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ream Theater, 꿈의 기하학] 23장: 품격 있는 이별과 탕아의 귀환 (2023) by 한이솔


제5부: 귀환과 영원
23장: 품격 있는 이별과 탕아의 귀환 (2023)
1. 인간의 품격
2023년 가을의 이른 아침,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맨지니의 자택 주방에서 커피 머신이 둔탁한 기계음을 내며 검은 액체를 잔 속으로 밀어냈다. 갓 볶은 원두의 진한 향이 안개가 내려앉은 집 안의 정적을 갈랐다. 맨지니는 김이 피어오르는 머그잔을 쥐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와 작업실로 들어섰다.
불과 몇 시간 전, 밴드 경영진과 페트루치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통화는 길지 않았다.
이 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밴드로부터, 아니 주요 결정권자인 페트루치로부터는 어떠한 언질도 없었다. 맨지니가 그들에게 화를 내며 고함을 지르고, 법률 용어를 언급하며 곧바로 변호사에게 연락하겠다고 반응한다 해도 딱히 이상하지 않을 만큼, 일방적인 통보였다.
그러나 차분한 목소리로 통화를 마친 맨지니는 지금, 커피 한 잔을 쥐고 작업실 한쪽 벽면을 꽉 채운 화이트보드 앞에 조용히 서 있었다.
보드에는 수많은 인덱스카드가 패턴을 이루며 꽂혀 있었다. 밴드의 다음 투어 곡들을 분석한 리듬 도표, 완결 짓지 못한 드럼 기술 연구 과제들이 그의 성정답게 정갈히 배열되어 있었다. 맨지니는 커피를 한 모금 머금고 보드 한구석에 적어둔 메모를 응시했다. 'Rhythm Knowledge' 옆에 지난 4월, 그래미 수상일의 날짜가 적혀 있다. 일곱 살에 나무 위로 도망쳤던 소년이 반세기를 돌아 마침내 땅 위에서 인정받은 날의 기록이었다. 그 기록의 잉크가 채 마른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포트노이가 돌아오게 됐다'라는 통보는 갑작스러웠지만, 사실 물고기는 수면 위를 튀어오르기 전까지, 아주 오랫동안 물밑에서 헤엄을 치고 있었다.
맨지니는 커피잔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2018년 새해를 맞으며 페트루치와 포트노이가 기념 사진을 업로드 했을 때, 루데스가 포트노이와 크루즈에서 협연을 했을 때. 그때까지는, 오랜 친분이 있는 동료들 사이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2020년 페트루치가 포트노이를 솔로 앨범에 기용했다는 소식. 그해 여름, 자신이 지켜온 밴드가 새롭게 차린 요새 DTHQ에서 포트노이가 드럼을 녹음했다는 사실. 곧이어 터져 나온 LTE 3집의 티저. 물고기는 성큼성큼 물 위로 치고 올라오며 주둥이를 내밀듯 말듯 거세게 움직여왔다. 그리고 7개월 전 비컨 시어터의 백스테이지, 포트노이가 대기실로 다가와 악수를 건네며 "네가 이 밴드에서 해낸 것들, 정말 환상적이었어"라고 말하던 순간.
그간 물고기는 빙글빙글 소용돌이를 그리며, 차츰차츰 수면 위를 향해 상승하고 있었다. 누구도 물고기가 언제 대가리를 내밀며 물 위로 튀어오를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끝내 울린 페트루치의 갑작스런 통보 전화로, 그 모든 각각의 장면들은 하나의 결말로 이어질 여정의 편린으로 남았다.
맨지니는 보드 위의 인덱스카드를 하나씩 빼기 시작했다. 압정을 뽑아내는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13년 전 오디션 합격 전화를 받았을 때, 이 방에서 아내를 부둥켜안고 아이처럼 오열했었다. 오랜 역마살을 뒤로하고 마침내 탄탄한 둥지에 자리를 틀었다는 벅찬 구원감 때문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조롱의 화살을 맞아가며 성채의 뼈대가 되어 13년이나 함께했다. 그러니 어쩌면 한 번 저항이라도 하는게 자연스러울지도 몰랐다. 포트노이가 돌아오고 싶어하면 당연히 자리를 비워주고 떠나야 할 만큼, 자신이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일 수는 없었다.
그러나 밴드는 피와 살로 이뤄진 사람들이 서로 호흡을 맞추며 해나가는 일이었다. 몸과 마음이 맞지 않으면 단 한순간도 밴드는 제대로 함께 할 수 없다. 어떤 의미로든 십수년 전에 그를 두 팔 벌려 환대했던 동료들의 마음이 이제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면, 발버둥쳐봐야 그간 머물던 우물을 흙탕물로 만들어 놓는 것 이외에 얻을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렇지만 바로 그렇기에, 밴드에서 사람이 들고나는 일이 조용하고 우아하게 마무리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제대로 된 밴드일수록 더 그렇다. 마치 진심으로 사랑할수록, 연인 간의 헤어짐이 아름답기 어려운 것과 같다. 그러나, 맨지니는 마음이 이미 떠나버리고 다른 곳을 바라보는 연인의 곁에 끝까지 머물기를 고집하는 인물은 아니었다. 이미 모든 건 끝나있었고, 통보는 그저 마지막 서명의 요구일 뿐이었다.
작업실 문틈이 살짝 벌어지고, 걱정스러운 표정의 아내가 조심스레 곁으로 다가왔다. 맨지니는 손에 쥐고 있던 마지막 인덱스카드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괜찮아. 다 이해해."
그는 아내의 손을 마주 잡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원래 식구가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거야."
그 자연스러운 토로는, 한편 자신은 끝내 온전한 식구가 되지 못했음을 인정하는 자조이기도 했다. 맨지니는 지난 여름 욘더반의 호숫가를 떠올렸다. 부두 끝에서 나란히 앉아 있던 밤, 좀체 입을 열지 않는 '그 사람'이 "마이크, 오늘 연주 좋았어"라고 불쑥 내뱉었던 그 한마디. 밴드에 머무는 동안 들은 가장 인간적이고 '진심 같았던' 인정이었다. 맨지니는 그 짧은 문장의 무게를 지금에서야 가늠할 수 있었다. 떠나는 사람의 귀에 가장 마지막까지 남는 소리는 환호가 아니라, 가장 조용했던 사람이 건넨 한마디였다.
텅 비어버린 보드의 공간에 맨지니는 새로운 카드를 꾹꾹 눌러 꽂았다. 솔로 프로젝트 '모노리스'와 교육 플랫폼 '더 랩'을 구상해 둔 빈 메모지였다.
"이제 내 일을 마저 끝내볼까."
13년간 쏟아부은 땀과 찬란했던 밴드의 시간을 지탱한 자부심은 훈장처럼 남았다. 맨지니가 창밖의 안개가 걷히는 풍경을 바라보며 남은 커피를 비우는 사이, 가장 품위 있는 인간에게만 허락된 고상한 이별의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2. 맨지니 챌린지
2023년 10월 25일 오전. 드림씨어터의 공식 웹사이트와 소셜 미디어에 장문의 공동 성명서와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사진 속에는 제임스 라브리에, 존 페트루치, 존 명, 조던 루데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마이크 포트노이가 있었다.
[드림씨어터, 창립 멤버이자 드러머 마이크 포트노이의 귀환을 발표하다.]
소식은 순식간에 전 세계 록 커뮤니티를 뒤흔들었다. 트위터와 레딧은 13년 동안 묻어두었던 팬들의 환희로 달아올랐다. 하지만 그 소란스러운 열기 한가운데서 가장 묵직한 울림을 남긴 건, 자신이 지켰던 요새를 떠나는 사내의 작별 인사였다.
록 밴드의 멤버 교체가 계약서 서명처럼 말끔하게 끝나는 경우는 드물다. 해고된 이의 분노와 남겨진 자의 폭로가 빚어내는 진흙탕 싸움은 업계의 흔한 풍경이었다. 그러나 맨지니의 마지막 글에는 원망의 흔적이 없는, 믿기 어려울 만큼 성숙하고 품위 있는 태도가 담겨 있었다.
"저는 이 시점에서 마이크 포트노이를 다시 부르기로 한 드림씨어터의 결정을 온전히 이해합니다."
맨지니의 문장은 차분하고 단단했다.
"제가 처음 합류했던 첫날부터 말씀드렸듯, 저의 자리는 마이크가 밴드에서 맡았던 모든 역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제 역할은 이 위대한 밴드가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멤버들과 앙상블을 맞춘 시간, 무대 뒤에서 크루들과 나눈 농담, 그리고 마침내 'The Alien'으로 그래미를 거머쥐었던 기억을 담담히 회고했다. 이어 자신을 향한 동정의 여지조차 우아하게 거둬냈다.
"저를 향해 환호해 주셨던 팬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는 밴드와 크루, 매니지먼트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이 조직 전체에 최고의 행운이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던 그의 연주만큼이나 흠잡을 데 없는 성명문이었다. 감정에 매몰된 인간은 합리적일 수 없기에, 이성적 태도를 지키며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 미덕이라 믿는 그의 경이로운 자기 객관화의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이 고상한 작별의 이면에서, 맨지니의 머릿속에는 작은 호기심 하나가 맴돌고 있었다. 13년 전 밴드에 들어온 순간부터, 그는 전임자가 남긴 방대한 유산을 낱낱이 해부하고 그가 창조해 낸 드럼 라인들을 완벽하게 정복해야 했다. 그건 밴드를 이어받은 후임자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다. 반면 밴드의 창립자인 포트노이는 지금껏 맨지니의 뒤를 따라 연주해야 할 일이 없었다.
그러나 13년의 역사가 켜켜이 쌓인 지금, 상황은 역전되어 있었다. 맨지니가 구축해 놓은 5장의 앨범 뿐 아니라, 특히 그래미라는 영광과 밴드의 빛나는 유산으로 영영 박제되어 버린 'The Alien'의 상식을 초월하는 리듬은 이제 고스란히 포트노이가 풀어야 할 새로운 과제가 되었다. 맨지니는 포트노이의 본능적이고 동물적인 그루브를 누구보다 잘 알았다. 철저한 수학적 계산과 독립적인 사지 분리로 직조된 자신의 연주를 포트노이가 무대 위에서 재현하는 건 쉽지만은 않을 터였다.
그러나 포트노이가 곤경에 빠지기를 바라는 악의 따윈 없었다. 그저 음악적 결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의 스타일 사이에서, 자신이 밴드의 역사에 오랜 세월 쏟아부은 치열했던 흔적들을 그가 부디 잘 해석하고 보존해 주기를 바라는 장인으로서의 담담한 바램일 뿐.
그의 성명서를 읽어 내려가던 팬들은 숙연해졌다. 무너져 내리던 성벽을 지탱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기량을 바쳤던 남자. 숱한 조롱 속에서도 묵묵히 밴드의 뼈대를 지켜낸 사내는, 원래의 주인이 돌아오자 자리를 미련 없이 내어주며 품위 있게 물러났다.
대중은 포트노이의 귀환에 환호하는 동시에, 맨지니의 퇴장을 향해 기립 박수를 보냈다. 포트노이의 복귀가 정말 드림씨어터에게 좋은 결과로 다가올지를 의심하는 사람은 있었을 지언정, 맨지니의 퇴장이 누구보다 아름답고 성숙했음을 부인하는 이는 없었다.
그러나 모두가 박수를 보낸 것은 아니었다.
3. 신이 파괴하는 자
같은 시각, 뉴저지의 홈 스튜디오. 기타리스트 론 '범블풋' 탈과 키보디스트 데릭 셰리니언은 3년 넘게 묵혀둔 작업 파일을 앞에 두고 있었다. 두 사람이 속한 슈퍼그룹 '선즈 오브 아폴로'의 3집 앨범을 위한 데모였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유럽 투어가 중단된 뒤, 밴드의 시계는 그대로 멈춰 있었다. 세상이 다시 열렸을 때쯤 포트노이는 이미 트랜스애틀랜틱과 닐 모스 밴드, 와이너리 독스의 일정으로 스케줄이 꽉 차 있었고, 선즈 오브 아폴로의 3집 작업은 기약 없이 뒤로 밀렸다.
그 와중에 포트노이의 드림씨어터 복귀 소식이 날아들었다.
노트북 화면에 드림씨어터의 공식 성명서 페이지를 띄워놓은 범블풋의 얼굴에는 씁쓸한 기색이 숨김없이 배어 있었다. 그는 스튜디오 모니터의 음량을 낮추고 마우스 커서로 성명서의 마지막 문단을 그었다.
"그러니까 이걸로 끝이라는 거지. 우리 밴드."
셰리니언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묵묵히 건반 위의 먼지를 손끝으로 쓸어냈다.
"팬데믹 때부터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던 건 아니었어. 나는 이 밴드에 진심이었고, 그건 너도 제프도 마찬가지였지."
범블풋이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감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그의 입가에는 묘한 냉소가 배어 있었다.
"밴드라는 건 엉망진창인 결혼 생활 같은 거야. 결국 배신자와 헌신하는 사람이 나뉘는 거지."
셰리니언은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 다만 천천히 고개를 들어 창밖의 하늘을 바라볼 뿐이었다. 그의 표정에는 범블풋의 그것보다 더 복잡하고 오래된 감정이 섞여 있었다.
24년 전, 1999년의 그 봄날이 떠올랐다. 드림씨어터의 키보드스트로서의 해고 통보를 받던 날. 포트노이의 입을 통해서였다. 그건 그의 음악 인생에서 가장 큰 상처로 남았다.
그로부터 18년이 흐른 2017년, 포트노이가 선즈 오브 아폴로의 결성을 제안했을 때 셰리니언은 단순한 프로젝트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였다. 과거의 상처를 덮어주는 손길이었고, 어쩌면 드림씨어터라는 거대한 성채를 향한 통쾌한 반격의 기회이기도 했다. 포트노이와 자신이 함께 만든 새로운 밴드가, 자신을 내쫓았던 드림씨어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씬의 거물이 되는 것. 그것은 24년 묵은 상처에 대한 완벽한 복수였다.
그러나 지금, 포트노이는 그 복수의 무대를 뒤로하고 원래의 고향으로 돌아가 버렸다. 셰리니언에게 남은 것은 끝나지 않은 데모 파일과, 24년 전과 똑같은 자리의 공허였다. 그는 또 다시 멋대로 떠나며 나머지 모두를 해고한 것과 다름 없었다.
셰리니언은 옅은 한숨을 내쉬며 건반 덮개를 닫았다. 범블풋이 그의 어깨를 툭 쳤다.
"데릭, 우리 둘이서 다른 걸 해보자. 새로운 밴드를 만드는 거야. 이대로 끝내긴 아쉬우니까."
셰리니언은 고개를 끄덕였다. 묵묵히 다음 판을 짜는 것. 그가 평생을 두고 익힌 생존방식이었다.
창밖의 가을 하늘 아래에서, 새로운 밴드의 첫 스케치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셰리니언은 노트 위에 한 줄 문장을 천천히 적어 내렸다.
'신이 파괴하는 자(Whom Gods Destroy).'
그리스 비극의 오래된 경구에서 가져온 이름이었다. "신은 자신이 파멸시키려는 자를 우선 미치게 만든다("Whom the gods would destroy, they first make mad)." 펜 끝이 마지막 글자 위에서 한순간 머물렀다. 셰리니언의 시선이 다시 창밖을 향했다. 그의 입술은 끝내 아무 말도 내뱉지 않았다.
4. "You are home"
욕실의 훈기를 가르며 수건으로 거칠게 젖은 머리를 털어낸 사내가 거울 앞에 섰다. 손바닥으로 김이 서린 유리를 닦아내자, 세월이 묻어나는 포트노이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의 시선은 자연스레 왼쪽 가슴팍으로 향했다. 심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 굵직한 레터링 타투가 자리하고 있었다.
"You are home."
전 세계를 뒤흔든 복귀 성명서가 발표된 2023년 10월 25일. 포트노이는 구구절절한 소감문을 늘어놓는 대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문신을 찍은 사진과 '23년 10월 25일'이라는 짧은 날짜 하나만을 덩그러니 올렸다.
매체들은 앞다투어 '포트노이가 밴드 복귀를 기념해 새로운 문신을 새겼다'며 호들갑을 떨었지만, 오보였다. 이 문구는 2020년 1월, 이미 그의 피부 아래 스며들어 있었다.
그해 겨울, 포트노이는 딸 멜로디와 나란히 앉아 70년대 록 밴드의 투어 생활을 다룬 영화 <올모스트 페이머스>를 보고 있었다. 극 중 가상의 밴드 '스틸워터'는 투어 내내 자존심 센 멤버들 간의 갈등과 주도권 싸움으로 산산조각 나기 직전이었다. 살얼음판 같은 침묵 속에서 멤버들이 투어 버스에 오르고, 이윽고 라디오에서 엘튼 존의 "Tiny Dancer"가 흘러나왔다. 서로를 외면하던 멤버들이 하나둘씩 멜로디를 흥얼거리기 시작하고, 마침내 버스 안의 모두가 노래를 떼창하며 얼어붙었던 갈등이 마법처럼 녹아내린다.
말 한마디 나누지 않고도 오직 음악이라는 매개체 하나로 무장해제되는 그 씬의 끝자락. 냉탕과 열탕을 정신없이 오가는 광란의 투어 생활에 지친 15살의 주인공 윌리엄 밀러가 곁에 앉은 소녀—밴드의 정신적 지주이자 뮤즈를 자처하는—페니 레인에게 지친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나 집에 가야 할 것 같아."
그러자 소녀가 확신에 찬 눈빛으로 미소 지으며 대답한다.
"너는 집에 온 거야(You are home)."
혈연과 콘크리트 벽을 넘어, 비록 피투성이가 되게 싸울지라도 결국 하나의 음악 안에서 다시 뭉치는 그 비좁은 버스 안이 영혼의 진짜 집이라는 선언. 포트노이 부녀는 그 경이로운 씬을 보며 함께 눈물을 흘렸다. 며칠 뒤 두 사람은 타투 숍을 찾아가 멜로디는 팔에, 포트노이는 가슴에 같은 문구를 새겼다.
거울 앞에 선 포트노이는 가슴에 새겨진 낡은 잉크 자국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쓸어내렸다. 영화 속 밴드의 분열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2010년, 그는 밴드의 모든 걸 통제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지독한 완벽주의자였다. 비대해진 자아와 책임감은 결국 스스로를 번아웃으로 몰아넣었고, 사랑하던 형제들과 파국을 맞이하며 밴드를 박차고 나갔다.
요새 밖으로 나선 직후, 그의 내면에는 오랜 시간 미움과 원망이 들끓었다. '어디 나 없이도 밴드가 얼마나 잘 굴러가나 두고 보자'는 저주 섞인 오기도 있었다. 외부에서 수많은 프로젝트를 보란 듯이 성공시키고 자신만의 거대한 아성을 쌓아 올려, 끝내 자신을 붙잡지 않은 페트루치의 콧대를 납작하게 꺾어주겠다는 치기 어린 마음이 방황하던 탕아를 끊임없이 채찍질했다.
하지만 13년 간의 유랑은 그 모난 감정들을 마모시켰다. 포트노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명료해지는 진실을 마주해야 했다. 자신의 무모하고 성급했던 결정으로 인해 밴드가 중심을 잃고 비틀거렸다면 어땠을까. 페트루치가 무너진 성벽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해 밴드의 레거시에 씻을 수 없는 타격을 입고 어두운 역사를 써 내려갔다면. 그것은 자신의 알량한 자존심이 채워지는 일이 아니라, 자신이 청춘을 바쳐 쌓아 올린 세계가 통째로 붕괴하는 비극이었을 것이다. 돌아갈 '집' 자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끔찍한 사태였다.
그러나 자신이 없는 동안 페트루치는 굳건하게 성채를 지켜냈다. 앨범을 내고, 투어를 돌며 마침내 그래미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한때는 그 꿋꿋함이 배알을 뒤틀리게 하고 조바심을 나게 만들었지만, 13년이 지난 지금 거울 앞의 사내가 느끼는 감정은 한없는 안도와 감사였다. 페트루치가 그 무거운 짐을 홀로 짊어지고 버텨주었기에, 요새는 폐허가 되지 않고 온기를 품은 채 남아있을 수 있었다. 그가 미워했던 형제는, 역설적이게도 탕아가 언제든 돌아올 수 있도록 집을 지켜준 파수꾼이었다.
거울 속의 포트노이가 옅게 웃었다. 길고 외로웠던 방황의 끝. 그는 비로소 자신이 영원히 닻을 내려야 할 유일한 집이 무사히 보존되어 있음을, 그리고 마침내 자신이 그 집으로 돌아왔음을 실감하고 있었다.
5. 타협할 수 없는 문제
2023년 10월 말, DTHQ 스튜디오. 포트노이의 귀환 소식에 디지털 세계는 들끓고 있었지만, 요새 내부는 고요했다.
멤버들이 기다리는 라이브 룸으로 향하던 좁은 복도 끝에서 페트루치가 걸음을 멈췄다. 손잡이를 잡으려던 포트노이를 불러 세웠다.
"마이크, 저 문 열기 전에 짚고 갈 게 있어."
페트루치의 목소리에는 오랜 친구를 환영하는 온기 대신, 13년 동안 밴드를 홀로 책임져온 사람의 무게가 실려 있었다. 포트노이가 멈춰 서서 그를 마주 보았다.
"앨범 프로듀서는 앞으로도 내가 단독으로 가져가고 싶어."
포트노이의 입에서 낮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예상치 못한 이야기였다. 1999년 《Scenes from a Memory》부터 2009년 《Black Clouds & Silver Linings》까지 6장의 앨범에 걸쳐 나란히 공동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던 그였다. 다시 한 팀이 되는 이 순간, 그는 그 체제로 다시 돌아갈 거라 막연히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페트루치의 통보에 가까운 제안은 그 전제를 정면으로 걷어차고 있었다.
페트루치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13년 동안 내가 세워둔 시스템이 있어. 앨범의 방향을 설계하고 최종 결정을 내리는 건 나한테 타협할 수 없는 문제야."
그가 이 대화를 라이브 룸의 문 앞에서, 다른 멤버들이 합류하기 전에 끝내야 한다고 결심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포트노이가 떠나기 전까지 밴드의 고삐를 쥔 것은 두 사람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뜻이 언제나 같지는 않았고, 밴드는 매번 단 하나의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양보하는 쪽이 페트루치일 때도 있었고 포트노이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포트노이의 본성은 불나방에 가까웠다. 밴드 앞에 하나의 구상이 생겨나면 그는 거기에 뛰어들어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구조와 디테일에 집착하며 스스로 일거리를 끝없이 늘려나갔다. 밤을 지새우며 완성한 방대한 밑그림 위에는 이미 수많은 그의 지문이 남아 있었다. 제아무리 페트루치라 할지라도 그가 뜬눈으로 쌓아 올린 계획에 함부로 이의를 제기하기란 쉽지 않았다.
포트노이가 스스로 모든 걸 독점하길 원했던 적은 없었다. 그만큼이나 뜨겁게 모든걸 빨아들이는 인간이 또 없었을 뿐이다. 그 열기는 밴드의 강력한 동력원이었지만, 때로는 페트루치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까지 밴드를 끌고 가기도 했다. 두 사람의 차이는 거기에 있었다. 페트루치는 밴드를 사랑했기에 미지의 가능성 앞에서 신중하고자 했고, 포트노이는 밴드를 사랑했기에 낯선 불꽃을 향해 밴드를 껴안고 뛰어들고자 했다.
페트루치가 그리는 새로운 구도 안에서도 포트노이는 여전히 용광로처럼 아이디어를 녹여낼 수 있었다. 다만 무엇을 택하고 무엇을 버릴지, 어디까지 가고 어디에서 멈출지의 '최종 결정권'은 페트루치의 손에 남아야 했다. 그래야 밴드는 너무 뜨거워져 탈선하는 일 없이 궤도 위에 머물 수 있었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페트루치에게 이것은 포트노이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포트노이와 밴드를 함께 지키기 위한 장치였다.
"받아들일 수 있어?"
페트루치가 다시 물었다.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눈빛은 단호했다.
포트노이는 입술을 깨물었다. 자신이 떠나 있던 시간 동안 페트루치가 이 요새를 어떻게 지켜냈는지 알고 있었다. 젊은 시절의 그였다면 터무니없다고 발끈했을 것이다. 하지만 13년이라는 세월은 그에게 한 가지를 가르쳤다. 손에서 놓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넌 밴드를 멋지게 지켜냈어. 네가 캡틴이야. 난 드럼 스툴에 앉아서 내 할 일에 집중할게."
포트노이의 대답에 페트루치의 입가가 비로소 풀렸다. 그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럼 리더로서 부탁을 하나 할게. 투어 세트리스트를 다시 맡아줘."
포트노이가 의외라는 듯 고개를 들었다.
"투어 내내 무슨 곡을 칠지 골머리를 앓는 건 나한테 맞지 않더라고. 팬들을 놀래키는 메뉴판 짜기는 네가 최고잖아."
포트노이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프로듀서라는 설계자의 자리는 페트루치가 쥐되, 라이브의 지휘권은 포트노이에게 돌아간다. 과거의 더블 브레인이 아닌,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는 새로운 균형의 윤곽이 좁은 복도 위에서 조용히 그려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라이브 룸의 문을 열었다. 안쪽에서 라브리에, 명, 루데스가 고개를 돌렸다. 2010년 겨울 서로에게 등을 돌린 지 13년, 비로소 '완전체'로 마주한 순간이었다. 방금 전까지 복도에 서려 있던 진지한 공기의 자락이 문틈을 따라 함께 흘러들어왔고, 스튜디오 안에는 짧은 정적이 깔렸다.
곧 포트노이의 넉살이 그 정적을 부쉈다.
"내가 없는 동안 집안 단속은 잘하고 있었어? 보니까 그래미 트로피도 하나 들여놨던데, 나랑 하나 더 따러 가야지?"
멤버들의 얼굴에 이제야 미소가 번졌다. 라브리에가 참았던 웃음을 터뜨리며 다가와 그의 어깨를 쳤다.
"마이크, 진짜 웃긴 게 뭔지 알아? 네가 방금 던진 농담을 들으니까 13년을 떠나 있었다는 게 실감이 안 나. 그냥 네가 잠깐 밖에 커피 한 잔 마시러 나갔다가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야."
라브리에의 한마디가 13년의 공백을 증발시켰다. 스튜디오는 이내 다섯 사내의 웃음소리로 차올랐다.
대화가 잦아들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잼이 시작됐다. 시간차를 비웃듯 앙상블은 첫 마디부터 맞물렸다. 명의 베이스가 뼈대를 세우자 페트루치와 루데스가 선율을 쏟아냈고, 포트노이의 터치가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완전체로 돌아온 밴드가 오래 참아온 기지개를 켜올리는 순간이었다.
6. 안녕, 아저씨
2023년 11월, DTHQ 스튜디오. 13년 만의 첫 합주가 뿜어낸 열기로 달아오른 공간에 굳게 닫혀 있던 방음문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안으로 들어선 매니저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무거운 걸음걸이에 잼의 여운을 즐기던 멤버들이 앰프 볼륨을 낮추고 시선을 모았다.
"방금 가족들에게 연락이 왔어. 찰리가…… 찰리 도미니치가 세상을 떠났대."
툭.
포트노이의 손에서 드럼 스틱이 카펫 바닥으로 떨어졌다.
향년 72세. 1989년, 세상의 때가 묻지 않았던 20대 초반의 밴드가 데뷔 앨범을 내놓을 때 기꺼이 마이크를 잡고 따라나섰던, 당시 이미 마흔에 가까웠던 아저씨. 해고를 선고받기 직전에도 팔뚝에 핏기가 가시지 않은 '마제스티' 로고 타투를 새기고 왔던, 헌신적인 첫 번째 프론트맨의 부고였다.
포트노이가 그와 문자를 주고받은 게 고작 몇 주 전이었다. 포트노이의 복귀가 발표되던 날, 도미니치는 진심이 듬뿍 담긴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 두 사람의 인연은 해고로 끝나지 않았다. 찰리는 1994년 포트노이의 결혼식에서 직접 축가를 불렀고, 1집 15주년 기념 무대와 오프닝 투어를 함께 했으며, 불과 1년 전 페트루치의 솔로 투어 때는 객석에서 환하게 손을 흔들어 주었던 사람이었다.
포트노이는 바닥에 떨어진 스틱을 뒤로한 채 라이브 룸을 빠져나와 로비로 걸어 나갔다. DTHQ 로비 중앙 바닥에는 밴드의 원래 이름인 '마제스티' 엠블럼이새겨져 있었다. 포트노이는 물끄러미 그 문양을 내려다보았다. 찰리는 떠났지만, 그가 이 엠블럼과 밴드의 역사 초입에 기꺼이 새겨 넣었던 헌신의 흔적은 결코 지워지지 않을 터였다.
뒤따라 나온 페트루치가 곁에 섰다. 두 사람은 말없이 바닥을 응시했다. 낡은 밴을 타고 클럽을 전전하던 시절, 그리고 15주년 공연에서 찰리가 무대에 올라 환하게 웃으며 노래하던 기억이 잿빛 연기처럼 피어올랐다.
"우리가 영원할 순 없겠지."
포트노이가 붉어진 눈으로 나지막이 읊조렸다.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며 낭비했던 13년이 새삼 얼마나 어리석은 시간이었는지 뼈저리게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라이브 룸으로 돌아온 두 사람과 남은 멤버들의 눈빛은 전보다 깊고 단단해져 있었다. 죽음의 무게 앞에서 과거의 자존심이나 앙금 따위는 허망했다. 찰리가 남기고 간 세월의 무상함이 스튜디오의 공기를 숙연하게 눌러앉히고 있었다.
정적을 깨고, 라브리에가 마이크 스탠드 앞에 섰다. 그의 입술 사이로 낮은 허밍이 새어 나왔다. 가창이 아니었다. 스스로를 달래듯 가장 깊은 곳에서 끌어올린 진동이었다. 루데스가 건반 위에 차분하게 손을 올렸다. 라브리에의 허밍 아래로 미끄러지듯 잔잔한 화음이 깔렸다. 코드 하나가 공기 중에 길게 울리다 다음 코드로 넘어갔다. 두 사람의 소리가 겹쳐지면서, 스튜디오의 묵직한 정적이 서서히 따뜻한 울림으로 바뀌어 갔다. 드럼 스툴에 앉은 포트노이는 스틱을 집어 들지 않았다. 두 손을 허벅지 위에 올려놓은 채 라브리에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허밍은 천천히 음폭을 넓혀 갔다. 가사가 없는 선율이었지만, 찰리를 보내는 마음과 다시 모인 형제들의 온기가 그 안에 온전히 실려 있었다. 라브리에의 목소리가 결을 더해 갈수록 루데스의 건반도 따라 올랐고, 페트루치가 볼륨을 낮춘 클린 톤으로 단음 하나를 길게 띄웠다. 명의 베이스가 가장 낮은 저음으로 바닥을 받쳤다. 도미니치를 위한 즉흥 진혼곡이었다. 포트노이는 여전히 스틱을 들지 않은 채 눈을 감았다.
찰리 도미니치의 기억이 공기 중에 떠도는 이 순간, 포트노이의 뇌리에는 오래된 기억들이 셔터 울리듯 빠르게 명멸했다.
롱아일랜드의 지하실에서 200개가 넘는 데모 테이프를 뒤지며 보낸 14개월의 지옥. 선댄스 클럽 무대 구멍에 빠진 채 고음을 지르던 크리스 콜린스의 우스꽝스러운 뒷모습. 서른다섯 살의 찰리가 마이크를 잡았을 때 밀려왔던 안도, 그리고 비 내리는 뒷골목에서 해고를 통보하던 밤의 싸늘한 공기. "소리 질러, 롱비치!"를 외치다 해고된 스티브 스톤. 크리스 신트론과 6개월을 공들여 쌓아 올린 것이 하루아침에 허물어지던 막막함.
그 끝없는 터널의 끝에서, 캐나다로부터 소포 하나가 도착했었다.
카세트 데크에 테이프를 밀어 넣고 재생 버튼을 누른 순간, 날카롭고 서정적인 고음이 무거운 방 안 공기를 갈랐다. 마치 차가운 강철로 빚어낸 장미가 타오르며 내는 소리 같았다. 반쯤 감겨 있던 페트루치의 눈이 번쩍 뜨였고, 포트노이는 재생 버튼 위에 올린 손가락을 떼지 못했다. 며칠 뒤 뉴욕으로 날아온 덩치 큰 청년은 마이크 스탠드 앞에 서기도 전에 벌써 밴드의 주인공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라브리에와의 만남은 끝이 없어 보이던 사막 한가운데서 마주한 기적의 샘물이었다.
그 기적의 주인공이 지금 눈앞에서 허밍을 하고 있었다. 30년 전의 찌를 듯한 고음은 아니었다. 세월의 마찰이 남긴 거친 질감이 묻어 있었고, 음역의 언저리에서는 미세한 떨림도 감지되었다. 하지만 포트노이는 그 떨림 안에서 전에는 듣지 못했던 것을 들었다.
과거의 그는 언제나 결점을 잡아내려는 검열관의 귀로 프론트맨의 목소리를 해체하고 몰아세웠다. 지금은 달랐다. 전성기가 만개하던 찰나에 치명적인 성대 파열 상처를 입었던 라브리에였다. 지금 그의 목소리에는, 그 치명상을 안고도 오랜 세월 수련과 절제로 나이테를 두르며 버텨온 고목만이 품어낼 단단하고 다채로운 결이 배어 있었다. 그 음성은 숱한 요철과 흉터 속에서도 기어코 드림씨어터를 사랑하는 이들을 설득해 내고야 마는, 밴드의 영혼 그 자체였다. 30년 전에도 지금도, 이 밴드의 이야기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결국 이 한 사람뿐이었다.
라브리에의 허밍이 마지막 음을 길게 끌다가 실처럼 가늘어지며 사라졌다. 루데스의 건반이 여운을 한 박자 더 붙잡았다가 놓아주었다. 스튜디오에 다시 고요가 내려앉았다. 죽음이 남긴 공허가 아닌, 짙고 충만한 침묵이었다.
포트노이는 허벅지 위에 올려놓았던 손을 들어 눈가를 조용히 훔쳤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져 있던 스틱 한 채를, 한동안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한이솔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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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지니형님 ㅠㅠ 품격 넘치는 형님 새로 들어간 밴드에서 잘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
이번편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
추천 버튼이 없는 게 아쉽네요 잘 봤습니다 | ||
▶ [Dream Theater, 꿈의 기하학] 23장: 품격 있는 이별과 탕아의 귀환 (2023) by 한이솔 [3] 

202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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