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너덜너덜한 티켓 인증하고 시간 순대로 나열하자면...

1. 공연 당일 심포닉 데스 양대 산맥 중 하나를 영접하는 날 답게 우중충하고 비까지 추적추적 내려 시발 백 명도 안 오면 어쩌지 하는 불안을 느끼며 홍대로 감.

2. 다행히 입장 30여분 전부터 생각보다 길게 줄 선 걸 보고 안도함. 곧 이어 티켓팅이 시작되는데, 티켓팅 하시는 분의 벨소리를 듣고 데스메탈 광인의 광기를 느낌. 그리고 넌지시 몇 명 오시냐고 어쭤보니 평일이라 200명이 조금 안 된다고 하심... 이걸 돈으로 환산하면 살점신은 다음 날부터 이어지는 일본의 골든위크 공연 전에 그냥 팬 서비스 차원에서 잠깐 들린 것으로 밖에 해석이 안 됨. 여튼 무한 감사... ㅠㅜ

3. 우려했던 지옥의 땀내랑 담배 냄새 없는 깔끔한 홀 안에 그런대로 들어 찬 관객들을 보며 놀랐던 건 여성 분의 비율이 거의 30퍼는 돼 보였다는 것. 여튼 막이 오르기 전 준비했던 콘서트용 템인 이어플러그를 장착하고 놀 준비 완료!
오프닝으로 국내 밴드 디크 미러 오브 트레지디를 맞이하며 예열 좀 했는데 인터미션이 생각보다 너무 길어서 다 식어 버림...

4. 하지만 대망의 살점신께서 등! 장! 하자 주변의 열기와 동기되어 같이 불타 올라 신나게 뛰어 놀고 싶었으나 틀딱이라 써클핏은 고사하고 뒤에서 팔짱 끼고 얌전히 감상이나 해야지 했는데 이게 또 그루브가 미쳐 돌기 시작하자 양키들이 슬램 조장하며 존내 들이 박아서 같이 얼싸 안고 존나 뛰며 결국 서클핏 참여율 90퍼 달성함;; 도중에 한 양키분 밀쳤다가 어이없이 넘어졌으나 워낙 공간이 휑해서 그런지 다치진 않았음... 여튼 쏴리~

5. 셋 리스트는 직전에 있었던 홍콩(?)과 동일했고, 앵콜 하나 없이 기념 사진 박고 쿨하게 땐스 뮤직 플로우를 타며 퇴장 하심... 사실 대관비랑 이것저것 제하면 남는 게 하나 없을 게 뻔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예상했던 거보다 훨씬 작살 나는 경험을 선사해 준 주최 측이 감사할 정도로 나에겐 존내 혜자스런 공연이었으나 박살난 밴드 문화 때문에 감히 다음에 또 와줘~ 라고는 못 하겠음...ㅠㅜ

여튼 안 갔으면 몰랐겠지만, 갔다 오길 정말 정말 잘 했음!!!

 

버진아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