating detail ]
Join Date 2014-02-19 06:52 Last Login 2018-11-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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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ntry United States Gender / Birth year
Artist name Genres Country Albums Votes Date
preview Junius Alternative Metal, Atmospheric Sludge Metal, Progressive Metal, Post Rock, Shoegaze United States 3 0 2018-07-05
preview Obsolete Theory Doom Death Metal, Blackened Death Metal Italy 1 0 2018-07-05
cover art Artist name Album title Release date Rating Votes Date
Eternal Rituals for the Accretion of Light preview preview Eternal Rituals for the Accretion of Light 2017-03-03 - 0 2018-07-05
Reports From the Threshold of Death preview preview Reports From the Threshold of Death 2011 - 0 2018-07-05
The Martyrdom of a Catastrophist preview preview The Martyrdom of a Catastrophist 2009 - 0 2018-07-05
Upon a Pale Horse preview preview Upon a Pale Horse 2017-05-19 - 0 2018-07-05
Scourge preview preview Scourge 2018-03-16 - 0 2018-07-05
COMA preview preview COMA 2018-02-22 - 0 2018-07-05
Empath preview preview Empath 2019-03 - 0 2018-07-05
Ghost Mile preview preview Ghost Mile 2017-05-12 - 0 2018-07-05
Mudness preview preview Mudness 2018-06-15 - 0 2018-07-05
Zion preview preview Zion 2013 - 0 2018-07-01
preview  Revolution Saints preview  Revolution Saints (2015) (85/100)    2018-11-10
Revolution Saints [Oldie but Goodie]

한번 빠지면 3대가 패가망신이라고 누군가가 그랬듯이, 버터뽕에 한번 맛들이면 이국에서 어머님의 된장찌개가 그립듯이 다른 음악에 빠지다가도 어느 순간 고개를 돌리게 만드는 마성의 장르. 그렇다. Adult Oriented Rock, 줄여서 에이오알. 으르신들을 위한 로쿠음악.

사실 필자가 태어나기도 전 7~80년대부터 보스턴, 저니, 스틱스, 포리너, 본조비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만들어놓은 공식 몇가지 만으로도 볶아먹고 우려먹고 삶아먹고 튀겨먹어도 그 본연의 맛은 꾸준히 유지가 될 정도로 무임승차가 심히 원활(?)하기에 오늘날까지 가늘고 길게 올디 벗 구디를 외치는 젊은 로커들을 통해서 살아남은 이 음악의 매력은 무엇일까. 하드한 음악으로 모두의 감성을 사로잡는 아름답디 아름다운 멜로디와 떼창, 그리고 쉽디쉬운 접근성. 그야말로 외강내유 그 자체가 아니던가. 겉은 단단하지만 속은 따뜻한 순정마초. 아 물론 내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껄껄.

각각 저니, 백사, 디오, 댐양키즈, 배드 잉글리시 등을 거쳐온 연주자들이 모인 밴드 이름부터가 혁명을 내포하는 이 슈퍼 트리오의 격정적인 연주, 호쾌한 보컬링, 절정에서 터지는 시원한 솔로잉은 이런 AOR/MHR의 기본 공식: 발라드는 애절하게, 로큰롤은 뒤도 안돌아보고 화끈하게 쌍팔의 뽕끼와 산뜻한 청량감을 모두 내포하고 있어 그야말로 든든한 한정식 한상을 먹은 듯한 느낌이다. (아마 과거 존 사이크스의 Blue Murder를 떠올리는 리스너들도 아마 꽤 있을것이다) 8비트 록음악에 향수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Turn Back Time, Locked Out of Paradise, Dream on 같은 트랙의 프레이즈와 훅에서 터져나오는 코러스만 들어도 내일의 죠와 록키를 봤던 그 시절로 되돌아가서 주먹을 불끈 쥐며 다이아몬드 스텝을 밟지는 않으련지 껄껄.

오늘날 장르시장이 쪼개고 쪼개져서 팬층이 분리될되로 되어진 상황에서 극도의 세련미로 무장한 힙한 대중음악이 고막을 강타하고 있는 시대에, 그 이면에선 동시에 보헤미안 랩소디 같은 트리뷰트 영화가 살짝 부실한 전개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을 사로잡고 있는것은 아마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가 함께 몰입해서 들을수 있는 음악, 리스너들의 그 허전함을 영화관에서 채워줄 수 있기에 그러하다고 생각한다. 마 요즘 밖에서 먹는 음식들이 그리 맛나다고 하지만 최소 어머님이 요리치가 아닌 이상 구수한 집밥이 그리워지지 않는이가 있던가. 언젠가 아레나 록 밴드 소재 하나 잡아서 영화찍고 아가들이 유튜브 들어가서 "OOO 보고 들어오신 분들 손!"을 남기는 그런 현상을 머지않아 보게되지 않을까?

이런 음악을 꾸준히 릴리즈 해주는 프론티어 레코드에 참으로 고맙고 더욱 고맙다.

추천: 1,2,4,6,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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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Amorphis preview  Queen of Time (2018) (95/100)    2018-11-04
Queen of Time [Marinated Roots]

뮤지션들에게 있어서 뿌리가 무엇인가를 묻는것은 꽤 여러가지로 해석될수 있는 부분이다. 가령, 트윈기타 앙상블의 전개와 갤로핑, 3연음을 많이 쓰는 밴드들은 메이든의 자손들일테고, 다급한 할머니가 안절부절 못한채 정신없는 스래시 밴드들은 D-Beat 활용과 더불어 배속으로 돌려돌려하는 모터헤드 표 롹큰롤을 듣고 자란 아가들, 80년대 전자음악에 길들여진 너드들이 오늘날 만들어내는 일렉트로닉 시장을 생각해보라. 시장의 측면에서 본다면, 서로 다른 토양에 일구어진 재료들을 어떻게 배합하고 정돈할 것인지가 첫번째 주안점일테고, 이후 이를 모방하는 측에서 변주 및 현지화시키는 것이 두번째일 것이다. 전자가 북유럽의 익스트림 메탈이라면, 후자는 이를 월드와이드한 문법으로 새로 적립한 미국의 모던 헤비니스 시장이겠지. 아 물론 쿼쏜처럼 누가봐도 베놈한테 지대한 영향을(밴드이름부터가…) 받았으나 죽을때까지 이를 부정한 희안한 놈도 있다만.

한 뿌리에서 홀로서기 하는 과정을 겪는 2세대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그늘을 확장하기 위해 각기 다른 성질의 질료를 배합해서 음악을 만드는 것이 결국 필연적일진데, 창작자 입장에서는 아류딱지 떼랴 표절 의심받으랴 기존 팬들이랑 유입층 모두 만족시키랴 참 고통스러운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아도르노가 제창했던 계몽의 변증법에 의하면 어떤 문화의 새로운 형식이 탄생해서 성공을 거둔 경우 그 산업은 그 형식의 포장능력과 주목도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비교적 열등하다고 평가받는 구 형식들은 자신들 역시 시류에 편승하기 위해 모방하게 되고, 이는 결국 문화시장에 있어서 절대적인 조건이 되는 순간 질적인 하락을 면치 못하게 된다고 주장하는데, 어찌보면 창작의 고뇌는 이러한 산업구조에 역행하기 위한 아티스트의 고뇌를 어느정도 반영해주는것이 아닐지 모르겠다. 물론 아도르노는 문화산업 자체를 조작된 헤게모니로 여기는 경향이 크다는 점이 함정.

서문이 좀 길었지만, 아모피스는 참 특이하게도 이런 시류에서 많이 벗어나 있는 참 묘한 밴드였다. 시작은 핀란드에서 메탈 좋아하던 스쿨보이들이 시작한 데스메탈에서 민족시 칼레발라를 갔다붙인 밴드가 프리지안 스케일과 건반이 혼합된 요소를 섞어내더니, 갑자기 뉴프록 비스무리한 음악으로 건너가서 팬들을 혼란시키더니 이후 파워/멜로데스/포크/오리엔탈/심포닉/고딕/프록 등이 쇳물처럼 녹아들어간 자기들만의 양식으로 완전히 자리매김을 했다. 사실 이쯤되면 이 밴드의 뿌리가 뭣인지 파헤치는 것이 참 곤란할 지경이다만, 이러한 혼합된 양식 자체가 밴드의 장기였다는 점은 이미 팬들이 잘 알터. 사실 깊게 드비다보면 천개의 강 설화에선 고텐버그 멜로데스 부흥기 이전에 이미 자신들만의 멜로데스 양식을 갖췄었고, 엘레지부터 이클립스까지 끊임없이 시도된 에스닉 요소와 자신들이 추구한 메탈의 절충점을 찾기위한 실험들은 이미 밴드의 기반이 다른 밴드의 모방을 이미 넘어선 것이 아니었을지. 혼재된 성분들은 이를 복스럽게 포장하는 알록달록한 데코레이션이라고 보면될까? 음식으로 치면 동서양의 모든 내음을 느낄수 있는 퓨전요리 정도. 전수받는 제자들도 없고, 누구한테서 배운것도 아닌 자신들만의 문파 안에서 독야청청하는 경우는 참 드물지 않으려나. 모던 헤비니스의 폼을 갖추고 있지만, 그 어느 모던메탈 밴드와도 거리가 멀어보이는 참 절묘한 위치.

이렇듯 무결점의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던 밴드였지만, 이러한 밴드의 성향은 사실 The Beginning of Times 에서 그 매너리즘을 여실히 보여주면서 이제 이 밴드도 할 얘기가 많지 않겠구나… 싶은 상황에 Circle과 Under the Red Cloud 두 앨범에서 보여준 (하모닉 마이너 위주의 원기타 멜로디라인에 많이 의존했던 이전작들과는 달리) 더 촘촘한 작곡, 플루트/오르간/색소폰/퍼쿠션, 그리고 콰이어를 활용한 더욱 풍부한 사운드메이킹, 미드템포 위주의 박자감을 좀 벗어나서 잦은 변박과 싱코페이션의 비중을 늘이는 식으로 간단하게 돌파했다. 토미가 들어온 이후 발표한 Eclipse가 이들의 여태까지 시도끝에 압축시킨 문법을 정의해서 완성시켰던 첫 작품이라면, Under the Red Cloud는 Eclipse작법의 확장판이라 보면 되려나. Death of a King, Bad Blood, The Four Wise Ones에서 그 지향점이 보이지 아니한가.

이에 반해 Queen of Time은 조금 독특하다. 이전 작품에서 더더욱 노골적으로 들어낸 아라비안 스케일에 기반한 순환 멜로디에 기반한 곡들이 반, Eclipse 이후에 이들이 꾸준히 내놓았던, 딜레이 페달을 활용한 쉽게쉽게 들리는 미드템포 싱글트랙들이 반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전자의 비중이 급속히 높아졌고, 여기에 과거 그들이 내놓은 앨범에서 요소를 몇개 따와 새롭게 변주한듯한 곡들이 늘어났다. 포문을 여는 The Bee부터가 사실 그 포석을 반쯔음 깔아놓았다고 보는데, 과거 Tuonela 앨범의 첫 트랙 The Way을 변주한 신스라인과 스트링 토핑, 하모닉 마이너와 프리지안, 하쉬보컬과 싱잉, 크런치톤과 딜레이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블록을 쌓고쌓아 정점에서 모든 요소를 기가막히게 터뜨린 트랙이 있는가 하면, Message in the Amber나 Daughter of Hate처럼 심포닉 어프로치나 간주에 해먼드오르간이나 금관악기를 접목해 편곡의 너비를 확장한 케이스와 The Golden Elk/Heart of the Giant처럼 아예 대놓고 Orphaned Land나 Myrath 등이 즐겨쓰는 코드진행에다 Blind Guardian을 연상케하는 큰 규모의 콰이어가 받쳐주는 헤비트랙까지. 물론 이들이 메인트랙으로 지정한 곡들은 Wrong Direction이나 Amongst Stars같은 기존의 구팬들을 포섭하는 북유럽의 서정이 그윽한 트랙이지만 말이다. (다만 Wrong Direction 기타 아르페지오가 전면에서 계속 곡을 리드하는 점은 이전 아모피스 곡에서 보기 꽤 드문 케이스라 오히려 진행에 있어서는 꽤 신선한 편이란게 함정)

하지만 이런 모든 것들은 결국 밴드가 이전에 해왔던 ‘장르의 짬뽕화’의 연장선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저 너비를 넓히는 일종의 옆그레이드 같은 모습으로 다가올수도 있을진대, 단순히 실험에서 그치지 않고 이 모든 과정을 한곡 한곡에 정제하고 집약시켜서 한 곡씩 추출하는 모습은 과거에도 그러했듯이 참으로 아모피스스러운 발상이다. 신화덕후가 아닌 이상 남들도 필자도 잘 모르는 칼레발라에 기초한 영감을 골자로 풀어내어 눈에 아른거리는 듯한 공감각적인 카타르시스로 청자가 받아들여지는 것은, 어쩌면 단순히 이들이 기존의 서사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베이스 삼아 세계관을 재창조하고 여러 소스를 버무려 자신의 것으로 정리하는데에 있는것이 아닐까한다. 그러한즉, 더 큰 스케일과 복잡다단한 편곡 사이에서 발휘되는 특유의 입체적인 스펙트럼은 아무래도 아모피스라는 밴드가 이전부터 작업해온 노하우가 쌓이고 쌓여 곡 어레인지에 자연스레 발산되는 일종의 패시브일지도.

이 밴드에게 있어서 뿌리란 결국 설화를 토대로 자신들이 재창조해낸 소우주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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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Iron Maiden preview  Somewhere in Time (1986) (100/100)    2018-07-11
Somewhere in Time [When Synthy-Vibes Met Galloping Maiden]

생각해보니 80년대 음악을 디집다보면 유독 뿅뿅거리는 신시사이저의 음색이 온 장르를 넘나들면서 귀를 간지럽히는 경우를 종종 보게된다. 뭐 뉴웨이브니 유로비트니 해서 틀어줬다는 전설의 롤러장 음악들 삐리뿅뿅 빼래뿅뿅 이런것들이 디스코를 시작으로 나중엔 AOR이나 메탈하는 기타쟁이들에게까지 뭔가 최첨단(!)으로 느껴지던 음색이었을테니 온갖 실험이 난무했을것은 당연한 사실. 물론 몇십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들어보면 온갖 음원합성이 판치는 요즘 시대에 뭔가 오그라들면서 얼굴에 홍조가 띄는건 레트로 마니아나 고고80s 회원이 아닌이상 당연한거 아니겠나. 그당시 메탈갓 주다스 할배들도 예외는 없이 요걸 직거래 수입했다가 많은 팬들에게 디스코뽕메탈 흑역사 취급을 당했을 정도니. (이런 말을 하긴 했지만 사실 나는 뽕기와 진지함을 와리가리 했던 면도날 앨범보다 더 원색적(?)이라 좋아한다 껄껄)

이미 Maidenish라고 명명될 정도의 아이덴티티를 갖춘 메이든 특유의 쩔꺽쩔걱 베이스와 역덕후&너드시키들을 환장시킬만한 주제선택, 그리고 트윈기타가와 똥칼라파워 보컬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서사는 사실 굳이 당시 유행하던 이런것들을 필요로 할까싶긴 하지만, 어쨋건 애드리안이 눈여겨보았던 새로운 문물을 적극 받아들이긴 했다. 아주 잠시동안이었지만. 유독 외국에서 메이든 골수팬들을 공연장에서 보게되면 이 Synthy-Maiden 시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종종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한다. 아, 나만 희안한 새끼가 아니었어!

브루스 재직 시기의 초반, 그러니까 짐승숫자 내지 힘찬노예 까지의 메이든은 아예 초반부터 짧고굵게 스트레이트 원투를 훅 먹이든가(뚫어뻥, 언덕마라톤, 공중전) 혹은 긴 서사곡의 경우 몇개의 악절을 버스 A, A', A'' + B, B', B'' 식으로 반복 및 교차시키면서 절정까지 쌓아놓다가 후반부에 빡 터트리는 식의 곡들(사형수똥꼬쇼, 늙다리 수부의 노래)로 캐릭터가 잡혀있었다. 다만 이 앨범부터는 훅 자체가 곡의 모든 부분에 잘게 쪼개져 들어간데다 5연음 6연음의 비율이 늘면서 이전과 비슷한 속도의 곡임에도 불구하고 노트가 더 빡빡해진데다 전조까지 마구잡이로 들어가는 곡들이 늘었고 그나마 약간 느리다 싶은 곡은 6,8 트랙정도가 전부다. 그리고 기타신스. 말만 들으면 그야말로 정신사납고 재생버튼을 누르자니 손이 부들부들 떨리지 아니한가?

하지만 정말 다행히도(!) 우리 메이든 할배들은 다른 밴드들과는 달리 신스뽕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저 와글와글한 성분들을 그야말로 황금비로 딱딱 맞추고 신스 특유의 뿅뿅이를 중화시키기 위해 리버브와 딜레이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서(심지어 보컬도) 오히려 음악 자체에 강한 여운을 남기는 촉매로 사용했다. 곡의 길이가 늘어났지만 이런 여러가지 특성을 통해 오히려 이전보다도 더 다이나믹한 전개를 위주로 자신들이 원한 컨셉을 전달하게 되었으니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뮤짤하고 쓰리쿠션 투버드 원스톤 만세 만만세.

무지막지한 속도로 갤로핑 해주는 Caught Somewhere in Time이나 The Loneliness of the Long Distance Runner같은 So Maidenish한 트랙들은 물론이요, 여기에 오오오 거리는 떼창유도와 기타솔로에 힘을 더 불어넣은 Heaven Can Wait, 정석적인 8비트 진행속에 집어넣는 드럼의 필인이 인상적인 Wasted Years, 신스를 적재적소에 써먹으면서 SF성향의 가사가 지닌 분위기를 더욱 증폭시키는 미드템포 트랙 Stranger in a Strange Land, 트윈기타의 불뿜는 쇼를 감상할수 있는, 제목처럼 어디서 들어본듯한 멜로디로 착각할법한(아마도 록맨시리즈?) Deja Vu 등등 콘서트 셋리스트에 이게 왜 없을까 싶을정도로 알찬 트랙들이 앨범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필자가 개인적으로 정말정말 아끼는 트랙은 다름아닌 Alexander the Great과 Sea of Madness인데, 전자는 노부수 시리즈를 잇는 대곡으로 말 그대로 알렉산더 전기가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극적인 서사시, 후자는 잦은 변조와 변박을 통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놓칠수 없는, 80년대 메이든이 들려주는 가장 프로그레시브한 곡이니 절대 놓치지 말것. 특히 Sea of Madness의 인트로 부분에서 8분음표-16분음표가 마구섞인 메인 리프 진행 와중에 갑자기 5연음 천둥스네어로 깜빡이 안키고 갑자기 훅 들어오는 드럼 이후에 역시 깜빡이 안키고 훅들어와서 순식간에 턴을 주고받는 베이스 파트는 정말 말 그대로 해일이 한번 확 휩쓸고간 이후의 잠시동안의 적막을 연상케할만한 킬링파트이며(판테라 - Domination 인트로를 들어보면 얘들이 이걸 따라한게 아닐까싶다), 브릿지에서 신스를 통한 분위기 환기 후 E minor에서 자연스레 A minor로, 이후 간주 파트 및 솔로잉에서는 D major (사실 이 부분은 아마 AOR팬들이라면 Boston - Piece of Mind를 많이 연상할지도 모른다. 심지어 기타의 톤까지도), 기타 솔로를 넘긴 다음 적막 속에 베이스가 주도권을 잡은 파트는 부드럽게 E major로, 다시 인트로 반복... 변조가 굉장히 급작스럽다고 느낄만 한데도 각 파트의 주도권 전환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데다가 드럼의 필인조차 깔끔하다.

신스를 많이 사용한만큼 곡의 분위기 또한 알렉산더 찬미 트랙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Time 등의 가사가 많이 들어가는 것처럼 시간에 관한 내용이 많이 나오는데, 이쯤되면 아예 새 문물을 사놓기 전부터 미리 컨셉을 잡아놓고 사운드를 선택한게 아닌가 싶을정도의 궁합을 자랑한다. Stranger in a Strange Land는 냉동인간을 수십년 후에 발견했다는 가사고, Caught Somewhere in Time은 말 그대로 대놓고 타임머신, The Loneliness of the Long Distance Runner는 달리기를 하면서 과거와 현재를 기억을 오가는 주인공을 그려낸 동명 영국 영화에서 컨셉을 따왔다. 보통 전투와 신화와 관련된 내용들을 많이 다뤘던 메이든이기에 약간 이질적인 컨셉으로 넘어간 후 어색함이 있지않을까 싶지만, 전혀 듣는데 지장없다.

힘찬노예 시절까지의 구수한 프로덕션과 통렬한 스트레이트 한방을 메이든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팬들이라면 사실 이 앨범은 일단 곡의 전개가 쬐까 복잡해지고 길이도 늘어난데다 정통메탈에 왠 신스가루를 뿌려대니 사실 초창기 앨범 위주로 듣거나 메이든 자체를 몇번 안들어본 헤비메탈 팬 입장에서는 사실 이질적인 느낌이 없지않을것이고, 실제로 국내외 팬들 역시 어느정도 동의하는 바이다. 필자의 경우 라디오에서 튀어나오는 언덕마라톤 등의 트랙으로 관심을 가지다 그냥 우연히 7X7 시리즈 집어들어 메이든을 본격적으로 영접했을때 '이게 그 라디오에서 튀어나왔던 메이든이라고 시부랄 이게 뭐야' 이랬으니 뭐 예상할만 하지 않나. 물론 지금에 와서야 80년대의 메이든을 무지무지 사랑하고 그중에서도 가장 아끼는 메이든 앨범들은 다름아닌 힘찬노예부터 7새끼49새끼 까지의 시절이 되었으니 그저 다행일뿐. 정통 브리티시 헤비메탈에 어느정도 물린 올드스쿨 팬들, 혹은 뭔가 색다른 헤비메탈이 듣고싶은 메탈헤드들을 모두 만족시킬만한 작품. 그러니까 여러분은 방구석똥블랙을 멀리하고 메이든을 듣는게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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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  Threshold preview  Legends of the Shires (2017) (95/100)    2018-07-01
Legends of the Shires [The Journey that Never Ends]

누군가 인생은 온라인 RPG게임이라 하지않던가. 유치원 - 학교 - 직장 - 노년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여정, 각자의 목표를 위해 기술과 체력을 연마해가면서 그에 합당한 지불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시스템, 하지만 뒷배경에 따라서 그 길은 끝도없는 무한디펜스가 되기도 하고, 혹은 단기간 만렙 달성으로 이어진다. 아니, 누구는 금손이라 이미 치트써서 만렙이 된상태로 겜 시작해서 길드 대빵이 된다. 불공평한가? 그럼 게임을 관두면 그만이다. 하지만 현실세계엔 성황당 따윈 없ㅋ엉ㅋ.

과거 로저 워터스는 이러한 사회를 벽에 비유했고 개개인은 그저 벽을 구성하는 하나의 벽돌에 불과하다며 결국 내면의 개혁 없이는 이에 동화될것이라고 보았다. 故신해철은 이러한 인간-사회의 관계를 불공평한 타협으로 규정한 후(세계의 문), 이러한 시스템에 길들여진 인간이 스스로 어린 시절의 영웅을 일깨워 초인이 되어서 극복해야 한다(The Hero)는, 어찌보면 낭만주의에 가까운 메시지를 심어놓곤 했다. 장르 불문하고 많은 뮤지션들이 이런 사회와 인간 사이에 놓여진 체계를 분리시켜서 과거 맑스가 그러했듯 '사회의 책임'이란 측면에서 내용을 풀어가곤 한다. Threshold - Legends of the Shires도 사실상 이러한 맥락에서 시작하지만, 이들과는 달리 개인의 영역을 더 큰 그룹으로 확장하는데에 있어서 살짝 다른 방법론을 가져간다.

The Shire (Part 1)에서 등장한 화자는 희망에 부풀어있다. 내가 만들거야! 내가 이룰꺼야! 씨앗을 뿌려서 언젠가 수확할 기쁨을 미리 연상하는 농부처럼 들뜬 상태로 말이다. 앞으로 반복될 주제부의 멜로디가 어쿠스틱 기타 사이로 한토막 슬며시 기지개를 펴며 등장하고,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화자는 온갖 부정된 언어가 머리속의 맴돌고 가슴속 깊은 의심이 줄을 긋더라도 자신은 극복할것이라 다짐한다. 언젠간 고통은 지워져, 시간이 해결해줄거야 라고 되뇌이는 글린의 보컬과 80년대식 리프전개가 산뜻한 키보드의 음성을 타면서(Small Dark Lines). 하지만 화자가 여태 배워놓은 지식과 스킬은 실전에서 항상 교과서처럼 100% 들어맞지 않는 법. 때론 실패에 무너지고, 작은 성공에 취하다, 도중에 증폭되는 의문은 커져간다. 나는 그저 큰 파도에 미치지 못하는 잔물결이 아닌가, 줄은 점점 깊게 파여간다. 시야가 커지는 와중에 지속적으로 훅을 들어가기 전에 나오는 전조 부분을 들어보면 그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던가(The Man Who Saw Through Time).

피가 끓는한 죽을때까지 달려. 빠져죽기 싫으면 노를 계속 저어. 니가 원치 않아도 때론 세상과 타협을 하라고. 지속적인 평지풍파에 개개인이 소모될지언정 어짜피 모두가 겪는일에 외롭지는 않을것이다라고 계속 긍정하는 화자의 쳇바퀴는 별과 위성이 궤도를 따라 공전하듯 돌고 돈다. 이미 여기까지 왔는데 어떻게 포기해. 해가 뜨고 해가 지면 달이 뜨고 다시 해가 뜨고 꽃이 피고 새가 날고 움직이고 바빠지고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서로 다르게 같은 시간속에 다시 돌고 돌고 돌고(Trust the Process - Star and Satellites). 추락하는 것에 날개가 없다고 말한다만 나는 그래도 수호천사가 날 지켜주네 자위를 하는 와중에 무릎 꿇고 좌절하는 횟수는 늘어나면서 결국 막다른 골목에 밀어넣어졌다. 결실은 커녕 싹 한뿌리 조차 나지 않는 상황에서 깊은 구렁이속에 쳐박힌다. 이전의 그나마 남았던 희망찬 멜로디는 사라진채 슬슬 다가오는 시간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듯 느릿한 전개속에서 스타카토로 진행되는 기타가 긴장감을 유발한다(On The Edge). 물론 중간에 반전이 있으니 기대하시라.

The Shire 1에서 살짝 보여준 주제부는 The Shire 2에서도 반복되는데, 전반부에서 보여준 '마 해보겠쉽니더'류의 패기는 온데간데 없이 '이런 시부랄 못해쳐먹겠네'식으로 가사가 바뀌어버렸다. 화자가 뿌린 씨앗이 뿌리만 박았지 싹을 못틔우니 비료도 갈아보고 농기구도 새로 사오고 별 갖은 노력은 다해보지만 열리지 않는 결실에 희망은 반절에 반절에 반절 깎여나간다. 이제는 결정해야 한다. 포기하거나 지속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눈먼채로 폭풍에 휩쓸릴 뿐. 자아 속에서 두개의 인격이 갈등하기 시작한다. 어쩌면 그가 원망하는 것은 자신의 잃어버린 꿈이 아니라 과거의 희망찬 나일지도 모른다. 너가 나를 여기까지 몰아냈잖아 계속 분노하지만 어쨋건 남은건 길을 헤메고 있는 자라버린 한심한 내모습, 그뿐이다. 세로신공 따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Snowblind). 이전 트랙들과는 달리 템포변환이 굉장히 급작스러운데 초반부에서 마구잡이로 달리다 브레이크를 걸고 다단한 변조 이후 속에 훅에서 울려퍼지는 주인공의 혼란한 심경과 두번째 악장에서의 급박한 전개는 겹겹히 오버더빙한 코러스와 키보드의 아르페지오를 통해서 마치 과거의 나와 대화하는듯한 분위기가 압권이다. 이제 과거의 나와는 단절되었다. 결과는 그저 공허하고 고립된 그저그런 존재 뿐(Subliminal Freeways). 삶 속에 일어나는 갈등과 시련 속에서 유년시절의 희망은 설사 사라진다해도, 개인이 지워져가면서 사회에 매몰되고, 프라이드를 잃을지언정 어쨌건 살아남았다(State of Independence). 그리고 신념을 삶의 동력삼아, 나라는 기계를 망가지면 고치고 부서지면 합금하는 과정 속에서 박동은 멈추지 않을것이다. 아직 삶이란 여행은 끝나지 않았고, 이전과는 달리 세상을 이분법화 시켜서 가려받지않고, 초반부에 언급했듯 모든것을 감싸안는 경지로 이르기 시작한다(Superior Machine).

Small Dark Lines에서 반복된 노랫말은 The Shire 3에서 재언급된다. 다만, 어린 시절의 패기에 담긴 말투가 아닌 이제 완전히 어른으로 성장한 화자의 담백한 단언으로써 말이다. 겪어온 모든 순간은 고난과 역경에 찌들고 내가 원하지 않은 가시면류관을 썼을지언정 결국엔 나를 단련시켰던 고귀한 순간으로써 승화한다. 어떤 길을 고르던 우리네 삶은 어쨌건 천로역정마냥 가시밭 자갈밭이 없을수야 없지 않겠나. 미지의 세계에 발 한걸음 한걸음에 기쁨만이 존재하는건 아니지 않겠나. 그 과정속엔 두려움과 분노, 온갖 희노애락이 넘쳐날것이다.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또 걸어가고 있다. 단순한 개인의 시점에서 더 큰 단위의 집단으로, 그리고 결국에는 온 인류로. 영광의 순간이 간혹 있겠지만 어쨋건 거기에 안주할수는 없으리라. (Lost in Translation). 마지막 곡 Swallowed에서는 Stars and Satellites의 멜로디와 가사를 따와서 이를 상기하는것으로 마무리짓는다. 모든 의문이 완전히 풀리진 않았지만, 결국 이 또한 삶의 일부로 계속 마주칠 것이다. 여태까지 그래와꼬, 아패로도 개속

여전히 칼의 80년대 헤비메탈 식의 올곧은 리프전개나 리차드가 만들어낸 공간감 넘치는 키보드, 그리고 크런치한 프로덕션은 과거 맥 내지 데미안 재직 시절까지 한번도 변하지 않았지만, 과거 자신들이 냈던 수록곡에서 모티브를 가져와 전개를 살짝 꼬아주는 (가령 The Man Who Saw Through Time과 Pilot in the Sky of Dreams, Trust the Process - The Hours, Subliminal Freeways - He is I am을 비교하면서 들어보시라) 방식으로 저번 앨범에서 약간 도식화된 방법론을 극복하려는 모습으로 보여진다. 다단하게 곡을 쪼개주었던 Dead Reckoning과 March of Progress에서 보여준 특유의 훅이 결합한 시너지라고 해야할까. 다만 과거의 디스코그래피와 차별화된 점이라면 주인공이 겪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여러가지 수사로, 즉 주인공의 성장과정을 씨뿌리고 이를 일구는 농부에 비유한다던가 앞으로 겪어질 시련을 몸에 문신처럼 새겨질 검은 줄이라는 심벌로 대체하면서 곡이 진행될수록 주인공의 고뇌와 대비해 그 농도 역시 짙어지는 등, 또한 어느 순간부터 단순히 한 개체의 천로역정을 개인에서 주(州)로, 주에서 국가로, 국가에서 인류로 그 단위를 확장시켜나가며 결국은 우리 모두가 겪는 이야기로 결론을 맺는다. 주인공이 혼란스러워 할때는 오버더빙한 기타와 코러스 라인이 자잘하게 쪼개진 비트를 타고 그 심경을 대변해주며, 잠시 내려놓고 고뇌하는 과정에서는 속도를 늦추고 건반 위주로 잔잔한 발라드를, 그리고 자각하는 과정에서는 마이너와 메이저 코드를 계속 바꿔주는 식으로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데 이 또한 각 수록곡의 다이나믹스를 올려주는 백미.

여태 다른 앨범이었으면 인간찬가로 이어질법한 단순한 주제를 뻔하지 않은 연출방법으로, 정치적인 호소나 위에서 아래로 전달되는 설교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그저 수필처럼 써내려가는 분위기와 그 여운에서 느껴지는 담담함이 화자의 복잡다단한 감정기복과 대조되면서도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그 여정 속에 리스너가 스스로 깨달아가는 과정이 그 어떤 음반들 보다도 큰 울림을 남겨주기에 정말 크게 다가왔던 작품이다 (사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이 앨범은 핑크플로이드 보다는 러시의 시각에 가깝긴 하다. Subdivision이나 Marathon 같은 곡에서 느껴지는 그 무언가가 핑플의 Dogs처럼 날선 느낌과는 좀 다르지않나). 말이 길어서 결국 조낸 복잡한 설명충 프록메탈 아니겠느냐 뭐 이리 항의하리도 모르겠지만, PoS같이 속앓이 심하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스무스하게 들을수 있는 앨범이니 걱정마시길. 마, 결국 이거 모두 성장해가는 우리네 이야기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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