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 In
Register
Free Board
Name :  level 7 romulus
Date :  2007-09-20 15:52
Hits :  9357

테이프에 관한 신기한 추억

예전에 누나가 클래식 테이프를 많이 사놔서 즐겁게 듣던 중, 어느날 문뜩 지금 가지고 있는 테이프 음반들을 cd로 다시 사서 들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돈을 모아서 똑같은 음반들을 cd로 샀는데 웬걸... 음질이 더 안좋은 겁니다. 특히 테이프로 들었을 때는 아주 흥겨웠던 음반들이 cd로 들으니까 그렇게 재미없고 밍밍할 수가 없더군요.

때문에 한동안 경우에 따라 테이프가 cd보다 음질이 더 좋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다음부터 한동안 클래식 음반들을 테이프, cd 모두 안듣고 있다가 어느 날 한 번 심심해서 테이프랑 cd를 같이 들어보니, 테이프가 저음이 확실히 강조되어 있었습니다.

아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테이프는 저음이 취약한 저급기기에서 재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부러 저음을 과장되게 왜곡해서 넣어서 그렇다는군요. 그 말 듣고 다음부터 클래식 들을 때, EQ부분에서 저음부를 강화해서 들으니까 웬걸? 다시 클래식 음악이 흥겹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테이프는 cd에 비해 음질이 나쁘다.'라는 것은 기본 상식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어떻게 나쁜지는 사람들이 잘 모릅니다. 잡음은 누구나 아실테고, 표현력 섬세함 고음 이딴 단어를 떠나서 테이프 음질을 그냥 한마디로 말하자면 '좀 앵앵댑니다.'

cd는 미니컴포넌트에 넣고 튼 뒤 멀치감치 떨어진 상태로 들어도 앵앵대거나 하지 않는데, 테이프는 멀찌감치 떨어진 상태로 들으면 차이가 많이 납니다.

또 한가지 사실. 아날로그로 녹음된 음반의 경우는, CD로 나올 때 디지털 리마스터 과정을 거쳐서 나옵니다. 그러나 테이프의 경우는 디지털 리마스터 같은 것은 생각조차 할 수도 없습니다. 제가 Slayer 의 Show no mercy를 테이프로 몇 번 들어봤는데 진짜 죽음입니다.(지금 팔리는 Show no mercy CD는 리마스터가 두번이나 되었는데도 음질이 개떡입니다.)

게다가 cd는 하급기기에서 재생할 때랑 상급기기에서 재생할 때랑 음질이 급격하게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LP나 테이프 같은 아날로그 매체는 하급기기랑 상급기기의 음질 차이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이 납니다.

따라서 테이프도 [나카미치 드래곤]같은 전설적인 명기 카세트 데크에 넣고 돌리면, 중가 CDP에서 CD돌리는 것보다 음질이 훌륭할 수도 있습니다.(이건 아버지한테 들은 사실) 근데 솔직히 우리같은 사람들이 무슨 돈으로 비싼 카세트 데크나 턴테이블을 살 수 있겠습니까?

요즘은 뭐 테이프 음반은 줘도 안가지는 시대니까 별 상관은 없는 자료지만 필요한 분도 계실 것 같아서, 여러가지 생각나는대로 주절주절 적어봤습니다.
Share on Facebook
Share on Twitter
Post   list
level 15 김한별     2007-09-20 17:05
익스트림쪽엔 음반들이 아직도 테잎으로 많이 나오고있어서 어쩔수 없이 요즘도 테잎을 구하고 있다는 ^^;
level 7 romulus     2007-09-20 22:06
맞아요. 테이프로만 나오는 앨범들이 너무 많아요. 그런 앨범들은 마스터 테잎도 관리를 대충하기 때문에 나중에 CD로 만들려면 아예 처음부터 재녹음해야 하는 경우가 많죠.
level 7 romulus     2007-09-21 01:43
테이프에 관해서 말을 못한 것이 몇가지가 있는데요.

1. 테이프는 단지 보관만 하고 있더라도 음질이 계속 떨어집니다. 자기장을 이용한 '자기'테이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재생을 하면 할수록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고요. 특히 고음쪽이 손상이 심해집니다.

2. 초고역대 주파수 표현에서는 cd가 확실히 월등합니다.

3. 공테이프로 녹음하거나 혹은 복사하는 경우에는 테이프에 내용을 기록했던 장치 외에 다른 장치에서 재생하면, 재성능이 나오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테이프를 녹음했던 그 제품에서는 음질이 좋게 나오지만, 같은 회사의 다른 제품 혹은 다른 회사 제품에서 재생했을 때에는 어느정도 손해를 보게 됩니다.(그렇다고 보존상태가 월등히 더 안좋아지거나 하는 것은 아닙니다.)

4. 카세트 테이프도 음질에 따라 등급이 다릅니다. 일반(타입 I), 크롬(타입 II), 메탈(타입 IV)로 나눌 수 있는데, 일반 테이프들도 음질에 따라 등급이 나뉩니다.(물론 차이는 큽니다.) 일반보다는 크롬이, 크롬보다는 메탈 테이프가 음질이 좋지만 메탈 테이프는 호환성이 좋지 않습니다.

5. 카세트 테이프의 단점을 엄청나게 많이 개선한 차세대 포맷으로 한 때 DCC,DAT등이 나왔으나 음반사들의 방해로 시중에 출시되지는 않았습니다.(궁금하시다면 스스로 찾아보세요. 자세히는 저도 모릅니다.)
level 3 elisa     2007-09-21 22:02
잠깐의 여유로움(?)이겠지만 테이프를 옹기종기 모아놓고 듣는 아기자기함이 그리울 때가 있네요...
NumberTitleNameDateHits
3531동유럽 메탈밴드들 중에 추천할 만한 밴드 없나요? [7]  level 7 romulus2007-10-2710206
3510Iron Maiden의 No Prayer For The Dying앨범이 혹평을 받은 까닭은? [7]level 7 romulus2007-10-159432
3500인권이란 이름아래 자행되는 사회적 폭력 [9]level 7 romulus2007-10-1010124
3497질문 두개 [5]level 7 romulus2007-10-0811360
테이프에 관한 신기한 추억 [4]level 7 romulus2007-09-209358
3450상당히 어처구니없는 상술 [6]  level 7 romulus2007-09-1410355
3449Iced Earth 입문 예정입니다. [9]level 7 romulus2007-09-147734
3448라우드니스 앨범 추천 부탁. [5]level 7 romulus2007-09-1411926
3426키보드 교체.level 7 romulus2007-09-028098
3417존 로 명 미들네임의 ro짜가 무슨 뜻이죠? [1]level 7 romulus2007-08-3110915
3415TheBerzerker회원님 안타깝게도... [4]level 7 romulus2007-08-309145
3408다크 메탈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요? [3]level 7 romulus2007-08-279367
3405HDCD 집중탐구. [4]  level 7 romulus2007-08-269765
3394리뷰 계획 변경-_-; [3]level 7 romulus2007-08-248436
3377resistant님 참 너무하시는군요. [20]level 7 romulus2007-08-228831
3342뼈없는 닭 님이 뉴메탈 밴드를 장난으로 등록한 사태와 관련. [8]level 7 romulus2007-08-1810171
3319환빠사상의 허구성ㅋㅋ [10]level 7 romulus2007-08-108305
3317근데 알렉시 라이호가 뉴메탈 싫어한다는데 사실인가요? [1]level 7 romulus2007-08-109748
3306Pain of salvation의 신보가 평이 아주 안좋군요. [3]level 7 romulus2007-08-058709
32948월달 앞으로의 리뷰 작성 계획 [4]level 7 romulus2007-08-016960
3280보너스 트렉 짜증나지 않습니까? [8]level 7 romulus2007-07-259285
3278오천원짜리 우퍼스피커의 심각한 성능 [9]level 7 romulus2007-07-249496
3275여러분 Children Of Bodom의 Something Wild가 졸작이라 생각하시나요? [8]level 7 romulus2007-07-238808
3270The Grateful Dead가 여기 어째서 올라와있나요? [4]level 7 romulus2007-07-199529
3256상아레코드의 보은 [3]level 7 romulus2007-07-168968
3250악질 광신도를 혼내주고 왔습니다. [14]level 7 romulus2007-07-148436
3242특이한 경위로 시작된 나의 음반 수집 [7]level 7 romulus2007-07-129949
3241술과의 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 [8]level 7 romulus2007-07-129124
3239락뉴스에서 퍼온 슬픈 글. [16]level 7 romulus2007-07-118919
3194여러분 큰일났습니다. [9]level 7 romulus2007-06-218447
3184slayer가 팬들을 위해 또하나의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4]  level 7 romulus2007-06-149360
3177메탈리카 dvd 공짜로 드립니다. [3]level 7 romulus2007-06-118367
3167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1]level 7 romulus2007-06-058650
3161블랙메탈 하니까 생각난건데... [2]level 7 romulus2007-06-019795
3150슬레이어에 대한 두가지 질문 [8]level 7 romulus2007-05-279174
3149Dance Of Death에 대한 간단한 감상평 [5]level 7 romulus2007-05-278996
3133dance of death의 허접한 쟈켓... [4]level 7 romulus2007-05-208113
3111라이브 명반의 두가지 종류 [9]level 7 romulus2007-05-029785
3110재밌는 글이 있어서 주워온 겁니다. [17]level 7 romulus2007-05-028426
3088cd음질 개선을 위한 황당한 민간요법 [8]  level 7 romulus2007-04-119268
1 2 3
Post
   
Info / Statistics
Artists : 46,283
Reviews : 10,048
Albums : 166,081
Lyrics : 217,178
Memo Box
view all
fosel 2024-05-19 00:30
냉삼은 사랑입니다. ㅎㅎ
앤더스 2024-05-13 16:24
하루만 버티면 공휴일이네요~
fosel 2024-05-12 23:21
웰컴 투 월요병;;;;
fosel 2024-05-05 17:05
비 비 비 무슨 3연벙도 아니고....
am55t 2024-05-03 13:12
김재하 !
차무결 2024-05-02 20:44
우종선 !
jun163516 2024-05-01 23:15
메 써 드 !
서태지 2024-04-22 10:09
4월20일 메써드 수원공연 최고였음돠 lml
서태지 2024-04-19 08:33
fosel / 불변의 진리죠 ㅎㅎ....
fosel 2024-04-18 09:36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