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보컬톤을 사용하는 '화이트 굴즈' 히로인 보컬 체제를 갖춘 The Agonist의 두번째 앨범입니다. 전작에서 클린보컬과 다양한 그로울링 파트의 조합이 이루어졌었는데요, 국내에서도 'In this moment'의 기류와 함께 정식으로 라이센스된 앨범이 발매되었으나, 서로 어울리지 않는 톤이기에 '클린 파트와 그로울링 파트가 물과 기름같다'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새로 발매한 앨범 역시 이런 체제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유지시켰지만, 그대로 계승했다기보다는 구멍뚫린 부분을 가렸다고나 할까요. 조금 더 다른 요소들을 투입해 전작과 '보컬 구성'은 같지만 '느낌'은 다른 앨범을 만들어냅니다.
감탄스러우리만큼 '적재적소에 배치한 키보드'와 군데군데 붙은 팬텀사운드는 약간 아방가르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하며, 좀더 역동적이고 풍성한 멜로디는 듣는 데 따분했던 부분은 상당부분 보완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목해야되는 곡은 싱글곡이기도 한 'And ther eulogies sang me to sleep'인데, 이 곡이 클린 보컬의 비중을 상당량 줄인 곡입니다. '물과 기름'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할정도죠. 하지만 그뿐이며, 다른 곡에서는 여전히 1집과 보컬 구성이 같습니다. 노래들 자체는 괜찮게 들리더라도 물과 기름은 여전히 물과 기름이죠. 그 점이 여전히 아쉽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