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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level 7 TwilightDragon
Date :  2023-11-10 23:46
Hits :  1044

5년 전, 도저히 잊지 못할 그 날을 추억하며..

2018년 11월 10일. 세상 어딘가엔 꼭 기록으로 남겨놔야겠다 싶어서 이 곳에 글을 남겨봅니다..!
긴 글 양해 바랍니당..ㅎㅎ

그 날은 11월이었음에도 유난히 따뜻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제 나이는 15살이었습니다. 그날은 제 인생 첫 메탈 내한 공연이자, 무려 Angra의 내한 공연을 보러 가는 날이었습니다.

일어나서 정성껏 씻고, 엄마와 함께 상상마당 라이브홀에 갑니다. 같이 떡볶이도 먹고, 홍대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다가 서로 할 거 하기로 하고, 저는 지하실 로비에 가서 예매내역을 보여드리고 포스터와 베지, 목걸이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위로 올라와서 할 것도 없으니 조용히 대기하고 있었는데.. 지하에서 낯익은 머리스타일의 소유자가 뚜벅뚜벅 올라오더랩니다..

그 남자는 바로 제 인생 첫 락스타인 Fabio Lione였습니다.! 너무 놀란 나머지 입을 떡 벌린 채 제 앞을 지나가는 파비오를 넋 놓고 바라보았습니다..ㅋㅋㅋ 그리고 자연스레 그의 발걸음을 따라가서 담배 타임을 감상하였습니다. 알아보신 어떤 팬 분은 같이 사진도 찍으시던데, 제게 그럴 용기가 없어서 그저 바라보기만 하였습니다..(영어도 잘 못하기도 했고..) 아마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ㅠㅠ

그리고 그 자리에서 지인분들을 만난 뒤에(랩소디 동호회에서 만난 분들!) 함께 잠시 수다 떨다가 저는 VIP 특권으로 Meet and Greet, 싸인과 포토타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지인 한 분께서 사진 한 장을 건네주시며 여기에 파비오 싸인을 부탁하셨던 기억이..ㅎㅎ

지하로 들어가니.. 앙그라 멤버들이 제 눈앞에..! 유튜브에서만 보던 그 아저씨들을 실물로 영접하는 기분은 그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황홀함이었습니다. 먼저 사진 찍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제 앞 차례의 사람들은 쿨하게 사진만 찍고 가길래 저는 팬심을 제대로 보여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모든 멤버들에게 악수를 건냈습니다...ㅎㅎ 파비오 손을 처음으로 잡았던..!ㅎㅎ

당시에는 멤버들의 키가 정말 크게 느껴졌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대로 눈도 못 마주치고 악수만 수줍게... ㅎㅎ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은 후엔 오브리가도 라고 인사까지 드렸습니다. 그러더니 멤버분들이 서로 웃으면서 포르투갈어로 뭐라뭐라 하였던 기억이 있는데, 당연히 알아듣지는 못하였지만.. 저는 평생 제가 귀엽다는 말을 나누지 않았을까 라는 오해를 하며 살아갈려고 합니다. 당시 VIP 멤버들 중 제가 제일 어리기도 하였으니..ㅋㅋㅋ

대망의 싸인 타임.. 마르셀로와 브루노는 제가 악수한 손을 꽉 잡고 안 놓아주며 장난쳐주던 기억이 나네요ㅋㅋㅋ 파비오한테는.. 아침부터 번역기 돌리고, 대기하는 중에도 열심히 연습한 이탈리아어는 하나도 기억 안 나고 너무 떨려서 그냥 다시 악수 나누고 그저 떨렁떨렁 들고간 OMNI 앨범 부클릿과 부탁받은 사진에만 조용히 싸인받고 끝...ㅠㅠㅠ 이게 아마 제 평생의 두번째 한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냥 영어로라도 뭐라고 말 할걸.. 그리고 가만보니 다들 기타에, 랩소디 앨범커버 사진 여러장에.. 이것 저것 많이 준비 해오셨었는데, 저는 고작 작은 부클릿 하나만 들고 간 것이 조금 초라해지더라고요..ㅎㅎ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서 마지막 순서인 하파엘에게 싸인 받을땐 용기내서 알라뷰라고 한마디 했습니다..! 그랬더니 오우 알라뷰 투ㅎㅎ 하고 미소지어 받아주시던 모습이 생생하네요.

지인분께 사인받은 사진 드리고, 셋이서 노래방에서 신나게 메탈 부르며 시간 좀 때우다가.. 공연장에 줄이 쫙 서있길래 따라 섰습니다. 번호순으로 서는 거였는지 아닌진 기억나진 않지만.. 제가 13번이라고 말씀드리니 흔쾌히 양보해주신 팬 분이 생각나네요. 그리고 공연장 입장 시작 하자마자 다들 우르르 달려나가서 자리를 잡는 모습에 당황..ㅋㅋㅋ 저도 후다닥 달려가서 지인들이랑 같이 두번째 줄에 자리잡을 수 있었답니다.

대망의 공연은.. 역시나였죠..ㅠㅠㅠ
바로 앞에서 파비오가 노래하고, 멤버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생생하게 보이고.. 카메라로 열심히 촬영하랴, 노래 열심히 따라부르랴 정말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신나게 즐겼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Spread your fire 전주가 터졌을 때의 함성, Nothing to say 응원법(?)을 알려드리니 빵 터졌던 지인분, 파비오랑 함께하는 발성 놀이, 멘트 칠 때는 솔직히 못 알아먹었어도 다들 소리 지르고 웃길래 같이 따라 웃었던 기억, 멤버들과 눈이 마주쳤을 때의 날려주던 미소의 설렘, 앵콜 열심히 외친 후에 목이 터져라 따라불렀던 Carry on, Nova Era 등등.. 정말 잊을 수 없는 공연이었습니다.. 후우..

공연 끝난 뒤에 멤버들과의 작별 인사 타임에선 손을 쭉 뻗으니 파비오가 제일 먼저 제 양손을 꼭 잡아주었다는 사실은 아직도 저를 살아가게 만듭니다.. 이로서 파비오와 세번 손 잡은 셈인데, 이 날은 제 평생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날임과 동시에 같이 대화 한 번 못해본 평생의 한이 생긴 날이 되었습니다..ㅋㅋㅋㅋ

간만에 옛날에 찍은 영상들이랑 사진들을 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절대 잊고 싶지 않은 날이 어느새 5년이나 지났네요..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질문이 하나 떠오르실 겁니다.
파비오 그렇게 좋아하면서 왜 17년, 19년 랩소디 내한 때는 왜 안갔냐?

...솔직한 변명과 핑계, 그리고 반성을 해보자면.. 17년 때는 제가 14살이었고, 숫기가 많이 부족했었더랩니다.. 엄마 아빠한테 10만원 가량 되는 공연비를 내달라하면 혼날 것 같았습니다..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히 해주셨을 것 같은 부모님이지만..ㅎㅎ 그래서 18년 앙그라 내한때도 세뱃돈 싹 모아서 전부 VIP 티켓 사는 거로 하였습니다. 그때부터 내한 소식이 있었으니.. 그 해는 평생 이 날만을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ㅋㅋ

그리고 19년 루카 랩소디 내한때는.. 이번에는 모아둔 돈도 없었고, 다시 가고싶다고 말하면 '작년에 갔다왔잖아' 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까 하는 맘에 또 용기를 내지 못하였더랩니다.. 그 때 어리다면 어린 것도 있었고, 자식이 돈 걱정 하는거 아니랬지만 저는 많이 소심했던 아이였기에..흑흑 이제 루카와 파비오가 다시 무대에 서는 공연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는 시점에선 너무 한스럽기 그지없습니다...ㅠ

300명도 안되는 인원이었지만, 그 때 같이 불태웠던 팬분이 계신다면.. 정말 즐거웠던 그날의 추억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 언젠가 다시 파비오를 볼 수 있다면 그땐 용기내서 영어로 몇마디라도 주고받아서, 제 한을 풀겠다는 다짐을 끝으로.. 추억팔이를 마치겠습니당..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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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13 metalnrock     2023-11-11 00:06
저도 파비오 좋은 보컬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에 제가 랩소디 빠져서 듣고 있는데 17 19 공연때는 제가 랩소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못갔네요. 또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학생때 당연히 돈이 없으니 좋은 기회가 와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다음을 위해서 미리 용돈을 조금씩 모아 비자금 마련하시길 바랍니다. 그래도 좋은 경험 나누는 글 잘 봤습니다. ㅎㅎ
level 7 TwilightDragon     2023-11-11 23:52
파비오 훌륭하죠..!ㅎㅎ 랩소디 전성기 시절엔 정말 최고였죠ㅋㅋㅋㅋ 개인 용돈이 부족한 것도 있었지만 그냥 부모님께 솔직하게 말씀 드렸으면 성사되었을 텐데 소심해서 말을 못 꺼낸 게 제일 큽니다ㅠㅠ 이젠 알바로 어느정도 모아둔 돈도 있으니.. 언젠가 있을 공연은 문제 없습니다.!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level 19 앤더스     2023-11-11 06:35
인생 최고의 페이지로 장식될 만한 가치가 있네요. 정성스런 글 잘 읽었습니다.
level 7 TwilightDragon     2023-11-11 23:53
아직도 제가 살아갈 수 있는 이유랍니당..ㅎㅎ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level 16 나의 평화     2023-11-11 06:42
와 이건 평생 잊을수가 없죠!!!^^
level 7 TwilightDragon     2023-11-11 23:53
죽기 전 까지 잊을 수 없을 겁니다.!ㅎㅎ
level 7 flamepsw     2023-11-11 10:30
저 학창시절에 서울음반에서 라이센스로 사면서 너무너무 좋아하는 밴드였는데 애아빠가 되어서 보러갔었네요 ㅋㅋㅋㅋ
키코도 마토스도 없었지만 nothing to say라이브로 들을땐 정말 너무 감동스러웠습니다
level 7 TwilightDragon     2023-11-11 23:56
엇! 네이버 블로그에서 후기글 본 것 같습니다..!! 여기서도 뵈니 정말 반갑습니다ㅎㅎ 같은 추억을 공유하였다니 기쁘네욤ㅎㅎ Nothing to say 마지막 파트에서 단체로 기타로 리듬타는 그 장면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ㅠㅠ 와 이걸 눈으로 직접 보고 즐기다니 하면서..ㅎㅎㅎ
level 9 sierrahotel     2023-11-11 14:30
저도 이 공연 갔었습니다.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역시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앙그라 공연을 한국에서 다시 볼 수 있을지...ㅡ_ㅠ
level 7 TwilightDragon     2023-11-11 23:58
헉! 반갑습니다.!! 같은 추억을 공유할 수 있어서 기쁩니당ㅎㅎ 브라질 현지에선 이미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 왠지 굳이 다시 올 것 같진 않네요..ㅠㅠ 아쉽.. 언젠가 일본 공연이라도 할 때 가서 봐야할 것 같습니다..ㅎㅎ
level 13 B1N4RYSUNSET     2023-11-12 05:32
좋은 추억이 되었겠네요. 저는 처음 구경한 메탈 공연이 감마레이가 출연했던 게이트 인 서울 페스티벌이었습니다. 지금까지도 기억이 강렬합니다.
level 7 TwilightDragon     2023-11-12 23:37
허억..! 키스케와 한센을 보셨겠군요.! 너무 부럽습니다ㅠㅠ 전설과의 만남은 어제 일 처럼 생생히 기억이 나는 것 같습니당ㅎㅎ
level 7 TwilightDragon
  5년 전, 도저히 잊지 못할 그 날을 추억하며.. [12] 
2023-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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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2024-05-23 21:56
간만에 COF - Cruelty and the beast 돌리는 중입니다. 명반 오브 명반입니다 ㅜ
fosel 2024-05-21 22:58
아침은 아직 춥던데;;;;
앤더스 2024-05-21 21:34
이제 여름 준비해야겠네요
fosel 2024-05-20 23:46
슬레이어의 Hell Awaits 떠오르는 밤이다... 안되겠다....한곡 때리고 자야겠다....
jun163516 2024-05-19 19:53
삼겹살에 소주 먹고싶은 저녁이군요 ㅎㅎ
fosel 2024-05-1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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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더스 2024-05-13 16:24
하루만 버티면 공휴일이네요~
fosel 2024-05-12 23:21
웰컴 투 월요병;;;;
fosel 2024-05-05 17:05
비 비 비 무슨 3연벙도 아니고....
am55t 2024-05-03 13:12
김재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