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an's Mind는 전작 Celestial Entrance로 Progressive Metal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Celestial Entrance에 실린 곡들의 타이트한 구성과 멜로디컬한 선율은 이 밴드가 얼마나 재능이 넘치는지 충분히 증명하고도 남았다. Pagan's Mind의 뛰어난 역량은 그 다음 작품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되었다. 후속작인 Enigmatic: Calling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Celestial Entrance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본작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복잡다단한 구성과 탁월한 연주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여기에 이들 특유의 냉기를 머금은 짜릿한 멜로디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특히 본작에서 보이고 있는 Pagan's Mind의 멜로디 메이킹 능력은 가히 장인의 솜씨라고 할 만하다. 전체적으로 전작과 흡사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 앨범이 Celestial Entrance보다 확실히 더 낫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신장된 멜로디 메이킹 라인에 있다. 이들이 멜로디 제작에 온 힘을 기울이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은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는 장르가 Dream Theater의 영향력이 워낙이 크다보니 단순히 복잡한 구성과 연주 기교로만 승부를 보려고 하면 Dream Theater의 아류라는 소리에서 벗어날 도리가 없다. Pagan's Mind가 멜로디 메이킹에 공을 들인 것은 결과적으로 현명한 판단이었다. 북유럽 특유의 냉기가 느껴지는 멜로디는 이들이 위대한 선배 밴드의 영향력 아래 있으면서도 구태의연한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들의 대열에서 멀어지게 했고, 이들의 세 번째 앨범 Enigmatic: Calling은 밴드의 그 강력한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앨범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