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rej Najash Review

Band	Ordo Cultum Serpentis
Album	Derej Najash
Type	EP
Released	February 12, 2021
Genres	Black Metal, Death Metal, Doom Metal, Ambient
Labels	Signal Rex
Length	26:37

Reviewer :  똘복이         Rating :  80 / 100

얼마 전 Nathr와의 스플릿을 소개한 적이 있는 Ordo Cultum Serpentis의 첫 번째 ep로 Signal Rex에서 테잎으로 100장 한정으로 발매되었다.​

상당이 어둡고 음침한 사운드로, 한국인과 멕시코인으로 이루어진 2인조의 구성이 들려줄 수 있는 가장 기이하고 음산한 사운드가 아닐까 싶다. 이런 분위기를 위해 멕시코 멤버가 사람 뼈로 만든 토속 타악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2번 트랙의 도입부에서 '딱, 딱'하고 치는 그것이 맞지 않나 싶다.​

여하간 이런 류의 사운드라면 느릿한 가운데 시종일관 한없이 반복되는 리프가 주는 단조로움이 가장 큰 단점이라 할 수 있다. 청자로 하여금 어둠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다가 계속된 진부함에 처음의 감상이 모두 날아가버리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이들은 1, 2번곡 (각각 13분 이상이며 매우 비슷한 구성을 띠고 있다.)에서 느릿하고 음습한 사운드와 보컬로 분위기를 잡아가다가 중간즈음에서 템포와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다시 되돌아오는 변주를 통해 천편일률적이랄 수 있는 것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보인다. 보컬 또한 음산하게 읊조리는 것에서 벗어나 중간중간 다른 시도를 줌으로써 흐트러지기 쉬운 청자의 귀를 다시 사로잡는다.

하지만 무언가 '오오오!' 할만한 부분이 결국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 메탈 아카이브에서 이들의 이 앨범에 점수를 준 이가 마지막에 한 코멘트가 내 감상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But there is something to the ridiculous simplicity of the doom metal passages found here that demands an ear. There are vestigial elements of musical conventions still present; a tempo, a riff, a transition. But in positioning itself as familiar-music-“adjacent”, it comes over as far more unsettling than guitar-music-as-ambience in its final form. Ordo Cultum Serpentis may not be sounding the revolution just yet. But there is certainly something in this subtle concoction that warrants expansion."

동년도 11월에 나온 두 번째 ep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을까? 과연 저 리뷰어와 내 뒤늦은 기대는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Nathr와의 스플릿에서 보여준 Fillii Serpentis Nigri 트랙만 본다면 충분히 보상을 받은 셈이지만 역시 그 사이의 두 번째 데모가 조금은 신경쓰인다.

음산하고 절망적인, 인간은 죽음에 대해 절대 벗어날 수 없다는 염세적 허무함에 동조하고 싶다면 충분히 들어볼 가치가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죽음을 피할 수 없어도 세상을 조금은 더 밝게 바라보는 것이 낫다는 쪽에 속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