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Hear Black Review

Band	Overkill
Album	I Hear Black
Type	Album (Studio full-length)
Released	March 9, 1993
Genres	Thrash Metal
Labels	Atlantic
Length	51:42
Ranked	#142 for 1993 , #7,483 all-time

Reviewer :  구르는 돌         Rating :  75 / 100

Overkill의 I Hear Black은 1993년에 발매된 6번째 정규 앨범으로, 그들의 전형적인 스래시 메탈 스타일에서 조금 벗어나, 좀 더 헤비하고 느슨한 분위기로 변화를 준 작품이다. 기존의 빠르고 공격적인 스래시 사운드 대신, 더 묵직하고, 어두운 느낌의 곡들이 대세를 이루며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 이 앨범은 Overkill의 경력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나타내며, 동시에 90년대 초반의 헤비 메탈 씬의 침체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Overkill의 초기 앨범들 Under the Influence, The Years of Decay는 대표적인 스래시 메탈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빠른 템포, 강렬한 기타 리프, 스래시 특유의 날카로운 에너지로 무장한 곡들이 주를 이룬 이 앨범들을 통해 그들은 명성을 구가해왔다. 하지만 I Hear Black을 발표할 즈음에 접어들어서는 그동안의 빠른 스피드와 파워풀한 전개 대신, 중간 템포의 곡들이 많이 등장하며, 사운드의 전반적인 성격이 조금 더 헤비해졌다.

90년대 초반은 헤비 메탈 씬이 크게 변화하는 시점이었다. 전통적인 헤비 메탈과 스래시 메탈은 80년대의 전성기를 지나면서 점차 팬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대안록의 급부상입니다. Nirvana, Pearl Jam, Alice in Chains와 같은 밴드들이 대중성을 얻으면서, 기존의 화려한 헤비 메탈 사운드보다는 더 거칠고 원시적인 느낌의 음악들이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변화에 영향을 받아, 많은 헤비 메탈 밴드들은 그들의 스타일을 새롭게 조정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I Hear Black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다소 변화한 사운드를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의 스래시 메탈의 속도와 정확성 대신, 좀 더 묵직한 느낌과 기타 톤의 어두운 색조를 선택한 것은 그 시기의 음악적 기조를 반영한 결정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Overkill 역시 이 변화에 발맞추어, 전통적인 스래시의 특성을 일부 내려놓고, 그 대안으로 더욱 헤비한, 그러나 여전히 강렬한 메탈의 요소를 유지하려 했다.

I Hear Black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상당히 어두운 편이다. 앨범의 제목처럼, 블랙적인 요소가 많이 강조된 앨범이며, 곡들은 대체로 중저음의 기타 리프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특히 World of Hurt 같은 곡에서는 그 어떤 밝고 희망적인 느낌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음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이 앨범의 특징적인 점은 그들이 기존의 스래시 메탈을 고수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틀에서 벗어나 중간 템포와 둔탁한 기타 톤을 통해 헤비 메탈의 더 육중한 사운드를 탐구했다는 점이다. 빠른 속도감보다는 각 곡에서 점진적으로 터져 나오는 힘과 폭발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 본작은 헤비 메탈 씬의 침체기 속에서 Overkill은 여전히 스래시 메탈의 정신을 잃지 않으려 했으나, 그 표현 방식에 있어서는 큰 변화를 꾀한 앨범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스타일의 변화만이 아니라, 당시의 시대적 흐름과 음악적 트렌드에 대한 반응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