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인드코어의 매력은 짧고 굵게 전광석화같은 스피드로 매조지하는데 있다. 물론 장르의 진화론에 입각해 다양한 변주와 곡구성으로 변화를 주어 골수팬들을 의아하게 하는경우도 있지만 본작은 그라인드코어의 원칙에 상당히 충실하면서도 무겁고 중압감있는 리프로 어두운 분위기까지 갖추며 팬들을 기쁘게 하고있다.

사실 본작은 정규앨범이 아닌 그동안 발매한 데모와 스플릿앨범들을 모아놓은 컴필레이션 앨범이라 정규앨범에 비해 음악적 완성도나 훌륭한 녹음상태를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더 거칠고 생생한 밴드의 숨소리를 라이브를 경험하듯 느낄수있다. 1번에서 18번곡까진 Explosions in Ward 6에서 발췌한 곡들인데 이들 특유의 어둡고 엄청난 중압감이 느껴지는 강력한 리프와 블래스팅비트와의 조화가 훌륭하다. 19,20,21번곡은 카르카스와 다크엔젤의 명곡을 더욱더 광폭하고 거칠게 커버해 색다른 맛을 느낄수있다. 나머지곡들은 스필릿앨범과 데모에서 발췌했는데 양쪽 스피커를 꽉 채우는 디스토션 잔뜩걸린 살아있는 기타리프가 고막을 잔인하게 고문한다.

이후 4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하지만 깔끔하고 정돈된 사운드로 인해 본작의 거칠고 격정적인 사운드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라인드의 순수성과 밴드의 열정이 더해져 생물그대로의 아삭한 식감을 제대로 느껴볼수있는 좋은 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