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eme Metal은 여러 장르로 분화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인지도가 있는 장르로는 아마도 Death Metal과 Black Metal일 것이다. 이 두 장르는 90년대 이후 영미권이 Alternative Rock에 의해 쑥대밭이 되어버린 이후로 북유럽권이 확고하게 헤게모니를 쥐고 있다. 북유럽이라고 하면 노르웨이와 핀란드, 스웨덴을 말하는데, 또 국가별로 주력 장르가 갈리는 희한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도 노르웨이하면 블랙 메탈이 연상되는데, 그만큼 이 나라 출신의 블랙 메탈 밴드들은 현재까지도 메탈씬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에 반해 스웨덴과 핀란드는 데스 메탈이 활개를 치고 있으니 실로 기이하다. 주로 뛰어난 멜로디 라인을 담아낸 북유럽 풍의 데스 메탈은 일본을 비롯한 동양권에서도 반향을 얻어내곤 했다.

개중에는 국가간의 보이지 않는 경계를 허문 밴드도 있었다. 대표적인 밴드로 스웨덴의 Dissection과 Marduk를 들 수 있겠다. 이 두 밴드는 블랙 메탈을 지향하는 밴드로 노르웨이안 블랙 메탈에 도전장을 낼 만큼 걸출한 역량을 지니고 있었다. Darkthrone과 Gorgoroth가 사악한 분위기를 강조하는 블랙 메탈로 널리 알려졌다면, Marduk은 뛰어난 멜로디 감각과 야만적인 에너지로 승부를 보고자 햇다. 이들은 노르웨이 밴드들이 뿜어내는 몸서리쳐질 만큼의 사악한 사운드를 만들어내기 보다는 멜로디 라인과 속도감 넘치는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데에 좀더 주력했다. 물론 이들이 블랙 메탈 특유의 사악한 분위기를 완전히 포기했던 것은 아니다. 단지 이들은 Darkthrone과 같은 밴드의 유별난 사악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래도 블랙 메탈의 틀에서 상당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Marduk은 노르웨이에서 발흥한 블랙 메탈과는 다소 다른 방향을 지향했다. Marduk의 이와 같은 노선은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경향이 있다. 사악함의 표출이라는 면에서 Marduk는 이웃나라 출신 밴드들에 비해 현저히 약하다. 개인적으로도 그 부분 때문에 Marduk을 노르웨이산 블랙 메탈 밴드들에 비해서 낮게 평가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들이 만들어내는 사운드는 매력적인 블랙 메탈임에는 틀림없다. Those of the Unlight는 동시대에 만들어진 노르웨이산 걸작 블랙 메탈 앨범들과는 궤를 달리하고 있다. 페스트한 전개에 실린 멜로디라인은 분명 대단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야만성과 사악함을 동시에 풍기는 이 작품은 블랙 메탈의 모태인 Thrash Metal의 향수도 동시에 일깨우고 있다. 취향에는 다소 맞지 않는 작품이지만, Marduk의Those of the Unlight 초기 블랙 메탈씬 형성에 중대한 기여를 한 중요한 작품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