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앨범인 Unblessing the Purity에서 예고했던 것처럼, 기존의 직선적인 구성에서 탈피하여 보다 테크니컬한 데스메탈로 바뀐 Bloodbath는 멤버 변동과 함께 음악적으로도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 우선 Dan Swano의 부재가 Katatonia의 기타리스트인 Per Eriksson으로 바뀌었는데, 그에 반해 드라이브 톤은 어느정도 올라온 느낌이다. 음침하기 짝이없던 전작의 기타보다 세련된 느낌인데, 일관적인 트레몰로 리프로 질주감을 향상시키고 미들템포에서는 피킹 하모닉스로 포인트를 주는 등 곡의 완급조절은 여전히 수준급이다. Mikal Akerfeldt의 보컬 성향을 볼 때, 전작에서 들려주었던 초고음의 스크리밍이나 피그 스퀼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짐승이 울부짖는 듯한 특유의 그로울링은 많은 데스 메탈 팬들의 심금을 울린다. Opeth에서는 더 이상 그의 익스트림 보컬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이 앨범의 가치를 높여주기도 한다. 테크니컬한 리프와 구성에 따라 Martin Axenrot의 드럼도 더욱 드라마틱해졌으며, 심지어 몇몇 곡에서는 코어적인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앨범 초반부보다는 후반부에 있는 트랙들이 포인트인데, 이펙터까지 사용하여 브릿지를 강조한 Earthrot, 타이틀에 맞게 미들템포와 피킹 하모닉스로 분위기를 전환하는 Hades Rising이 베스트로 꼽힐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