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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cass - Reek of Putrefaction cover art
Artist
Album (1988)
TypeAlbum (Studio full-length)
GenresGoregrind

Reek of Putrefaction Reviews

  (4)
Reviewer :  level 7   90/100
Date : 
베스트고어 그라인드 앨범. 베스트고어를 연상시키는 고어리한 노이즈가 강조된 그라인드코어적 사운드의 반복 및 파격적 쇄도이다. 이에 고어적 가사(온갖 신체부위들과 이에 낄 수 있는 노폐물, 병명 등 해부학 병리학적 용어들이 난무함)와 보컬창법(목구멍에 차오른 피로 가글을 하는듯한 지저분하고 기이한 소리를 냄) 그리고 고어적 이미지를 덧입혀 본격 고어적 분위기와 테마가 주축을 이루는 고어그라인드를 창시하였다. 커버를 비롯한 앨범아트(밴당한 원래 버전)는 빌스티어의 간호사 여형제의 도움으로 구한 실제 시신들 사진들을 몽타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실사 죽은 사체들뿐인 앨범아트에 역설적이게도 새 음악적 추향/장르 하나가 출생된 것이다.
여타 장르(주로 데스)에서 피가 낭자한 사운드라 함은 보통 칼이나 망치 전기톱 등 무기를 휘두름에 따라 피해자가 고통에 몸부림치고 피와 살점이 튀어져 나가는 역동적인 살육의 동적 과정을 의미하는데, 그와 달리 고어그라인드에서 애용되는 심상은 벌어진 살점, 병균 옮은 신체부위, 썩어가는 사체 등 이미 죽어있거나 움직임 없는 대상들을 마치 클로즈업 기법을 통해 촬영하듯 세심히 관찰하여 표현되는 피의 질감과 냄새이다. 즉 Carcass가 이 앨범을 통해 선도한 고어그라인드란 제3의 관찰자 시점에서(따라서 데스메탈의 고어씬에서 흔히 느껴지는 분노나 흥분 같은 인간적인 감정들이 배제되어 있음), 그 음악적 초점을 정적인 고어적 장면들의 묘사에 맞춘, 지극히 객관적이고도 고어지상주의적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고어그라인드의 시초이자 베스트로 손꼽히는 Carcass 초기작은 선혈이 낭자한 고어리한 묘사를 넘어서 육신 그 자체를 절묘하게 표현한 신체적 사운드로서 그야말로 신체 절경, 몸 속 여행이라 할 수 있다.
분쇄기에 갈리는 듯한 마멸적인 톤과 리프의 나직이 튜닝된 기타는 마치 몸의 내부를 여행하는 도중에 소화, 역류, 염증반응 등 생체 현상 및 펄떡이는 장기들을 맞닥뜨린 것 같은 기류를 형성하고, 몰아치는 드럼 속에서 뒤틀린 채 어렴풋이 몽롱한 자극을 가하는 베이스는 혈류에 휩쓸리고 맥압에 짓눌리는 감각을 도출해낸다.
그라인드코어적 특성이기도 한 지극히 짧은 곡 길이는 각 곡들에서 표출된 신체 내부의 단발적 일시적 현상들을 연상시키고, 고어영화나 해부다큐에서처럼 단시간 내에 몸의 여러 부위를 옮겨다니며 촬영하는 기분을 들게 하여 역시 그러한 몸 속 체험의 분위기에 일조한다.
Corporal한 가사나 추구하는 이미지 외에 그런 사운드적 측면에서도 Carcass로 대표되는 고어그라인드는 본연의 소재와 테마를 그 음악적 특성들로 충실하게 살려냈고, 이는 내 고어적 기호성을 차치하고도 그라인드코어 분파들 중 가장 좋아하는 하위장르가 고어그라인드인 이유이기도 하다. 진정한 의미의 신체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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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r :  level 12   90/100
Date : 
발매당시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무지막지한 사운드로 기라성같은 그라인드밴드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던 고어그라인드의 교과서같은 앨범이다. 지금의 disgorge(mex)나 exhumed,last days of humanity 같은 밴드들을 있게한 원조격인 앨범이자 지금까지도 수많은 고어그라인드밴드들이 롤모델로 삼는 전설적인 명반으로 회자되고 있다. 그라인드특유의 1-2분대 짧은 러닝타임으로 이루어진 본앨범은 초기네이팜데스식 그라인드코어에 피냄새가 흥건한 가사,역겨운 구토보컬,원초적인 열악한음질이 더해져 마치 잔혹한 살육의 현장에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대단히 끔찍하고 잔인한 시체사진들을 모아 앨범커버로 사용해 발매당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 오리지널커버,순화된 검열버전 2가지 형태로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혹자는 음질상의 문제로 본앨범을 폄하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이런 열악하고 정제되지 않은 음질로 인해 잔혹함이 배가되어 차후 발매되는 깔끔한 음질의 2,3집과 차별화된 매니아 성향의 앨범으로 추앙받게된다. 사실 본앨범은 팬들의 호불호가 확연히 갈리는 앨범이기도 하다. 이는 카르카스의 음악적성향의 변화와 함께 깔끔하고 테크니컬한 3집이후 스타일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본작이 이질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어그라인드를 데스메탈의 하위장르로 정착시키는데 결정적인 공헌을한 본작의 의미만큼은 결코 과소평가 되어서는 안될것이다. 데스메탈 입문자에게는 다소 부담스런 앨범임에는 분명하지만 고어그라인드에 관심이 있거나 원초적이고 무자비한 사운드를 찾는 팬들이 있다면 본작은 좋은 선택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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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r :  level 18   80/100
Date : 
Carcass의 첫 정규앨범 [Reek of Putrefaction]는 발매전 Demo음반과의 질 차이가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음반으로 컬트적이고 조악한 음질로 Gore매니아층에 지지를 받았는데 개인적으로 하는 생각은 나는 메탈 음악으로 듣고 싶은거지 컬트적이거나 분위기로만 음악에 좋은 평가를 주지는 못하겠다. 이런식의 녹음은 더이상 악기의 비중이 필요가 없다고 밖에 할 수가 없다. 그냥 원맨밴드로 Guitar 하나만 연주하고 나머지는 다 머신으로 녹음하고 하는 거나 무슨 차이가 있겠냐 하는 생각이다. 뭐 아직도 사람들의 평이 다르지만 결국 취향 차이겠지.

첫 정규앨범이 나왔을때 영국에서 나름 좀 인기를 끌었다고 한데 어찌보면 그 시대상 그런 테마를 하는 밴드는 여태까지 없었으니까 하는 것도 있다. 곧 다른 나라에서도 Carcass의 인기를 얻기 시작했고 지금에 Goregrind가 완성되었다.

이들의 이런 시도로 Goregrind, Deathgrind, Technical Death Metal, Melodic Death Metal에 어느 정도 영향은 안 끼쳤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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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er :  level 7   56/100
Date : 
부르탈 메탈이나 그라인드고어들의 가사들은 어째서인지 하나같이 사탄, 죽음, 살인마, 변태성욕, 사회비판, 시체토막내기 등등의 주제로 한정되어 있다. 부르탈이나 그라인드 코어 자체가 잘 안질리는 장르니까 그나마 안질리고 불만없이 듣는거지, 어딘가 꽤 많이 지겹다. 주제를 좀 더 다양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불평할 줄 알면 있는 것에 감사할 줄도 알아야한다고 했던가? 그나마 그라인드 코어가 다루는 주제들이, 지금만큼이라도 다양해진 것은 카르카스의 덕택이 아니었나 싶다. 원래 그라인드 코어는 펑크의 하위장르이다. 펑크의 가장 전형적인 가사는 무엇일까? 바로 사회비판이지! 이들의 선배 밴드인 Napalm Death는 초창기에는 옛날옛적 다른 펑크밴드들처럼 격렬한 사회비판이라는 한가지 주제로 밀고나가던 밴드였다.

하지만 그 바로 후배 밴드인 카르카스는 출발부터 심상치않았다. 이들 역시 그라인드 코어 밴드였기 때문에 이들의 가사도 사회비판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지만, 비판의 대상은 오직 육식문화 한가지였다. 그렇다. 이들은 채식주의자의 입장에서 '육식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어떻게 드러냈냐고? 이들은 혐오스럽고 잔인한 가사와 끔찍하게 흉측한 앨범 쟈켓을 통해서, 육식문화의 잔인함에 대한 혐오감과 거부감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반감'을 드러냈다.

썩은 시체를 토막내는 듯한 분위기의 음악과 그 분위기와 정확히 떨어지는 가사. 40분동안 22개의 짧은 레파토리로 표현한 육식에 대한 거부감. 하지만 이런 이들의 고결한 정신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 자체에는 좋은 평가를 내리기가 힘들다. 우선 녹음상태가 너무나 심각하게 조악한데다가,(사람 목소리도 잘 안들린다.) 극고음과 극저음의 한계를 넘나드는 너무나 씨끄러운 음악은, 매니아가 아니고는 도대체 감상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시작은 이렇게 별 것 없이 졸렬하게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들은 자기들만의 뚜렷한 정체성과 이념을 가지고 있었다.(이들은 육식의 잔인함과 폭력을 배격하기 위해서, 폭력과 잔인함의 혐오성을 부각하는 방법으로 우리에게 경각심을 주었던 것이다.) 이 이념과 정체성이야말로 이들이 컬트적인 취향의 마이너 밴드 중 하나의 자리에서 벗어나서, 데스메탈 밴드중에서 가장 위대한 밴드 중 하나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초기작들을 단순히 혐오감만을 주기위한 '쓰레기'로 취급한다면 곤란하다. 이 앨범과 다음 앨범은, 거부감과 혐오감과 역겨움 이 세가지의 나름대로의 미학을 너무나도 생생하게 살려내는데'에까지' 성공했기 때문이다. 비록 이들의 고결한 이념은 너무 혁신적이었기 때문에 계승되지 못했지만, 카르카스의 초기앨범들의 아류작들이 계속해서 쏟아져나올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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