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씬에는 가끔 변방에 위치한 국가에서 잭팟을 터뜨리는 밴드가 등장하기도 한다. Moonspell은 그러한 경우에 해당하는 밴드 중 하나다. 아무래도 포르투갈이라는 국가는 축구 팬들에게는 친근한 국가이겠지만, 메탈 팬들에게는 그렇게 까지 친근한 밴드는 아니다. 이 나라에서 메탈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큼 뛰어난 밴드는 나타난 적 없었다. 2010년대에 접어든 지금까지도 메탈씬에서 포르투갈의 위치는 변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풍토에서 Moonspell같이 스칸디나비아, 독일 출신의 뛰어난 밴드들과 겨룰 만큼 뛰어난 밴드가 탄생한 것은 좀처럼 드문 일이다.

Moonspell의 음악 색깔은 Gothic Metal과 Black Metal의 경계에 서있다. 약간 고딕 메탈 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들은 데뷔 앨범에서부터 정말 믿을 수 없는 퀄리티의 역작을 만들어 냈다. 앨범에 실린 곡들은 첫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마치 숙련된 작곡가가 만들었다고 해도 믿겨질 만큼 뛰어난 곡 구성을 보이고 있다. 전개의 완급이나 멜로디는 밴드를 처음 듣는 사람들의 귀를 빼앗을 정도로 뛰어나다. Moonspell의 데뷔 앨범 Wolfheart는 비슷한 장르의 Cradle of Filth의 Dusk and Her Embrace, Cruelty and the Beast와도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다. 멜로딕한 고딕 메탈이나 블랙 메탈을 좋아하는 리스너라면 충분히 좋아할 만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