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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rath - Hope cover art
Artist
Album (2007)
TypeAlbum (Studio full-length)
GenresProgressive Metal

Hope Reviews

  (2)
Reviewer :  level 13   90/100
Date : 
현대 대중문화의 소프트파워는 서구권에 절대적으로 집중되어있다. 영미를 위시로 하는 서구권 선진국들이 분야를 막론하고 대중문화의 헤게모니를 쥐고있다. 예외라고 한다면야 일본과 우리나라와 같은 일부 동아시아 선진국들일텐데, 사실 해당 국가들이 강세를 보이는 애니메이션이나 K-POP같은 분야들도 앞서 언급한 서구권에서 대체제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파워를 얻는게 전혀 아니다. 그저 그 들의 독특한 개성이 세계적으로도 인정받고 있을 뿐. 일본이 애니메이션의 왕국이라지만 디즈니는 그 위용이 날이 갈수록 강성해지다못해 '문화제국'이라고 불리고 있고, BTS가 잘 나간다고는 하지만 올해 그래미는 빌리 아일리쉬가 다 먹었다.

소위 '제 3세계'라 불리는 권역에 속한 국가들의 사정은 더욱 열악하다. 브라질과 같은 남아메리카 국가들은 오히려 나은 형편이다. 이들에겐 세계적 공용어 중 하나인 스페인어라는 힘이 있으니까. 반면 아프리카 지역은 어떨까. 이 들에게는 세계적 공용어(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긴 하지만 국어 수준의 화자가 많은 것도 아니고, UN지정 공식언어라고는 하지만 프랑스어의 힘이란게 영어와 스페인어에 비할 바는 아니다.)의 힘도, 경제적 배경도 없다. 이런 현실 아래에서, 그 들에게 대중문화세계에서의 성공이란 일종의 세렌디피티이다.

본 리뷰의 주인공 Myrath는 위에서 언급한 제 3세계 권역국가 출신 아티스트의 특징들을 모두 가진 밴드이다. 그나마 상황이 좀 나은 점이라면 생활 수준이 비교적 나은 북아프리카 튀니지 출신이란 정도...? (참고로 메탈킹덤 몇몇 코멘트들에서 이 들의 출신 국가를 터키로 언급하고 있는데, 저어언혀 다른 나라이다. 튀니지는 지중해와 접해있는 북아프리카 국가이고, 터키는 아시아와 유럽 경계 지역에 위치한 국가이다. 거의 한국보고 우즈베키스탄이라고 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없는 살림에 쌀 몇 톨 더 보탠다고 만석꾼 집안이 되는 건 아니다. 튀니지라는 나라 자체가 "아 그런 나라가 있긴했지" 정도의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곳인데, 실제로도 딱 그 정도 수준으로 산다. 나라 자체가 지중해와 접하고 있어 관광산업이 발달해있고 프랑스어가 공용어라서 유럽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정도의 이점이 있는거지, 서유럽의 다른 선진국의 대중문화 인프라와 견줄 수 있는 수준이 절대 아니다.

내 리뷰가 늘 그렇듯 서론이 길었는데, 결국 Myrath 칭찬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한 말들이다. 이 들이 하는 음악의 수준은, 앞서 말한 서구권 선진국 출신 아티스트들이 하는 음악의 그 것에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 오히려 독특하면서도 아주 현대적인 아랍풍 사운드를 적재적소에 잘 배치하여 기존의 아티스트들이 보여줄 수 없었던 신선함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점이 잘 먹혔는지 이 들의 2016년 작품인 Legacy는 상업적으로도 꽤나 흥행을 했다. 작년에 나온 신작 Shehili도 인기를 좀 끈 것 같고.

본격적으로 음악 이야기를 좀 해보자. Myrath의 앨범들을 다 들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데뷔작 Hope는 이 들의 모든 디스코그래피에서 가장 이질적인 작품이다. 가장 화려하고, 복잡하며, 테크니컬하고, 빠르다. 또 아직은 자신만의 색깔을 완전히 갖추지 못해서 대선배들의 흔적이 곳곳에서 느껴지는데, 특히 Symphony X의 향기는 거의 모든 곡에서 아주 진하게 느껴진다. 이후 앨범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네오클래시컬한 터치도 이 작품에서는 보이며, 보컬인 Zaher 가창도 마찬가지로 러셀 알렌의 그 것과 상당히 유사하다. Seven sins 같은 곡은 아마 모르는 사람한테 들려줬으면 Russel Allen이 부른다고 해도 믿을 정도일거다. 그렇다고 이 들의 음악이 종래의 프로그레시브메탈의 전형을 따르고만 있다는 것은 아니다. 이런 기린아들이 다 그렇듯 첫 작품부터 아주 대단한 포스를 뿜어낸다. 레코딩에서는 아쉬운 면이 아직 있지만, 작곡적인 측면에서는 나무랄 때가 전혀 없는 수준이다.

앞서 언급한 Myrath의 아랍풍 사운드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해보자. 아랍식 음악은 중독성이 강하고, 특유의 비트가 매력적이지만 대중적으로 소비되기에는 그 폭이 좁아 그 동안은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활용되어왔는데(우리나라 국악의 상황을 생각하면 얼추 비슷하다.) Myrath가 나타남으로써 상황이 반전되었다. Myrath의 음악을 논할 때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두 명의 인물이 있는데, Myrath의 키보디스트이자 리더격인 Elyes Bouchoucha와 전 Adagio의 키보디스트이자 Myrath 모든 앨범의 프로듀서인 Kevin Codfert이다. Myrath 음악의 70%는 이 들의 역량 덕분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할 정도로 이 들이 밴드의 음악적 세계관에 기여한 바는 엄청나다. 모든 포크음악의 공통점은 잘 쓰면 세상에 둘도 없는 신박함을 줄 수 있지만 못쓰면 그렇게 촌스러울 수가 없다는 건데, Elyes Bouchoucha는 밴드의 아랍풍 사운드를 거의 전담하면서도 전체 음악이 촌스럽지 않게 들리도록 조타를 아주 잘 잡고있다. 이제 Kevin Codfert의 프로듀싱을 논할 차례인데, 사실 1집의 레코딩은 후속작들, 특히 4, 5집의 레코딩과 믹싱에 비하면 아쉬운 부분이 꽤 보이는 작품이긴 하다. 하지만 2집부터 급격히 변화하는 Myrath의 음악 성향을 고려해봤을 때, 이들의 1집은 정통적인 메탈 음악을 잘 재현해보려는, 일종의 시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이 때문에 프로듀싱을 다소 올드하게 작업한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 '개인적으로 추측'해본다. (사운드 면에서 떨어지는 측면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Myrath 1집의 사운드 세팅은 Symphony X의 Odyssey와 비슷하다.) 다만 이후 작품들에 비해 다소 아쉽다뿐이지 1집의 프로듀싱도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다. Kevin Codfert의 프로듀싱 역량에 대해서는 이후에 다음 앨범들을 리뷰할 기회가 있으면 다시 언급하는걸로 하자.

Myrath라는 밴드가 메탈킹덤에서 인지도가 낮은 밴드는 아닌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사람들이 이 들의 음악을 얼마나 진지하게 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특이하다'라는 이유만으로 일순간에 소비해버리기에는 너무 잘 만든 음악들이다. 수 많은 감상포인트가 있는 밴드이니 만큼 좀 더 귀 기울여 이 들의 음악에 집중해보는 것도 현 세대 메탈의 위치를 파악하는 좋은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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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r :  level 21   80/100
Date : 
90년대 초 Dream Theater가 발표한 Images and Words와 Awake는 Progressive Metal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프로그레시브 메탈은 테크닉과 방대한 구성미를 갖춘 작품이라고 선언한 Dream Theater의 초기작들의 프레임은 이후 후배 밴드들에 의해 끊임없이 복제되었다. 이 양식미는 지역을 가리지 않았다. 어느 나라에 속해 있는 것과 상관없이 프로그레시브 메탈을 표방하는 대부분의 밴드들은 기본적으로 Dream Theater의 방법론을 기본 베이스로 하였다. 이것은 Heavy Metal의 주요 생산국인 영/미권과 유럽권은 물론이거니와 일본, 남미, 중동을 가리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식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 장르이기도 한데, 프로그레시브 메탈은 멜로디 라인으로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중동은 메탈과는 꽤나 거리가 있는 지역이라 생각되는데, 잘 찾아보면 괜찮은 밴드가 없는 것은 아니다. Myrath는 튀니지 출신의 밴드로 중동권 출신의 밴드들 중에서는 최고라 생각되는 밴드다. 이들의 음악의 진행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Dream Theater의 영향이 직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테크닉한 연주와 구성미는 다소 식상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들은 비서구권 밴드 출신답게 멜로디 라인은 그 지역의 특색을 잘 잡아내고 있다. 이들의 오리엔탈 풍의 멜로디는 굉장히 신선하게 들린다. 아라비아 사막의 건조하면서도 신비로운 멜로디는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복잡한 연주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색적인 프로그레시브 메탈을 듣고 싶은 이들에게 Myrath의 Hope는 가뭄의 단비 같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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