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t Review

Band	Elegy
Album	Lost
Type	Album (Studio full-length)
Released	1995
Genres	Power Metal, Progressive Metal
Labels	T&T Records
Length	48:11
Ranked	#176 for 1995 , #8,511 all-time

Reviewer :  Apache         Rating :  75 / 100

네덜란드, 라고 하면 우리가 떠올리는 것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역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풍차. 정말 뻔한 이미지지만 이걸 역시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 여기에 간척을 통해 영토를 확장했다는 세계지리스러운 지식 (...) 에다, 광활한 튤립 농장-뭐 국토의 면적을 생각하면 광활하단 말은 좀 오버일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Robin Van Persie와 Wesley Sneijder 등의 스타를 배출한 축구 리그 에레디비지 정도. 지금까지의 말에서 무언가를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우리가 네덜란드라고 했을 때 떠올리는 이미지 중 음악은 딱히 없다. 뭐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음악도 듣는 사람들이라면 네덜란드에서 음악을 떠올리는 것도 간단할 테지만, 메탈 리스너들에게 네덜란드라 한다면 기껏해야 미국에 이민을 떠난 Eddie Van Halen을 떠올리는 정도가 아닐까. 심지어 Van Halen은 네덜란드의 이미지라기보단 미국의 이미지이기도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와는 달리, 네덜란드에는 걸출한 실력을 갖춘 밴드들이 여럿 버티고 있다. After forever와 Ayreon, Epica, Valensia, Valentine 등등, 여기에 숱한 익스트림 계열 밴드들-개인적으로 익스트림 신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네덜란드 출신이라고 해서 특별히 언급해 봤자 의미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뭐 After forever도 굳이 엄격히 따지자면 익스트림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뭐 개인적인 감상으론 이 친구들은 Nightwish에 가까운 유러피안 파워 메탈/심포닉 메탈, 정도의 분류를 하고 있다 보니-이 명멸하고 있는 정도니까. 사실상 메탈이 죽어버린 진짜 불모의 땅 한국과 비교하자면... 하아, 한숨부터 나오는 게 현실이고. 어쨌건, 지금 리뷰하고자 하는 밴드인 Elegy는 그런 네덜란드 메탈 신에서 자라난 대표적인 파워 메탈 밴드의 하나로 꼽을 수 있겠다.

이 밴드를 어떤 장르의 음악으로 특정지어 설명할 수 있느냐, 고 묻는다면... 솔직히 말해 이들의 음악을 딱 정형을 지어 유러피언 파워 메탈이다!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다! 파워 메탈이다! 같은 식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진 않다. 네덜란드에 대해 흔히 사람들은 관용의 땅-프랑스를 떠올리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프랑스가 진짜 관용의 땅이라고 할 정도의 톨레랑스 개념을 실제로 적용하고 있는지 의문이 남는다-, 다양성의 땅으로 일컫곤 한다. Elegy는 그런 네덜란드에서 도약한 밴드답게, 다양성을 그대로 흡수하여 자신의 역량으로 빚어내고 있다. 굳이 엄격히 따지라면 심포닉 메탈을 기반으로 한 유러피언 파워 메탈 밴드 정도로 분류할 수 있지 않을까.

훌륭한 멜로디 감각을 갖추고 있는 이 밴드는 멜로디컬하면서도 짜임새있는 구성을 통해 이 앨범을 사실상 완성하고 있는데, 이 정도 퀄리티의 앨범을 뽑아낼 수 있는 멤버들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네덜란드는 정말 복 받은 땅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거기에다 보컬리스트 Eduard Hovinga의 고음 보컬을 바탕으로 한 시원시원한 음악은 Elegy가 가진 최고의 강점이라 할 만하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 Everything에서의 말 그대로 호방하게 질러대는 시원한 샤우팅은... 말이 필요없을 정도. 다만 다소 중저음역에선 아쉬운 느낌이 나지만... 시원시원한 고음 샤우팅 덕분에 그런 아쉬움은 묻혀지니까.

하지만 다소 아쉬운 녹음 퀄리티와 좀 산만한 구석이 느껴지는 전반적인 구성이 아쉬운 면으로 남는 건 어쩔 수 없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지금은 그 활동을 멈춰버린 Elegy라는 밴드가 Ian Perry 합류 이전에 이미 걸출한 사운드를 내고 있는 밴드였단 걸 알고 싶은 이라면 꼭 한번 들어볼 것을 권하고 싶은 앨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