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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level 2 skystoner
Date :  2021-04-21 20:36
Hits :  3898

그런지와 스토너의 본질적 차이가 뭘까 고민좀 해봤어요

* 두 장르다 80년대의 인디씬의 흐름속에서 형성된 장르고 유사성이 매우 많으니, 서론은 길게 거론하지 않을게요. 그래도 몇가지의 뚜렷한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1) 그런지가 전반적으로 좀 더 공격적이고, 템포가 빠르고 헤비하며, 음악적 변화가 다채로워요. 반면에
스토너는 사이키델릭적 기타 톤과 블루스 코드에 훨씬 더 밀착되어 있으며, 느긋하고 여유롭죠.

2) 스토너 곡들은 대부분(사실 예외가 없는거 같습니다) 스텐다드 C키를 기본으로 잡고, 좀 더 낮은 코드 음으로전개되는, 12마디 블루코드(전 이런 개념이 있다고 생각해요) 안에서, 전개로 이루어지는 곡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에 그런지는 표준 E 코드나 좀더 다운 튜닝된 D코드로 시작하는 곡들이 많죠. 특별한 코드 진행에 구속을 받지 않으니 음악적인 색채가 훨씬 스타일리시 하다 볼 수 있을 듯합니다.

3) 한때는 스토너는 그런지의 하위 사조로 여겨지기도 했고, 스토너 밴드들이 그런지에서 많은 영감을 받은 것은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최초의 스토너 앨범으로 사운드가든의 1집이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두 장르를 동시에 좋아하는 것은 모순이 아닌 것 같아요.

4) 그럼에도 감각적인 차이는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미드템포로 전개되는 곡을 두개 준비 해봤는데요. 먼저 사운드가든의 입니다. (유툽 자동 재생 기능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그리고 카이어스의 Window of Souls를 골라 봤습니다.



사운드가든의 것을 (사이키델릭하다 할수 있다면) 위압적인 베이스와 드럼톤의 메이킹과 뭔가 좀더 정서적인 호소(크리스 코넬의 절규에 가까운 흐느낌)등 보다 종합적인 것에서 사이키델릭함을 이끌어 온다면,
카이어스의 곡은 음악의 무드를 소개해주는 도입부의 퍼즈톤을 넘어가면 6-70년대 헤비 블루스 밴드들이 연주했던 블루지함의 느낌을 그대로 재현하는 사이키델릭입니다.

5) 전 이런 특징이 스토너 장르의 장단점을 분명하게 드러내주기 때문에, 글로벌한 히트로 나아가기 힘든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주된 이유라 생각해요. 비교적 평이하고(?) 접근이 쉬운 발라드 풍의 노래를 예시로 들어본다면, 그런지(나 얼터너티브)의 경우



엘리스 인 체인스의 Heaven Beside You입니다. 다소 우울하고 침체된 사운드란 점을 제외하면, 탁월한 팝적인 감각인 스며들어 있다는 걸 누구도 부인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렇담 스토너는,



Sky Valley Mistress 라는 밴드의 Dirty Blonde Blues라는 곡입니다. 네. 그냥 블루스입니다. 비록 강한 디스토션(퍼즈 포함)이 걸린 사운드와, 소울적 감각의 부재로 다소 건조한 감각 들려주긴 하지만, 곡의 구성과 특징 자체는 그냥 블루스죠. 또한 평범한 컨트리 발라드를 들려주는 밴드들도 상당히 많고요.

결국 지역적인 정서가 굉장히 강한 장르라는 한계가 뚜렸해요. 일부 스타 밴드를 간간히 주류에 노출시킬 순 있어도, 지속적으로 스타급 신인들을 양산해내기는 힘들죠. 주류 씬에서 이 장르의 일부 특징을 차용해와서 흡수 시킬 순 있을진 몰라도, 씬 자체가 주류가 되기는 힘들어요.

그럼에도, 스토너, 매력적인 장르에요. 주류를 휩쓴 장르들이 스타성 밴드들의 퇴장이나 음악적 변화로 인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람들 기억속에 잊혀져 가는 것에 비하면, 이 장르는 파고 들어도 질리질 않을 만큼 다양한 밴드들이 있고, 블루스 기반의 장르의 한계(곡들이 대부분 비슷비슷하게 들린다)라는 치명적 단점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탄탄한 저변의 팬심(아니면 덕심) 꾸준하게 유지하면서 소비층을 형성시키는 가장 큰 이유도 바로 그 점에 있는 것 같아요. 장르 개념이 형성된 이후 거의 30년간 큰 틀의 변화 없이도, 신인 밴드들을 양성하는 것이 증거라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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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el 2 skystoner     2021-04-21 20:38
하....링크....
level 14 MMSA     2021-04-21 23:10
스토너 계열 내에서도 둠, 슬럿지, 하드 록 등등 특정 장르 또는 두 개 이상의 장르적 스타일에서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아 탄생한 밴드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장르적 세분화가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이런 장르적 세분화는 블랙 메탈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해당 음악의 줄기를 여러 방향으로 뻗어나가게 하면서 그 생명력을 더 연장해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문에 유튜브 영상을 삽입하실 때는 'HTML + (자동 줄 바꿈)' 체크하신 뒤 영상을 삽입할 곳에 영상의 소스 코드를 복사한 뒤 붙여넣기 하시면 됩니다.
level 2 skystoner     2021-04-27 08:10
허...iframe으로 시작되는 그거....였군요...너무 오랫동안 안쓰다보니..허허;;
level nba2002 [강퇴됨]     2021-04-22 03:11
운영자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IP : 125.180.4.107
level 9 MelkiA     2021-04-22 19:00
?
level balochasoccer [강퇴됨]     2021-04-23 18:13
운영자에 의해 삭제되었습니다. IP : 1.232.165.69
level 2 skystoner     2021-04-27 06:04
오랜만에( 일주일을 길다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kadavar와 Texas Hippie Coalition이라는 괜찮은 밴드를 발견해가지고, 혹시나 데이타가 있을까 싶어서 방문을 했는데...... 이런 별거 아닌 글에, 예민한 반응을 접할 때마다 어떻게 이해를 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하도 많이 접해서 딱히 놀랄 일은 아니지만.

저는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질감에 대해서 얘기했을 뿐입니다. 제가 쓴 글에 지적인 허세가 느껴지나요? 어디 공격적인 어투라도 있습니까? 그저 제가 좋아하는 장르가 어떤 특징이 있을까 혼자 고민하다 써본 글입니다. 혹시라도 이 장르에 관심을 가지거나 이해의 폭을 넓혀보고 싶은 유저가 있다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쓴 글이기도 하고요.

어느 정도는 상대적인 감각의 차이가 있으니까,개인적인 선호의 우열 정도는 가질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그렇기 때문에 독자적인 문화가 생겨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스토너를 좋아한다고 해서, 다른 장르의 음악을 비하하기라도 했습니까?

저는 미국 기준으로 이 장르가 주류의 일부로 수용되고 있는 시점에서도, 전혀 이 장르에 대해서 들어본적이 없었어요. 퀸스 오브 더 스톤에이지나, 몬스터 마그넷등의 밴드가 차트에서 무시 못할 반응을 얻고 있을 때도, 저는 그 시절에 그런 밴드들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도 듣지 못했습니다. 아무도 얘기를 안하고, 담론이 형성이 안되니까 들어볼 기회가 없었던 거죠. 아마 그 시절에는 누메탈이나, 브릿팝, (다소 거친 표현이지만) 고인물이 다된 시애틀 그런지나, 포스트 그런지, 간간히 스레시 메탈도 들었던 거 같아요. 남들이 다 듣는 음악이고, 담론이 많이 오가니까 자연스럽게 듣게 된거죠.

대체로는 누메탈이란 음악이 너무 식상하고 근본이 없는 장르라, 다른 장르의 음악은 일종의 대안품으로 들었던거 같아요. 하지만 그 당시에도 듣기에 좋다는 느낌 정도 밖에 안가졌지, 완전하게 나를 사로잡는단 그런 건 못느꼈습니다. 제가 이 장르명을 접한 건 2010년도 초반은 훨씬 지나서, 아무리 일찍 잡아도 13년도쯤이었을 것 같군요.

처음 접했을때 정말 놀랐습니다. 더 충격적이었던 건 관련된 정보를 접하기가 너무나 힘들었다는 거죠. 심지어는 이 장르의 음악적 스타일은 이미 90년대 중반, 확고한 전성기는 2000년대 초반이었단 사실을 아니까, 뭔가 조금 속았단 기분도 들었고요.

그런지와 다시 비교하는게 좀 너무 하다 싶긴 하지만, 저도 한때는 사운드가든이나 너바나, 펄젬, 하루 종일 귀에 꼽고 살았다 싶었던 적도 있습니다. 메탈리나카 메가데스 음반들도 대표작들은 수도 없이 들어요. 하지만 스레시 메탈의 직선적이고 쇠망치를 마구 두들기는 듯한 직선적인 분노의 느낌이나, 그런지의 경우에는 같은 퍼즈 이펙터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매우 왜곡되고, 다소 twisted하달까, 그런 일그러진 퍼지 사운드와는 스토너 락, 메탈은 분명하게 다른 질감을 들려주는 것 같고, 저는 그 질감이 너무 달콤하고 듣기 좋아서, 그래서 좋아한다는 겁니다.

비록 저마다 느끼는 감정은 다르겠지만, 저는 카이어스의 음반을 들으면서 일그러지고 왜곡된 분노(?)의 정서적 표출이란, 그런 느낌을 접해본 적이 아직은 한번도 없습니다. 밴드와 리스너 사이에 아주 강한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길 권유하는 하는 그런 음악적 지향점이 있다기 보다는, 그저 사운드 자체의 달콤함과 달달함을 즐기길 권하는 음악 같아요. 마냥 달달하다기 보단 다소 끈적지근하고 텁텁한 느낌도 적당하게 섞여 있는 것 같아서, 카이어스의 두 명반을 들을때는 술(과 함께 다소 어둠의 것이라 할 수 있는 그 잡초)이 안땡겼던 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제가 느끼기엔 스토너 장르의 퍼즈 질감은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hazy입니다. 흐리멍텅하다는 거죠. 안개, 그보다는 뿌연 연기 같은게 사운드 톤에 잔뜩 끼어있는 듯한 그런 감각이요. 그럼 왜 이런 장르가 국내에선 유독 인기가 없을까? 왜 아주 극소수(비록 락,메탈을 매니아 적으로 청취하는 사람들 자체도 극소수지만) 중에서도 극소수들만 관심을 가질까? 이런 의문이 생기는 것도 당연한 거 아닐까요? 심지어는, 이 스토너란 장르가 영미, 유럽 지역 기준으론 아주 저변이 탄탄하단 것을 알았을 때는, 정말 당혹스럽기 짝이 없더군요.

결국 제가 얻은 결론은 문화적인 저변의 차이가 결정적이란 거죠. 한국 아이들이 (비록 이런 표현을 저는 좀 의심스게 느끼긴 하지만) 어릴때부터 트롯적인 뽕짝을 엄마 배속에서 듣고 나온다고 할 만큼, 영미권에선 자연스러운 컨트리, 블루지 감각이 아주 짙게, 특히나 헤비니스 게열의 장르중에선 가장 짙게 깔려 있기 때문에, 우리에겐 다소 생소할 수가 있다는 거죠. ("그 잡초"와 같은 다소 지엽적인 부분은 제외한다면요.) 비록 한때 산울림 같은 이 나라에도 무시할 수 없는 사이키델릭 밴드가 있기도 했고, 블루스도 수용이 되긴 했지만, 그런 장르들이 한국이란 나라에서 주류가 되본적은 한번도 없다는 건, 누가 보기에도 명백한거 아닌가요? 한국 대중음악사 관련한 책들도 몇권 살펴보긴 햇지만, 일정 부분을 수용했다고 할 수 있지, 그런 류의 장르들이 주류였던 적이 있었다고 평가하는 책은 한번도 접한적이 없던거 같아요. 심지어 컨트리 같은 장르는 수용된적이 있었다고나 할 수 있나요?

구글 검색하다 본글중에, 유난히 이 장르가 한국에선 비주류중의 비주류다, 이런 글을 많이 접하고, 이런 류의 밴드들을 기준으로 음악이 취향이 얼마나 양키적인 지를 구분할 수 있다, 뭐 이런 글도 어디서 접한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평가가 나오는 근본적인 원인이 뭘까, 나는 왜 하필 이런 음악에 푹 꽂혔을까? 그저 평소에 그런 걸 간혹 생각하다 써본 글입니다.

사족을 좀더 첨언하자면, 조금 미안하다 싶은 말이기도 지만, 제가 지금까지 접해본 이 나라의 인디 메탈 밴드중에서, 노이즈가든을 제외하고는, 딱히 애착이 가는 밴드가 하나도 없어요. 아직까지는요. 제 감각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음악들 밖에 들을 수 밖에 없으니, 어쩔 수가 없는거죠. 바로 그 노이즈가든이 추구했던 음악과 가장 질감이 유사한 사운드르를 이 장르에서 발견했으니, "바로 이거였어" 하는 충격을 접했던 거고요.
level 2 skysto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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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163516 2024-05-19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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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0일 메써드 수원공연 최고였음돠 lml
서태지 2024-04-19 08:33
fosel / 불변의 진리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